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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이템거래 사이트 폐쇄 초읽기] 아이템 현거래를 한국은행에서 한다고?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4.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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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사이버머니 현금거래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사이버머니를 이용한 실물상품의 구매행위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사이버머니가 중개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현실화폐로 교환되는 까닭에 사이버재산 해킹 및 불법 도박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법적 규제를 통해 확실히 금지시키겠다”고 법 규정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어 “PC방에 대한 관리부터 시작, 사이버머니가 현실화폐로 교환되는 창구역할을 하는 중개사이트를 중지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 효과와 지속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사이버머니 중국경제 흔든다.
지난 2월 중국인민은행과 당정기관은 <PC방과온라인게임관리강화에 대한통지>(이하 ‘통지’)를 각급기관에 하달했다. ‘통지’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온라인게임의 사이버머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사이버머니가 금융질서를 교란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이버머니로는 온라인게임운영자가 제공하는 아이템 등과 서비스만을 구매할 수 있으며, ▲그 발행량도 제한을 받을 것이며, ▲게임유저들이 사이버머니를 되파는 행위를 엄금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이버머니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2007년 3월 북경에서 개최된 중국의 입법 및 정책입안의 최대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도 사이버머니에 관한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는 각 포털사이트와 게임사이트에서 사용되는 사이버머니가 10여종에 이르고 그의 사용범위와 사용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현실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심천법원대표인 ‘리우라이핑’은 “국가는 당연히 사이버재산의 불법교류를 금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의 사이버재산 교역은 매우 혼란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며 “거래되는 사이버재산의 대부분은 해킹 행위 등 불법루트를 통해 획득한 재산”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중국은 사이버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규정이 없어 사이버재산 소유자의 권익을 보장하기가 어려우므로 국가는 필히 이에 대한 법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통계에 의하면 수천만 명에 달하는 중국의 온라인게임 유저 중 약 76.3%가 사이버재산을 해킹당한 경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2006년 12월 심천 경찰이 체포한 사이버재산 해킹단의 Q머니(QQ.COM에서 통용되는 사이버머니) 해킹 금액은 이미 1백만 원(한화 약 1억 2천만 원)에 달하고 있어 이미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사이버머니 범죄의 중심은 중개사이트
사이버재산의 해킹 및 사이버도박이 만연하게 된 것은 사이버재산을 인민폐로 직접 전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중개사이트가 중심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리우라이핑’은 한국의 ‘사이버머니 중개금지 규정’을 언급하며 우선적으로 사이버재산의 거래사이트를 금지시켜 불법적으로 취득한 사이버재산이 쉽게 현금화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 이번 건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국인민대표 후베이성 교육청 대표 ‘쪼우홍위’는 사이버머니의 관리감독 부재가 야기하는 중대한 문제로 다음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는 과정과 실제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과정이 분리가 돼있다. 인터넷운영 회사는 고객이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는 순간 바로 영업수익을 얻지만, 고객의 사이버머니가 절취를 당해도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는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운영 회사들이 소비자들의 권익보호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국가의 관리감독 부재로 인해 운영 회사들이 사이버머니를 이용하여 탈세와 누세를 쉽게 할 수 있으며, 불법소득에 대한 돈세탁의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운영 회사들이 각종 판촉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많은 사이버머니를 충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소비를 초과한 사이버머니 충전은 결국 상당부분 휴면 사이버머니로 남아있어 불법자금 매집의 폐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사이버머니가 현실의 인민폐와 동일한 가치로 인식되어 거래됨에 따라 불법도박으로 얻은 불법수익을 쉽게 현금화할 수 있게 되면서 사이버 도박행위를 부추기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인민대회 대표는 온라인게임을 통한 돈세탁과 도박행위가 적발되면 운영자와 관련자를 엄격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쪼우홍위’ 대표는 “이러한 사이버머니의 폐해를 제거하기 위해, 감독기관은 하루라도 빨리 사이버머니 관리방법에 대한 법률적인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이버머니의 관리를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맡아 줄 것”을 건의했다.


이러한 건의에 대해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은행의 대표인 ‘한핑’은 “현재 인터넷 지불이나 온라인 화폐의 발전은 하나의 추세”라고 언급하면서 “중국인민은행도 이러한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관리감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실제 중개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사이트 운영 금지에 관한 공문을 받아보진 못해 사이버머니 거래 중개를 계속하고 있다”며 “결국은 국가의 정책이 사이트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단 정부의 관련공문을 받게 되면 결국 사이버머니로 현실물품을 교환하는 거래는 중지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업계 인사의 중론이다.       


강력한 정부통제 결국은 블랙마켓의 시작
온라인 도박금지와 이번의 규정 발표로 인해 중개사이트에서의 사이버머니 판매광고는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이지만 Q머니(QQ.COM에서 통용되는 캐쉬)와 온라인게임 머니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암거래가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각 게임사이트에 빈번히 올라오던 아이템판매 광고도 사라지고 QQ.COM의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도 Q머니 거래금지에 대한 공고가 게재되어있어 정부의 거래금지령은 표면적으로 효과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진정으로 “사이버머니의 거래가 없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모두들 고개를 가로 젓는다. 각종 메신저를 통하거나 P2P형식을 통해 암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하거래가 선의의 소비자에게 더욱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중국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현금거래문제. 전문가들은 그 해답을 한국에서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제안한 주목할 만한 4가지 요구사항

1.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가 발행하는 사이버머니의 발행 총량 및 온라인게임 유저의 소비금액을 엄격히 제한한다.
2. 사이버교역과 전자상거래를 엄격히 구분하여, 온라인게임 운영회사가 발행하는 사이버머니는 실물상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없고, 게임 운영회사가 제공하는 사이버물품(아이템)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3. 소비자가 필요에 의해 사이버머니를 실제화폐로 전환하고자 할 때에는, 그 금액은 원래 구입한 금액의 액수를 초과하지 못한다.
4.사이버머니의 재판매를 엄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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