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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마케팅 귀재들 게임회사 설립 '붐'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10.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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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중국 게임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두 개의 게임이 오픈베타테스트(이하 OBT)를 실시했다. 하지만 그 주요한 관심은 게임이 아닌 서비스 회사에 집중됐다.

‘의천검과 도룡도’를 서비스하는 ‘남강온라인과기유한공사(이하 남강온라인)’와 ‘몽상세계’를 서비스하는 ‘광주금산다익인터넷과기유한공사(이하 다익인터넷)’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회사를 이끌고 있는 CEO들의 경력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기존의 게임업체에서 주도적으로 게임 개발을 담당한 경력이 있었거나 온라인게임의 마케팅을 핵심적으로 이끌던 실무 책임자들이었다. 이전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나 이직 후에도 이들의 거취는 항상 언론이 주목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차이나 리포트 

개발. 마케팅 귀재들 게임회사 설립 '붐'

중국에 온라인게임의 바람이 불기시작한 지 7년이 지났다. 절대 강자로 불리우던 몇몇 회사들은 신생기업에게 자리를 내주고 새로운 창업자들이 혜성처럼 나타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전문 경영인이나 기술직은 창업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게임업계에 이러한 시각이 변해가고 있다.



 의리로 뭉쳤다 
‘몽상세계’를 개발하고 직접 퍼블리싱하는 ‘다익인터넷’의 CEO ‘쉬앙(1977년생)’은 원래 넷이지에서 ‘몽환서유’의 개발을 기획한 개발 책임자였다. ‘몽환서유’는 최고 동시접속자(이하 동접) 150만 명을 기록하며 현재 넷이지의 주 수익원이 된 게임이다.

‘쉬앙’은 ‘몽환서유’의 네 번째 에피소드인 ‘화경’을 개발, 서비스가 안정화되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게임개발 기획서와 함께 자신의 연봉조정을 원했다. 하지만 넷이지의 CEO ‘띵레이’가 그의 연봉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2006년 초 회사를 떠났다.

‘몽환서유’의 엄청난 성공으로 게임업계는 물론 게임유저들 사이에도 이미 ‘쉬왕’의 명성은 잘 알려져 있었다.

‘쉬앙’과 ‘띵레이’의 불화를 틈타 ‘쉬앙’에게 손을 내민 것이 바로 킹소프트였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 ‘쉬앙’은 킹소프트의 투자를 받아 넷이지의 핵심 담당자들을 이끌고 ‘다익인터넷’을 설립했다.

킹소프트의 총재 ‘레이쥔’과 넷이지의 CEO ‘띵레이’는 친한 친구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넷이지를 떠난 ‘쉬앙’에게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킹소프트가 투자를 한 것이다. “친구는 친구 사업은 사업”이라는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업계에선 더 많은 연봉을 좇아 개발팀 전체가 이동하는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넷이지에서 6백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던 프로그래머들과 기획자들이 주식 배분도 없이 월 36만원이라는 평범한 급여를 받고 ‘다익인터넷’에 속속 모여들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다익인터넷의 고위관계자는 “게임 개발팀들은 팀플레이를 가장 중요시한다”며 “그들은 높은 대우보다는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일하는 것을 더욱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익인터넷’은 일년여에 걸친 개발과 3개월간의 클로즈드 베타테스트(이하CBT)를 거쳐 9월말 OBT를 시작했다. ‘몽상세계’ CBT기간 중에 넷이지는 ‘몽환서유’ 유저들이 테스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비록 의견 불일치로 자신을 떠났지만 도울 것은 도와준다는 넷이지의 입장이었다. 이와 동시에 넷이지는 ‘몽환서유’를 ‘몽상세계’의 광고에 이용하지 말라는 변호사의 경고장도 함께 보냈다. 역시 ‘일은 일이고 정은 정’이라는 중국인들 특유의 행동양식이다.

‘쉬앙’은 유저에게 이익이 되고, 합작 파트너에게 이익이 되며,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우수한 게임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C소프트 중국법인 총재직도 고사
‘의천검과 도룡도’의 OBT를 시작하는 남강온라인의 CEO ‘왕펑’은 원래 킹소프트의 부총재였다.

중경의 한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방학 중 우연히 북경을 방문했다가 건강보조제를 판매하면 일확천금을 벌수 있다는 친구의 권유에 교사직을 그만두고 건강보조제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보기좋게 실패하고 1997년 27세의 나이로 킹소프트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자신의 능력을 발휘, 판매 분야에서 높은 실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해 킹소프트 부총재 자리에 올라 마케팅 분야를 책임지며 IT업계의 마케팅 신화를 만들어냈다.
 2006년 8월 킹소프트가 7천2백만 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후, 킹소프트에서 자신의 사명은 완수했다며 2006년 11월 킹소프트를 떠날 때까지 온라인게임 분야를 책임졌다.

그는 킹소프트를 떠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완성할 새로운 플랫폼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킹소프트를 떠난 후 한국의 NC소프트가 ‘왕펑’에게 NC소프트 차이나 총재직을 권유했지만 고사하고 창업의 길을 선택하여 유명한 벤처캐피탈인 ‘IDC VC’에서 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고 남강온라인을 설립했다.

회사의 설립에는 필히 인재가 필요한 법. ‘왕펑’도 게임업계 실무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한 각 분야의 인재를 불러 모았다.

설립 초기 한국 T3가 개발한 ‘오디션2’의 중국 퍼블리싱 권한을 따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T3측의 무리한 지분 요구 등의 문제로 ‘오디션2’의 퍼블리싱을 포기하고 중국 자체 개발게임 서비스로 눈길을 돌렸다.

청두의 개발사가 개발한 ‘의천검과 도룡도’를 퍼블리싱하기로 결정하고 넷이지의 ‘서유기’시리즈가 독점하고 있는 턴방식 온라인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게임회사는 바보 
그는 온라인게임으로 어떻해야 돈을 버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온라인게임 회사들은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며 벌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벌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왕펑’은 온라인게임 회사가 돈을 벌지 못한다면 그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 말했다. 얼마 전 나스닥에 상장한 완미시공을 ‘남강온라인’의 발전 모델로 삼아, 1년 내에 회사를 안정권에 올려놓고 2년 안에 상장, 3년 내에 업계 3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게임인 ‘문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두 가지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를 20만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정’은 동접 60만을 달성했던 ‘문도’를 개발한 팀의 후속작품이다.

‘왕펑’을 잘 아는 업계관계자는 그의 능력으로 보아 ‘남강온라인’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이 그리 무리한 계획만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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