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블리자드 피소, 더 나인이 위험하다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9.03 09:3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한자 트루타입 폰트 업체인 북경북대방정전자유한공사(이하 방전전자)로부터 저작권 침해로 기소됐다.

방정전자는 지난 14일 미국의 블리자드가 개발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자사의 한자 트루타입 폰트를 협의없이 무단 사용해 수익을 올려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소는 각 매체들, 심지어 국영방송인 CCTV의 뉴스시간에도 집중적으로 보도되는 등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내 최고의 온라인게임인 ‘와우’의 서비스 향방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차이나 리포트  

블리자드 피소, 더 나인이 위험하다

방정전자는 지난 14일 독자 개발한 한자 트루타입 폰트를 블리자드가 자사와의 협의 없이 블리자드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중국명: 마수세계, 이하 와우)에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불법적인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또한 1억 위안(한화 약 12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금액이 더욱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와우’는 중국의 유명 게임업체 ‘더 나인’이 중국 내 독자 대리서비스하고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게임이다. 방정전자는 ‘와우’의 클라이언트 CD와 게임 인터페이스에 자신들이 독자 개발한 글꼴인 북위해서체, 전지체 등 5종의 서체를 허가 없이 불법으로 다량복제 및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방정전자는 중국의 가장 큰 한자 폰트 개발, 공급업체로 중국과 기타 화교권 출판시스템에 9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상해의 한 IT관련 변호사는 비록 저작권 침해가 있었다고 하지만 1억 위안이란 금액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고 방정전자를 비판했다. 또한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와우’는 2005년 6월부터 서비스되었는데 2년이나 지난 후에 이런 소송을 하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방정전자의 폰트 기술책임자인 ‘양빈’은 올해 4월 자사의 직원이 ‘와우’를 플레이하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의문점을 가지고 상부에 보고해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회사 자체에서 조사한 결과 방정 폰트 사용에 대해 블리자드측이 방정전자와 어떠한 사전 의사소통도 가진바 없었음을 확인하고 증거보전 및 소송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방정전자의 소송대리를 맡고 있는 ‘리치’ 변호사는 “1억 위안이란 배상금액은 현재 중국 ‘와우’의 활동유저가 750만 명임을 감안할 때 저작권 침해의 정도가 심각”하다며 “블리자드가 2년 동안 중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계산하면 방정전자에게 끼친 손실은 10억 위안을  훨씬 초과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1억 위안이란 배상금액도 잠시 책정한 금액일 뿐 이후엔 더욱 늘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대부분의 게임업체 ‘자유롭지 못하다’
북경 국중 컨설팅의 김덕현 법학박사는 중국 법률에 의하면 손해배상금의 산정 방식은 두 가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저작권을 침해한 회사가 불법으로 얻은 수익에 대한 금액산정방법, 또 하나는 저작권을 침해당함으로서 저작권자에게 실질적으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계산법이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므로 증거제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배상금액에 대한 결정적 증거제시가 없을 경우엔 법원재량으로 최대 5십만 위안(한화 약 6천만 원)한도 내에서 배상금액을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방정전자는 배상금액산정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소송을 몇 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고 내부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다른 게임회사에 대한 저작권 침해도 조사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방정전자의 이번 행위를 자사 브랜드 위상에 대한 제고와 게임업계의 풍성한 과일을 같이 나눠먹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만일 이번 안건이 방정전자가 의도한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대부분의 게임업체는 이 결과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지적했다. 게임업계에 하나의 경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수입된 게임의 현지화 작업 중에 기술인원들이 필요한 서체를 사용하면서 이것이 저작권 침해라는 의식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지어는 사용하는 서체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조차 모르고 사용하는 행태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중국 자체개발 게임도 같은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더 나인, ‘나 지금 떨고 있니’  
이번 사건으로 제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소송의 피고로서 연대책임을 지고 있는 더 나인이다. 블리자드와 더 나인은 8월 14일 방정전자가 북경고등인민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방정전자로부터 어떠한 사전 통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 더 나인은 자체적으로 고문 변호사와 대응작업에 들어갔다고 발표하면서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또한 가능하면 방정전자와 법정 밖에서 화해할 의사가 있음도 내비쳤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소송으로 제일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더 나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악의 경우 법원에서 방정전자의 손을 들어주고 블리자드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면 블리자드는 현지화 과정에 더 나인이 문제의 폰트를 제공한 책임을 물어 또 다른 보상청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더 나인이 서버문제와 유저서비스 문제로 블리자드와 내분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졌다. 또한 ‘와우’의 중국 현지화 작업에 더 나인 측에서 대부분의 중국 관련 자료는 물론 문제의 폰트까지 제공했을 것이다. 블리자드가 이번 사건을 빌미로 더 나인에게 ‘와우’의 후속 게임에 대한 대리권과 ‘와우’의 대리권 연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더 나인은 대리서비스를 결정한 한국게임 ‘오디션’에 대한 상표권 문제도 아직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더 나인이 블리자드와의 사이가 벌어지고 현재 더 나인 수익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와우’의 대리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  
  
18세 연봉 1억 2천 CEO, 나이는 도전의 변명이 될 수 없다

학력위조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에서 한 번쯤은 음미해 볼만한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1988년생으로 나이 18세인‘짱뻬우어(張伯宏)’중학교 졸업장이 최종 학력, 음반까지 발표한 가수이자 작사작곡자, 8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 중에 최연소의 기록을 깨트리며 IT업계에서 온라인게임회사의 CEO가 되었다.

발표에 따르면 그의 연봉은 1백만 위안(한화 약 1억 2천만 원)이상이다.

8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 가운데 인터넷 업계에서 성공을 거둔 젊은이들 대부분이 중도에 학교를 포기하거나 진학마저 포기한 가운데 도전에서 성공했다. ‘짱뻬우어’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음악을 위해 미국에 건너가 2년간 음악을 공부했다. 2006년 귀국해 “북경토저”을 발표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IT업종이나 사업하곤 전혀 연관이 없었던 소년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인터넷에 대한 깊은 이해로 당당한 온라인게임회사의 CEO자리에 앉은 것이다. 그가 접해본 사업관련부분은 15세 때 “소년 CEO 훈련과정”에 참가한 것이 전부라고 한다.

‘짱뻬우어’을 연봉 1백만 위안이라는 거금을 주고 초빙한 ‘상해천실인터넷공사’(이하 천실)의 창업자인 ‘지앙위’도 일종의 도박임을 인정하면서 “그의 아이디어와 인터넷에 대한 깊은 이해를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원래 ‘니드 포 스피드’종류의 레이싱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려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개발게임의 주제음악으로 ‘짱뻬우어’의 ‘북경토저’가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짱뻬우어’을 만났다. 하지만‘짱뻬우어’과의 만남에서 그의 건의를 받아들여 “실제의 북경거리에서 레이싱을 하며 무역센터에서 쇼핑도 하고 광고판이 즐비한 거리를 달리는 3D 온라인게임을 개발 중”이라 말했다.

온라인 쇼핑과 인터넷 광고, 그리고 온라인게임을 한곳에서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다. 이 아이디어에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전혀 관리 경험이 없는 젊은 청년 ‘천실’이 고액연봉으로 소니, 샨다, 더 나인에서 빼내온 직원들과의 마찰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짱뻬우어는 “우리 회사는 군대식 관리회사가 아니다”며 “누구의 의견이든 옳다고 생각하면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며 “나이는 도전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주위에선 이 상황을 두고 아무리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패기가 있다지만 개발 기획자도 아닌 회사를 총괄하는 CEO에 임명한 것은 완전히 상업적인 광고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매체의 관심을 끌어 회사의 인지도를 올려보자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온라인게임이라는 특성상 창업자인 ‘지앙위’가 젊은이의 신선함과 참신함에 반했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세대인 10대들의 무서운 반란이 중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번 소식을 들은 현재 16세의 한 중학생은 자기가 만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 IT업계에 학벌이나 학력을 중시하지 않고 좋은 아이디어와 능력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이런 분위기의 형성은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