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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2t세대 신주류층 "우리는 영웅을 원한다"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8.04.0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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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 공략을 위해선 마인드까지 현지화해야


중국 온라인게임산업의 원년으로 기록하자던 2007년이 지나고 2008년 들어 아직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더나인’에서 서비스하던 ‘길드워’의 3월 말 서비스 중단공고를 계기로 중국 온라인게임업계가 묘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몇 몇 성공한 외국게임을 제외하고는 그 많았던 수입게임들이 유명무실한 상태로 생존에 허덕이고 있거나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는 원인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2세대 유저의 성향 파악이 시급한 시점이다.



중국에 온라인게임이 태동하던 2000년도 전후엔 출시가 바로 성공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던 시기였다. 이에 너도나도 외국게임을 사들여 황금을 캐고자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마 이때가 한국으로서는 중국 시장에 가장 콧대를 높이 세울 수 있었던 시기였을 것이다.


해외 대작게임 고사
이러한 초기 시장을 지나 2003년에서 2006년까지 샨다, 넷이지, 더나인 등 메이저급과 나인유, 킹소프트 등 후발기업들의 구도가 짜이면서 그 사이에 수많은 게임회사와 게임들이 나타났다가 소리 없이 사라졌다.
통계에 의하면 이 4년간 약 100여개 이상의 온라인게임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 길드 워


2005년도에만 30여개 이상의 게임이 서버를 폐쇄했고 무료화가 유행하던 2006년엔 20개 전후, 중국 온라인게임산업의 전성기였던 2007년에 서비스를 중단한 게임은 5개 미만이었다.
이 시기를 포함해 올해까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필적할만한 대작게임이라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EVE온라인’, ‘에버퀘스트’, ‘던전앤드래곤’, ‘썬 온라인’, '그라나도에스파다', ‘대항해시대 온라인’등 서방과 한국, 일본의 게임들이 대부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망’이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나인유에서 운영하던 ‘O2Jam’도 한국개발상과의 계약만료 기한인 2008년 5월 서비스 중단시점을 앞두고 3월 12일부터 게임 내 아이템 판매중지를 공고했다.
또한 지난 1월엔 샨다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샨다)에서 서비스하던 ‘DJMAX’도 1년 반 동안의 테스트기간을 거쳤지만 결국 상용화되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했다.
물론 각 게임의 실패원인과 사정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외국에서 수입된 게임 가운데 ‘와우’, ‘카트라이더’, ‘오디션’ 등 몇 몇 게임을 제외하고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유저층의 성향변화가 원인
중국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의 발생에 대해 중국 유저층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에 ‘와우’가 출현하며 고급게임을 즐기던 마니아급 유저들을 흡수했다. 그 후 2005년도 후반기부터 시작된 무료화 모델로 인해 게임접촉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유저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유저는 초기 1세대 유저와는 성향 면에서 구별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1세대 유저들은 이미 결혼을 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마니아층으로 들어서거나 게임을 손에서 놓아버린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행을 쫓고 쿨(Cool)하며 자기과시로 대변되는 현재의 젊은 2세대 유저들에게는 1세대들이 즐겼던 게임처럼 스토리를 따라 관문을 돌파하고 팀워크를 이뤄 임무를 완수해서 성취감을 느끼는 유형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1세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던 시기에는 아직 중국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란 것은 새로운 사물이었고 국내의 개발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던 탓에 수입된 외국게임을 즐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외국게임 규제와 국내게임의 진흥정책, 중국 본토기업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상당한 퀄리티의 중국산 게임이 쏟아져 나오며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개인영웅주의를 선호
중국 본토기업들은 몇 년간 축적된 유저성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들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게임들을 만들어냈다.
보검하나를 어깨에 둘러메고 절대무공으로 강호를 휘젓고 다니는 무협지속의 인물에 열광하는 2세대 유저들의 성향을 읽어낸 것이다. 팀웍 위주보다는 개인영웅주의를 숭배하는 과시욕을 가진 세대들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이다.



▲ 카트라이더


현재 중국에서 대박을 내며 성공한 게임은 대부분이 자기과시, 최신유행, 쿨(Cool)한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유형의 게임이다.
중국 게임전문가들은 외국게임의 일반적인 현지화로는 이제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중세 유럽풍의 배경에 중국 전통복장인 ‘치파오’를 입혀놓은 캐릭터 몇 몇을 세워놓고 현지화라고 하기엔 중국 유저들의 입맛이 까다롭게 변해있다고 전문가들은 역설했다.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중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점점 없어져 가는 것이다. 이제 광대한 중국의 2세대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게임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중국식 마인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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