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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고민… 부분유료화 언제까지 먹힐까?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3.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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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11월 28일 게임업계의 파란을 낳았던 샨다인터렉티브인터테인먼트(이하 샨다)의 무료화 선언 이후 1년의 시험기간이 훌쩍 지났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2007년 2월. 각 게임회사들의 재무보고가 발표되면서 중국의 게임업계는 무료화에 대한 각종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무료게임과 유료게임의 특징을 되짚어보며 과연 어느 모델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는 단 하나. 중국 게임 전문가들은 게임이 다양해질수록 결국은 유저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게임이 제 4차 산업의 개념으로 기술력과 서비스의 집합체로서 가장 고객 위주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무료화 일 년의 굴곡
중국 업체들이 너도 나도 한국게임을 수입해 한 몫을 챙기고자했던 시절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 앞다투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미르의 전설’이 중국에서 기적과 같은 성공을 거둔 2003~2004년 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005년 11월 28일은 중국 온라인게임 업계에 있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온라인 디즈니를 만들겠다던 샨다의 계획이 좌절되고 게임시장이 치열한 경쟁체제로 재편되던 때였다. 중국 온라인게임 업계를 선도하던 샨다가 맏형의 자리를 경쟁업체에 빼앗기고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었다. 샨다가 그 돌파구로서 선택한 것이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온라인게임 ‘열혈전기’와 ‘몽환국도’의 무료화 선언이었다. 중국 게임업계는 이 날을 일컬어 ‘11.28지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중국에 온라인게임이 유행한 이후로 온라인게임이란 접속시간에 따라 당연히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샨다의 무료화 선언 이전에도 2004년 텅쉰의 ‘개선’과 2005년 초 ‘17게임’에서 운영하는 ‘열혈강호’등이 무료화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무료화라는 것은 업계가 한 번 고려해 보는 정도의 모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샨다가 무료화를 선언하자 그 영향은 바로 핵폭풍처럼 업계를 몰아쳤다. 2006년부터 무료화의 회오리가 중국 대륙을 휩쓸기 시작했다. 샨다와 최고의 경쟁업체인 더나인 및 넷이지를 제외한 제 2선 중견 기업들이 무료화에 너도 나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게임의 무료화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두 가지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첫 번째는 유저의 폭발적인 증가와 두 번째는 제 2선 게임기업의 약진이다. 중국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선불카드 판매 루트의 확충과 유저를 끌어 모으기 위해 천문학적인 광고 선전비용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무료화로 인해 게임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각종 게임사이트나 포털사이트에 약간의 광고를 통해 유저를 끌어 모으고 유지만 잘해 나가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무료화 정책은 지난 1년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역시 가장 큰 관심은 업체의 수익이었다. 샨다는 2005년 제4분기의 재무보고는 무료화의 선언과 동시에 주가 폭락으로 6,68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6년 제 1분기에는 MMORPG의 영업수익이 3,86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재부보고에 15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제 2분기부터 무료화 선택의 도박이 효과를 나타내고 샨다의 순이익은 회복세를 보이며 1,67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 제 1분기엔 인민폐 30.4원(한화 약 3,650원)이던 것이 제 4분기엔 55.1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해 무료화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충동을 유발하는 서비스가 성공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샨다는 이 시기부터 게임업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던 동시접속자(이하 동접)을 발표하지 않고 ARPU(유저 월평균소비액) 수치만을 발표했다. 샨다가 서비스하는 게임은 약 20여개로서 MMORPG만 거의 10개에 달해 샨다의 단골유저도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업계는 샨다의 무료화는 결국 자승자박이 아니냐는 분석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2004년도 제 2분기의 총수익 3,460만 달러에서 시작해, 2006년 제4분기에는 샨다 설립 이래 최고치인 총수익 5,760만 달러(순이익 3.080만 달러)를 벌었다.

반면, 더나인의 CEO ‘쭈쥔’은 “정말 좋은 게임은 무료화가 필요 없다”고 언급하며 ‘월드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시작으로 블록버스터급 게임 위주로 유료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더 나인의 2006년 제 4분기 영업수익은 3,620만 달러, 순이익은 1,350만 달러이다. 더나인의 영업수익 가운데 ‘와우’의 수익이 3,610만 달러로 더나인 총수익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나인도 무료화의 추세를 타고 2006년 대형게임인 ‘격전’에 대한 무료화를 선언하며 개발사와의 마찰을 유발시킨 바 있다. 샨다, 더나인과 더불어 3대 메이저급 게임사인 넷이지는 순수 자체개발게임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들어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회사이다. 샨다와 다른 회사들이 무료화를 선언한 이후에 넷이지의 수익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유료화모델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무료게임을 새로 개발해 서비스할 의향을 내비쳤다.

2006년 제4분기 넷이지의 재무보고서에 온라인게임 수익은 5,790만 달러, 순이익은 4,1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넷이지의 자체개발로 서비스하고 있는 ‘대화서유온라인2’의 동접수는 603,000명 ‘몽환서유온라인’은 1,335,000명으로 동접 최고치를 갱신했다. 2006년 제4분기 총수익은 6,920만 달러, 2006년 총수익은 2.841억 달러, 그 중 온라인게임 수익은 2,378억 달러이다. 또한 한화 약 360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여 ‘대항해시대 온라인’과 ‘신장의야망 온라인2.0’을 운영하고 있는 ‘성선명디지털과기유한공사’(이하 ‘성선명’)도 더나인, 넷이지와 함께 유료화 모델을 고수하며 고정유저수를 증가시키고 있다.

무료화는 양날의 칼
1년간 게임의 무료화가 중국에서 실험되고 많은 게임업체들이 성공을 거두며 무료화게임에 대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무료화게임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에 대한 해답 찾기가 업계의 화두다. 업계는 무료게임의 성공을 3가지로 요약한다. 첫번째는 개발 초기부터 무료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허Q전’으로 무료화에 큰 성공을 거둔 킹소프트의 운영총감 ‘왕하오’는 “개발초기부터 동종 게임에 대한 철저분석과 무료화에 대한 설계를 같이 진행했다”며 “게임의 제작과정에서부터 중요한 부분에 페이시스템(PaySystem)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넷이지의 ‘리르창’은 “유료게임을 무료로 전환하는 데는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다”며 “실제 샨다가 ‘전기2’를 무료로 전환하면서 게임 내용의 많은 부분을 개조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운영전략의 묘미다. 운영전략은 우선 판매방법의 세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강조한다. 단순히 연령층으로 구분하여 장비나 아이템 판매 목적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템의 가격 책정에서부터 이윤 책정까지 세분화시켜야 한다는 것. 또한 더 나아가서 전통산업의 판매경험을 게임 내에 도입시켜 ‘판매위치’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왕하오’의 지론이다. 실제 ‘수허Q전’에는 1,500가지의 판매방법이 있으며 ‘판매 포인트’가 정확했을 때는 바로 수익과 직결된다는 평가이다.

세 번째는 유저의 소비심리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게임매체의 설문조사에서 유저들이 무료게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게임머니의 충전이 빠르고 간편해야 하며, 구입 아이템이 실용적이고, 효과가 화려해야 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유저의 소비충동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빠르게 소비효과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모델의 정확한 취사선택은 무료게임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라고 업체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제는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아이템 구입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무료게임도 정확한 운영전략과 함께 게임의 품질을 상승시키지 않으면 양날의 칼처럼 언제라도 실패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무료화와 유료화는 병존할 것
2006년에 대량의 무료화 게임이 시장에 선을 보인 뒤 유저들의 선택의 폭도 다양해졌다. 이제 중국시장에서 무료화는 더 이상 신선한 개념도 아니고 무료화로 유저를 잡아두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여론이 팽배하다. 앞으로의 중국 시장에서는 새롭게 선보이는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은 “무료냐 유료냐”가 아니고 “게임이 재미가 있나 없나”로 평가 받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임 내용과 품질이 유저들의 선택을 결정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넷이지의 게임사업부 시장총감인 ‘리르창’은 “게임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선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는데 어떻게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실제로 무료와 유료의 구별은 비용을 받는 방식에 있어서의 차이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리르창’은 전통적인 유료방식은 선불카드를 구입하고 매시간 인민폐 0.4원(한화 약 50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더 이상의 다른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료화모델과 비교하면서, 전자는 놀이공원에 입장할 때 입장료만 지불하면 공원 내의 모든 설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후자는 공원의 입장료는 무료지만 공원 내의 모든 설비를 이용할 때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방식이므로 유료모델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무료화 모델의 좋은 점은 마케팅이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료화 모델은 게임자체의 체험을 중시하기에 대작게임을 운영하는 회사는 대부분이 유료화모델을 고수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평가한다. 실제로 업체들의 공통인식은 유료화모델을 유지하는 게임은 다년간의 단련과정을 거쳐 안정되고 성숙되어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비해 무료화 게임은 초기에 비교적 용이하게 다량의 유저를 끌어 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비나 아이템 판매에 의존해 비용을 받는 것은 약간의 주의 부족으로 게임의 밸런스를 현저하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무료와 유료는 현재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게임이 어떤 유형의 유저를 만족시키는가가 중요하다”며 “게임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무료게임을 선호할 것이고, 게임 자체에 투자하는 노력으로 성취감을 얻고자하는 유저는 유료게임을 선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전혀 새로운 수익모델이 개발되기 전에는 이 두 가지 모델은 계속 병존해 나갈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게임산업은 아직도 태동기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유료화모델에 이어 무료화가 바람을 일으키듯 또 다른 게임수익모델을 제일 먼저 시도하는 회사가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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