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 없는 샨다의 무한 질주!
거칠 것 없는 샨다의 무한 질주!
  • 장인규 중국 특파원
  • 승인 2007.02.20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게임업계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지난 2월 2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가 샨다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샨다)를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취하했다. 중국 업계 인사들은 “기업끼리 영원한 적은 없다. 단지 영원한 이익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샨다로서는 중국 게임업계의 맹주자리를 다시 한 번 굳건히 하는 순간이었고, 위메이드는 그에 상응한 풍성한 대가를 받았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독주를 멈추지 않고 있는 샨다. 그 거침없는 질주의 원동력을 짚어봤다.

온라인게임 서비스는 도박이었다
1999년 26세의 천티엔치아오(陳天橋, 이하 천)는 동생 천따니엔(陳大年)과 상해에 샨다를 설립해 홈밸리(Home Valley)라는 커뮤니티를 서비스했다. 당시 천사장은 홈밸리 커뮤니티의 성공을 발판으로 2000년에 중화넷으로부터 3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이 자금을 이용해 여러 방면으로의 발전을 꿈꾸며 에니메이션, 동영상, 메신저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닷컴(.COM)의 거품이 소멸되면서 인터넷 업계에 불어닥친 한파에 샨다도 곤경에 빠지고 만다. 마침 액토즈가 제공한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에 확신을 가지고 중국 독점 서비스권을 얻어내지만,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중화넷은 중국은 한국과 사정이 다르다고 반대했다. 이에 천사장은 중화넷과 결별을 선언했다. 중화넷이 샨다에 손을 떼면서 남겨준 30만 달러를 액토즈에게 계약금으로 전부 지불했다. 천사장은 “액토즈에게 30만달러를 지불하고 나니 회사 장부에 딱 3개월치의 직원 급여만 남아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샨다의 미래를 ‘전기(미르의 전설)’에 걸고 50명이었던 직원을 20명으로 축소시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전기의 운영에 쏟아 부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전기’의 유료화시점에 나타났다. 천사장은 “유료화 첫날, 하루 만에 그동안 투자했던 모든 비용을 회수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2년 여러 개의 한국 게임을 수입하면서 샨다의 기초를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2년 말 샨다는 2억5천만원(한화 약 3백억 원), 2003년도 말엔 5억원(한화 약 6백억 원)의 순수익을 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의 확산에 따른 부작용들이 사회의 격렬한 반대 여론에 부딪쳤다. 중국의 명문대학인 상해의 복단대학 경제학과를 3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하고, 그해 상해의 모범학생으로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던 천사장에게는, 이러한 비판 여론은 마음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자체 개발이 아닌 남의 나라 게임을 빌려와 매달 수익분담금을 지불해야 했고, 기술적인 부분을 한국이 통제하는 상황을 자존심 강한 천사장으로서는 참기 어려웠다. 2003년 3월, 천사장은 소프트뱅크아시아에서 4천만 달러의 자금 유치에 성공한다. 자금유치의 목적은 당연히 온라인게임의 자체 개발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03년 7월에 선을 보인 것이 바로 문제가 되었던 ‘전기세계’다. 소프트뱅크아시아에서 샨다에 투자한 4,000만 달러는, 14개월 만에 샨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투자 20개월 만에 5억4천만 달러를 회수해가면서 14배의 투자이익을 얻게 된다. 이 투자는 중국 벤처캐피탈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소(小)가 대(大)를 집어 삼키다
2003년을 기점으로 천사장은 고민에 빠진다. ‘전기 이후엔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였다. 한가지의 성공 이후 기업을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당시 중국의 민영기업이 당면한 최대의 숙제였다. 대학 졸업 후 국영기업에서 2년간 근무하며 대기업의 관리 속성을 익혔고, 증권회사에서 자금의 운용기술을 익힌 천사장은 좀 더 큰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디즈니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있었다. 축적된 자금으로 2002년부터 중국, 일본, 미국 등의 10여개 회사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게임개발사와 모바일컨텐츠 회사, 게임 주변 상품 및 인터넷 플랫폼회사들이었다. 이러한 인수의 이면에는 바로 천사장의 중국의 디즈니구상이 작용했다. 액토즈와의 불화, 위메이드와의 법정분규, 온라인게임에 대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아이들의 코 묻은 돈으로 성공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도, 천사장이 새로운 구상에 박차를 가한 원인이었다.

이에 원대한 계획과 실천을 위해 중국의 스타 CEO인 탕쥔을 영입한다. 당시 아시아 마이크로소프트의 총재였던 탕쥔이 2004년 2월 샨다 총재직을 맡으며 샨다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2004년 5월 18일 샨다가 나스닥에 상장하고 천사장은 그 해 포브스 선정 중국의 제1부호 자리에 등극한다. 2004년 11월 29일 9,170만 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고 액토즈 주식의 29%를 매입하여 1대주주가 되면서 액토즈와의 불화는 자연히 소멸된다. 중국에선 이 일을 일컬어 “뱀이 코끼리를 삼켰다”고 표현했다. 샨다는 2005년 2월 액토즈 주식의 점유율을 38%까지 늘린다. 또한 샨다는 2005년 1월부터 중국 제 1의 포털사이트인 SINA.COM의 주식을 매입했다. 2월10일 19.5%의 983만주를 사들여 제 1의 주주가 되면서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또 한번의 도박
2004년 비약적인 발전을 한 중국의 온라인게임은 치열한 경쟁 상태에 돌입하면서 몇 년 동안 전성기를 구가했던 샨다에게 또 한번의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샨다는 2005년 홈인터테인먼트 계획을 발표하면서 단순 온라인게임 서비스 회사라는 세간의 평가를 극복하고자 했다. 홈인터테인먼트 계획이란 중국의 각 가정에 있는 TV에 EZ POD라고 불리는 리모트컨트롤로 작동되는 샨다박스를 장착하여 인터넷의 컨텐츠를 각 가정의 안방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들여가며 진행했던 IPTV 계획이 정부의 반대로 차질을 빚으면서 한때 샨다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풍문이 업계에 떠돌기도 했다.

이에 샨다는 일단 온라인게임 운영에 충실하겠다고 발표하며, 2005년도 말에 선불카드로 게임 접속시간에 따라 비용을 받던 온라인게임의 무료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무료화 선언과 동시에 나스닥의 샨다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천사장이 “월가(세계 금융시장의 중심가)의 증권분석가들은 중국의 기업경영을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던 것도 이 시기였다. 2006년 제 2분기 샨다의 재무보고서에 이익계정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무료화의 도박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게임의 CSP(Come-Stay-Pay)라는 이론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인터넷 독재 제국의 꿈
2004년 10월 샨다는 총 2억달러에 달하 는 무이자 우선전환 채권을 발행했다. 그 만기가 올해 2007년 10월 15일 도래한다. 2006년 말 샨다의 장부에는 1억 6천만 달러의 현금이 있었다. 샨다가 보유하고 있던 SINA.COM의 주식을 제 1대주주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6백십만 주를 남겨두고 3백 7십주를 약 1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로서 2007년 10월에 돌아올 채권 반환은 문제가 없어졌다. 일단 채권 반환에 대한 자금을 확보한 샨다는 “샨다의 주가를 20달러까지 올려야 한다”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라, 지난 2006년 11월 총재 탕쥔이 미국으로 파견시켰다. 나스닥에 상장한 직후 2004년 말 40달러가 넘던 샨다의 주가는 2005년 무료화 선언을 시작으로 12달러까지 하락했다.

2006년 2분기 재무보고서 발표 후에 약간 회복되어 15달러에 머물던 주가가, 탕쥔이 미국 로드강연을 마치고 나서는 30%이상 반등하여 2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탕쥔의 미국 출장은 일주일 만에 수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이다. 탕쥔 자신도 미국에서 돌아온 뒤 “월가는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많은 중국기업들이 나스닥의 투자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의 60%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며 “샨다는 온라인게임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지만 홈인터테인먼트의 계획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 2의 도약을 위해 샨다는 많은 것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고, 또한 더 큰 자금의 축적도 필요했음은 물론이다.

채권 반환에 대한 자금 확보는 물론이고 천사장의 도덕성에 발목을 잡고 있던 위메이드와의 저작권 문제도 인터넷 제국을 꿈꾸는 샨다의 앞길에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다. 춘절(음력 1월 1일)전에 일 년의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관습이다. 우연히도 위메이드와의 법정화해, 액토즈가 개발한 게임인 ‘라테일’의 중국 서비스 발표 등이 춘절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졌다. 모든 것이 정지되는 춘절의 잠에서 깨어나는 2월 말부터, 모든 것이 홀가분해진 샨다가 또 어떤 도박을 시작할지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