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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0만 양병설, 전세계 게임시장으로 돌격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2.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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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전문인재가 필요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척박한 황무지에, 최초로 게임교육기관인 ‘게임칼리지(Game College)’를 설립해 게임 전문 인력을 양성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3년 동안 우리는 앞만 보면서 달렸다. 이제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의 게임교육기관으로 발전했다고 자부한다. 만족은 아직 이르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온라인게임 산업에 신선한 젊은 피의 수혈은 물론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다. 게임칼리지 수장 리신커(李新科). 인재가 곧 산업의 핵심이라는 리신커 대표. 중국 최대 게임교육기관 ‘게임칼리지’에서 100만 게임인력 양성을 외치는 그를 〈경향게임스〉가 현지에서 직접 만나봤다.

전문 교육기관 태어나다
2001년 샨다인터렉티브인터테인먼트(이하 샨다)가 서비스했던 ‘전기(미르의 전설)’의 성공을 시작으로 약 2년 동안 한국, 일본, 유럽 등지의 온라인게임들이 중국 게임시장을 휩쓸었다. 이에 중국 정부에서도 게임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온라인게임 연구와 개발을 중국의 ‘863계획(하이테크기술연구 발전계획)’에 포함시켰다. 이 계획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10억∼20억 위안(한화 약 1,200억∼2,400억 원)을 투자해 최소한 100개의 중국 자체개발 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개발사들이 새로운 게임 개발을 위해 팀 구성을 하려해도 쓸만한 인재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리신커 대표는 일반인들에겐 온라인게임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시기, 대학은 물론 전문 교육기관마저 전무한 상태였던 2004년 6월, 게임산업의 기초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게임칼리지를 설립했다.

“한국의 경우 개발사도 많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로 인해 기초가 잘 정비되어 있지만, 당시 중국은 황무지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 교육 강사를 채용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전문 강사를 채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리 대표. 대학 내의 게임관련 석사나 박사 등의 전문 교수인력이 없는 것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대학 내에서 강사를 찾는 방법을 포기하고 게임개발사에서 강사를 모집했습니다. 개발사에서 개발 3년 이상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강사로 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게임개발 후에 여러가지 원인으로 실무보다는 교육에 흥미를 느끼는 인재를 초빙해 전문 강사로 육성했다. “바로 실무 교육의 장에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자체적인 연구와 훈련을 거쳐 전문강사가 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죠. 겸직은 절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심도 있는 연구를 하는 전문가가 되려면 필히 전직이 되어야 합니다.”

게임 교재 역시, 현재 게임칼리지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고 있다. 국가 정책과 중국 각 게임회사들의 본토게임 개발이라는 숙원이 다수의 게임인력 수요로 이어지면서 수강생들이 몰려들었다. 3년 동안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한 게임칼리지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현재 전국 30여개의 도시에 400개 이상의 게임전문과정을 설립해 중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가장 큰 게임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리신커 대표는 “중국 내에도 게임칼리지와 비슷한 게임교육기관이 여러 개 있지만, 게임칼리지가 70% 이상의 점유를 하고 있다”며 “직원 500여명과 전직강사만 200명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기획자, 서버프로그래머 절대 부족
게임칼리지는 처음 입학을 할 경우 학생들의 역량과 희망 교육과정 등을 고려해 반을 나눈다. “교육과정은 크게 게임기획, 게임프로그램, 게임그래픽, 세 파트로 나뉩니다. 취업을 위한 교육과 더불어, 학력과 직업훈련을 같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리 대표는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완벽하게 수료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게임칼리지는 전국 각지의 정규 대학 내의 게임관련 학과와도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 교재 제공과 강사의 파견, 심지어는 취업까지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대학에서는 학생을 모집하고 게임칼리지에서 게임전문과목의 교재와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강사들도 파견합니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게임칼리지를 통해 각 게임회사에 인재추천을 하고, 학교에선 정식 졸업장과 학위를 부여하게 되는 형태의 MOU를 체결하고 있습니다.”

대학 과정은 기간이 길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별도의 사설 게임개발팀도 운영하고 있다. “게임공장이라 불리는 개발기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련과 성도, 북경에 게임 연구개발 기지를 설립해, 학생들의 개발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개발기구에서 개발된 모바일게임은 상당수가 현재 서비스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중국에 가장 부족한 인재는 게임기획자”라며 “아무리 많은 보수를 줘도 우수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버프로그래머도 시급한 과제중의 한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픽 파트는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게임 그래픽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 개발 회사들의 원가절감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보고 있었다. “게임그래픽은 기초 미술 실력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미술이나 애니메이션 분야에는 중국에도 많은 인재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들은 약 6개월 정도의 컴퓨터조작 기술만 익힌다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컴퓨터 조작이라든가 게임 그래픽분야와 접촉하는 과정에 대한 마땅한 연결고리가 없어 아직 게임산업에 전반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임칼리지에서는 이러한 현상에도 주목하여 미술을 전공한 많은 사람들이 게임산업에 접촉할 수 있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세계, 게임인력 중국이 지배한다?
아무리 교육과정이 우수하고 훌륭한 강사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어도, 교육기관에서 배출된 인원이 실제로 게임업계에 종사하지 못한다면 학원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가장 중요한 수료 후 취업문제에 있어서 게임칼리지는 중국의 각 개발사나 게임운영사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게임회사에서 인력 추천 요청이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2배수로 추천을 한다. 이들 추천인원들을 일정기간 인턴으로 근무하게 해, 각 회사들이 그 가운데서 필요한 인원을 직접 선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리 대표는 “현재 취업률은 85%정도 된다”며 “이미 1만여 명의 인원이 배출되어 게임분야에서 상당수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도 약 5천여명이 각지의 게임칼리지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여러 분야의 게임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 한국도 게임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서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느낌을 받았다. 치열한 경쟁의 이면에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임 개발 비용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게임기획은 한국에서 하고 제작 분야에 있어 애니메이션이나 그래픽 등은 한국과 비교해 인건비가 20∼30%수준인 중국과 연계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며 “개발사들이 직접 중국에 진출하여 게임 제작을 하는 것이 원가절감을 위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게임산업은 각종 통계를 통해서 예측할 수 있듯이 더욱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을 기점으로 한국과 일본 및 외국게임에 점령되어 있던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현재 중국 토종게임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본토게임의 약진에는 게임칼리지의 수장 리신커 대표와 같이 산업의 기초를 다지고 있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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