상단영역

본문영역

[정도온라인 폭탄선언] 제 2탄 재미없어? 그럼, 계좌번호 불러!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2.05 10:0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저에게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선언해 온라인 게임업계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했던 ‘정도 온라인(이하 정도)’. 이번엔 다른 게임보다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회원에게 현금을 배상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하고 나섰다. 계속해서 파란을 연출하고 있는 ‘정도’. 중국 게임계는 물론 한국업계도 ‘정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탈퇴하면 1,200원?, 팔면 8,000원!
중국 게임산업의 1년을 결산하는 ‘2006년도 중국게임산업 연도대회’가 지난 1월 16일부터 1월 18일까지, 3일 동안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에서 개최됐다. 대회 둘째 날인 17일 오후, 기자 발표회에서 온라인 게임 ‘정도’를 서비스하는 ‘상해 정도온라인과기유한공사’ 대표인 쓰위주(45)는 “만일 ‘정도’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이 있다고 느낀다면 회원 탈퇴를 해라, 그러면 현금으로 배상해 주겠다”라는 온라인 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한 4대공약을 선언했다. 쓰위주는 지난 2005년 11월 15일 ‘정도’의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게임의 영구무료화를 선언했다. 이후 2006년 8월 5일 정식 버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정도’유저에게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해 온라인게임 수익모델에 있어 새로운 조류라 불리는 ‘정도 신드롬’을 일으켰다.

업계의 일부 인사들은 이번 핵폭탄 선언이 자승자박이라며 걱정하는 눈치다. ‘정도’에서 70레벨이 된 후, 회원 탈퇴를 하면 아무 조건 없이 인민폐 15원(한화 약 1,200원)의 현금 배상을 해줘야한다는 분석이다. ‘정도’에서 70레벨이란 약 10일이면 달성할 수 있는 레벨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현금 배상을 노리고 몰려들어, 저마다 10여개 씩 아이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약 10일이면 만만찮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계산법이 도출된다. 현재 ‘정도’의 동시 접속자 75만 명 가운데, 약 20만 명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현금을 요구하면 쓰위주는 인민폐 3천만 원(한화 약 36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선 상상을 초월한 이번 발표의 이면에는 쓰위주의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도’에서 70레벨을 달성하기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70레벨의 유저가 15원을 바라고 회원을 탈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것. 이유는 ‘정도’ 게임 70레벨의 아이디는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에서 인민폐 100원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70레벨 수준의 유저는 ‘정도’게임에서 매월 인민폐 15원 정도의 월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15원이란 현금을 위해 70레벨의 아이디를 포기하고 쓰위주에게 배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번 선언에는 또 다른 복선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1월 16일 출시된 ‘정도’ 2번째 에피소드인 ‘세외도원(世外桃源)’의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정도’는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시기부터 꾸준하게 동시접속자수를 늘리며, 2006년 12월 23일 동시접속 75만명을 돌파해 중국 온라인 게임 사상 최대 동시접속자 기록을 갱신했다.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기위해 폭탄선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진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심 있는 유저들을 끌어들여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기 위한 쓰위주다운 행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쓰위주는 “이번 기회가 단골유저나 새로운 유저에게 모두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게임을 해본 유저들은 분명히 ‘정도’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도’의 4대 약속
1. “‘정도’의 게임 놀이 방법이 제일 풍부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2. “‘정도’의 게임 조작방법이 제일 쉽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3. “‘정도’의 단일 서버 구역에 동시접속자수가 1만 명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4. “‘정도’가 다른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정도’ 회원을 탈퇴하세요. 그러면 현금으로 배상해 드립니다!”

수만가지 즐거움!
‘정도’의 가장 큰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해 달라는 기자들의 주문에, 쓰위주는 “세상의 어느 게임보다 놀이 방법이 많다. 둘째 ‘정도’는 200여명이 함께 PK를 해도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안정적인 서버를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게임 시 유저가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통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고 답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도’의 에피소드2 ‘세외도원’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게임에서 만난 파트너와 무릉도원에 자기들만의 집을 짓고, 유저들의 개성대로 실내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가축을 키우며 그야말로 무릉도원의 유유자적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게임 내의 이러한 설정은 쓰위주가 이번 발표에서도 주장했듯이 ‘게임이 어렵고 지루해서 유저를 갑갑하게 만들어선 안된다. 게임은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말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기인 ‘쓰위주’
쓰위주는 2005년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이미 중국 경제계의 기인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개발한 통계 프로그램을 판매해 일확천금을 벌어들였다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막대한 부채를 지고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으로 전락했다. 3년 간의 침묵 끝에 건강식품 판매로 재기에 성공하며 막대한 자본을 쌓았다. 이후 다시금 재벌의 반열에 오르며 투자자로 변신했다. 인민폐 2억원(한화 약 24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게임 ‘정도’를 개발, 2005년도에 게임업계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이며 화제를 뿌린 인물이다. 그의 기이한 행동은 이번 청두에서 열린 ‘게임산업 연도 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하얀 운동복 바지에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연단에서 게임시장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가히 어록이라 불릴만한 발언들을 쏟아내며 2007년 초의 청두(成都)를 뜨겁게 달군 쓰위주의 이번 계획이 자신의 생각대로 맞아떨어질지는, 그의 말대로 유저들의 선택을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다.

쓰위주의 주요 발언 요약
“게임은 예술이 아닌 상품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욕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나는 이 부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모든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도’ 게임에는 각 계층에 걸 맞는 가장 많은 게임 방식을 도입시켜 게임의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북경과 상해, 광주 등 대도시 유저는 결코 10%를 넘지 못한다. 나머지 유저들은 중소 도시에 있다.”
“온라인 게임 시장도 건강식품 시장과 비슷하다. 따라서 건강식품 판매 방식을 온라인 게임 판매 방식에 도입할 수 있다. 그렇기에 건강식품의 품질보증 선언과 같이, 온라인 게임도 다른 게임에 비해 재미없으면 보상하겠다는 품질보증 선언이다.”
“많은 유저들은 3D화면을 보고 현기증을 느낀다고 한다. 심지어 토하고 싶을 정도로 어지럽다고 한다. ‘정도’게임 개발 당시엔 3D가 추세였다. 따라서 다른 회사들은 거액을 들여 2D게임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유저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정도를 2D로 만든 것이다.”
“2007년 ‘정도’의 최대 경쟁게임은 올해 우리가 출시할 예정인 ‘거인’이다, ‘거인’도 2D 게임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