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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게임 범람, 흔들리는 중국 PC방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6.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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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왕빠(중국 PC방)가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왕빠를 벗어나 집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숫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왕빠의 주 수입원이었던 온라인게임 유저가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왕빠가 다른 수익 대책을 하루 빨리 내놓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 29일 중국의 권위 있는 IT자문기구인 이환국제(易歡國際)에서 2006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2005년에 비해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왕빠 사용자들이 가정으로 유입되고, ▲게임 비용에 대해 은행카드 지불방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환국제 관계자는 “유저들이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장소가 점진적으로 가정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조사에 참가한 온라인게임 유저 중 64%가 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왕빠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비율은 이전에 비해 26.8%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환국제 측은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미래에 게임을 즐기는 장소로 가정이 73.6%로 증가하는 반면, 왕빠에서 즐기겠다는 유저는 지금보다도 15.2% 이상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왕빠 게임유저들이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온라인게임 소비층과 PC방 소비층이 분리되는 현상이라고 게임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006년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이 무료화되면서 게임소비층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게임의 접속시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던 유료화 시대엔 돈이 있는 유저나 없는 유저나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획득하기 위해선 게임에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구매력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온라인게임을 외면했다. 시간이 있는 저연령층이 왕빠로 몰려와 게임을 즐겼다. 그러나 왕빠 비용과 게임비용이라는 이중 지출이 저소득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왕빠 업주들이 유저들을 장시간 붙잡아 두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프리서버를 조장해 게임회사에 치명타를 준 예도 적지 않다.
하지만 2005년도 말부터 중국게임시장에 전격적으로 유행된 온라인게임의 무료화 정책은 게임산업의 지각변동과 더불어, 새로운 유저층의 저변확대를 가져왔다.

원인은 무료화 정책
전통적으로 온라인게임의 주 소비층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22세 이하였다. 하지만 부분유료화 정책으로 인해 소비능력은 있으나 게임에 장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 유저들은 시간을 투자하는 대신 돈으로 장비나 아이템을 살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시간을 투자한 유저들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게임연령층의 상한선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무료화는 게임업체들의 정책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게임의 주 소비 대상을 고정수입이 있는 연령층인 25세~35세를 타깃으로 잡았다. 당연히 구매능력이 없는 저 소비층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고소득의 연령층은 게임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게임의 품질이나 서비스 상태도 그들의 요구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왕빠의 주요 고객인 22세 이하의 구매력이 낮은 저 연령층은 게임에 대한 흡인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왕빠의 전통수익구조는 사용시간에 따른 비용징수와 온라인게임의 선불카드를 판매해 수익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게임의 무료화로 인해 접속시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던 전통 방식의 선불카드 사용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구매력이 있는 고급유저들이 게임비용 지출방식으로 은행카드의 계좌이체 방식을 선호하자 왕빠의 수익루트가 줄어들고 있다.

왕빠 수익 다변화 필요
이러한 상황은 샨다인터렉티브인터테인먼트(이하 샨다)의 고위관계자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샨다의 현재 온라인게임 수익구조비율이 가정과 왕빠 약 50:50정도라고 밝혔다. 지난 2006년도 하반기 이전엔 PC방의 수익비율이 65%을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왕빠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게임회사 수익구조에도 나타나고 있다. 무료화가 일반화된 이후의 그 영향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아직은 게임회사의 수익구조가 왕빠 유저의 숫자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PC방에 대한 영업전략은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용인원의 감소를 느끼는 대도시의 왕빠 업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거나 업종변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토로했다. 이제 중국 왕빠는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단계에 와있음이 분명하다.


중국은 지금 :  ‘오디션’ 중국 법정에 서나?
지난 5월 ‘오디션2’의 중국 서비스권이 더나인으로 확정되면서 약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오디션2’의 서비스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치열한 경쟁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중국 게임업계엔 ‘오디션2’의 작품명에 대한 파장이 일고 있다.



더나인이 ‘오디션2’의 중국 서비스권을 획득했다는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뒤에, 현재 중국에서 ‘오디션’을 서비스하고 있는 나인유가 ‘경무단’과 ‘오디션’에 대한 상표권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오디션’의 중국명인 ‘경무단(勁舞團)’은 나인유가 이미 중국에 상표등록을 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명칭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은 나인유의 상품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각 게임매체나 다른 게임회사에서 ‘경무단’과 유사한 게임에 대해 ‘경무단2’라고 표현하는 것도 나인유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나인유 측의 성명을 통해 “대형 온라인캐주얼게임의 속편이라는 것은 전 세계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며 “‘경무단’의 중국유저와 합작관계사들에게 혼란을 주어 나인유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나인유의 게임명칭 상표권에 대한 성명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관에 정식으로 상표권 등록이 되어있다면 다른 회사의 임의 사용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나인유의 성명에 대해 오디션 개발사인 T3는 자신의 입장표명과 함께 중국의 한 매체에 반박성명을 전달했다.
T3측은 ‘경무단’이란 명칭은 중국유저들이 ‘오디션’에 대해 더운 쉬운 이해를 목적으로 게임의 본토화 과정 중 나인유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는 무리”라는 뜻으로 ‘경무단’으로 제안을 했고, T3는 그 뜻이 ‘오디션’의 핵심내용과 부합하기에 사용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3와 아무런 상의 없이 ‘경무단’과 그의 영어명칭 ‘오디션’에 대해 중국에 독자적으로 상표등록을 한 것은 부당한 절차였다고 반박했다.
T3는 성명서를 통해 “‘오디션’에 대한 나인유의 중국 대리권은 협의서의 근거에 따라 3년 이후엔 ‘오디션’과 관계되는 어떠한 내용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오디션’과 ‘경무단’에 관련된 포괄적 저작권과 상표권은 개발사인 T3에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오디션’은 중문 명칭인 ‘경무단’으로 중국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데 최고 동시접속 87만 명을 기록하며 캐주얼댄스게임의 바람을 일으켰다. 이미 대부분의 게임유저들이 인지하고 있는 명칭으로 그의 속편인 ‘오디션2’가 나인유에서 다시 서비스된다면 문제가 없어진다. 하지만 더나인에서 서비스하면서 ‘경무단’이란 명칭을 쓰지 못하게 되면 더나인 입장에서는 광고 선전에 고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과연 중국 게임업계 최초로 게임명칭에 대한 상표권 분쟁이 법정으로까지 번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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