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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전에…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12.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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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는 폭력게임을 지탄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탄 정치인이 있다. 그가 얼마 전 또 망언을 해 게이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한다. 키스 바즈라는 국회의원은 게임 시장의 대목이랄 수 있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게임의 악영향에 관한 토론을 해야 한다며 의회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폭력게임을 선물하려는 부모들이 있을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하며, “폭력적인 게임을 1주일만 플레이해도 뇌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발언은 최근 북미 방사선학회가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한 것. 인디애나 대학 메디컬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폭력게임은 뇌에 악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연구는 지금까지 폭력게임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18세에서 29세까지 22명의 대상자에게 하루 10시간씩 1주일 동안 게임을 플레이시킨 후에 휴식을 줬다. 그 후에 심리테스트를 받게 하면서 뇌 촬영을 해보니, 이들의 뇌는 좌하전두엽과 전대상피질의 활동이 약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조사는 폭력 미디어의 악영향을 호소하는 단체의 원조를 받아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현지의 게임미디어들은 이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가정용 게임기를 발명한 인물은 이런 게임에 대한 비난이 매우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랄프베어 씨는 지금으로부터 44년 전인 1967년, 2개의 콘트롤러가 연결되어, 골프나 탁구 등 간단한 게임을 내장한 ‘브라운박스’라는 장치를 발명했다. 이후 개량을 거듭한 결과 5년이 지나 상용 게임기 ‘오딧세이’를 ‘마그나박스’라는 회사를 통해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그 후에 출시된 아타리2600만큼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랄프 씨가 만든 ‘오딧세이’는 세계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초의 광선총 게임이나 전자게임 ‘사이먼’도 랄프 씨에 의해 세상에 빛을 봤다. 올해로 89살이 된 그는, 미국 솔트레이크 트리뷴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만해도 게임이 얼마나 진보할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지금처럼 급 성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실 내가 아니었어도 누군가가 게임기를 만들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고 40여년 전을 회고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TV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이 방면에 매우 정통했다고 한다. TV 테스트용 설비를 이용해 직선이나 4각형의 화면을 구현하는 것은 매우 손쉬운 작업이었지만, 그것을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매우 순간적으로 번뜩였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큰 할아버지격인 랄프 씨는 영국 등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폭력게임 논란에 대해 “이것은 게임의 수치라 생각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처음 만들어낸 게임기가 지금 사회에서 이렇듯 혐오스러운 물건으로 취급받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랄프 할아버지가 대한민국의 한심한 셧다운제를 보면, 또 무슨 말을 내뱉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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