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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근력 약한 뚱보된 中 게임업계 깊은 반성중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yunghyng.com
  • 입력 2008.05.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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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 위주에 따른 퀄리티 저하문제로 고민 - 자본력 경쟁으로 인한 신흥회사의 진입문턱 높아져


중국 IT시장 연구 및 자문기구인 ‘이환국제’에서 얼마 전 발표한 <2008년도 제1분기 중국온라인게임시장 분기측정>에 의하면 중국온라인게임시장의 총수익은 39억8천5백만 위안(한화 약 5천3백8십억 원)으로 나타나 14%의 성장률을 보이면 쾌속성장의 기조를 이어갔다. 올 연말이면 각종 자료에서 2008년 온라인게임 총수익으로 예상하는 130억2천만 위안(한화 약 1조7천6백억 원)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고도성장의 이면에 깔려있는 부작용들로 인해 중국 게임업계 일각에서 자성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게임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그 고민의 내용이 한국 온라인업계가 당면한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중국 온라인게임업계도 이제 발전기를 지나 자기비판에 이르는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산품처럼 정형화된 게임 너무 많아
외산 게임이 중국 대륙을 뒤덮고 있을 때 중국 정부와 게임회사들은 ‘자주개발’이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매진한 결과 2007년도까지 약 250여개의 중국산 게임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또한 정식으로 등록된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150여개가 넘어섰다. 이러한 기반에 힘입어 중국 자주개발게임의 시장점유율을 65%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만 자체개발게임으로 성공한 4개의 회사가 해외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자 거대한 파이를 나눠먹기 위해 게임산업으로 자본들이 속속 몰려들고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하는 해외게임 수입보다는 자체개발게임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업계에 팽배해 졌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자신감 때문에 중국 업계가 현재 고민에 빠져있다.



폭발하듯 커지는 시장에서 남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새로운 창의성보다는 외국게임을 그대로 베끼거나 이미 성공한 게임을 약간씩만 다르게 변형하여 시장에 내놓았다.
또한 문화적 애국주의로 인해 중국 전통신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참신한 아이디어가 결여된 채로 고만고만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치 공장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는 공산품처럼 단기간에 게임이 만들어지면서 비슷한 소재와 내용의 게임이 범람하게 된 원인을 제공했다.


전반적 퀄리티 저하문제 심각
또한 2007년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캐주얼게임의 시장 점유율 증가속도가 중국의 주류게임인 MMORPG의 증가속도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캐주얼게임분야에서 이렇다할 자체개발게임이 개발되지 않고 있고 대다수 게임회사의 게임라인업이 단일 MMORPG 게임에 치중되어 있는 것도 중국 게임업계의 고민이 되고 있다.
특정 유형의 캐주얼 게임이 성공하면 그와 비슷한 종류의 게임을 단 몇 개월 만에 거의 복제하듯 서둘러 만들어 일단 서비스만 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각 게임회사들이 이미 PC조작에 능숙하고 고급게임을 접해본 경험이 많은 대도시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고 시간이 많은 중소도시와 농촌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중국의 무궁한 인적자원의 기초에서 새로운 유저를 발굴하며 이들의 수요에 게임 눈높이를 맞추다 보니 전반적으로 중국산 게임의 퀄리티가 외국게임이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폭발적 성장에 따르지 못하는 인력구조
방대한 시장성으로 인해 게임 퀄리티로 승부하기보다는 영업과 마케팅에 의존해 성공하는 경향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게임개발인력보다는 게임마케팅이나 영업인원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손쉽게 만들어 팔기만 잘하면 된다는 영업위주의 구조로 인해 전문적인 게임개발인원의 부족과 노하우 축적의 부재로 이어지면서 악성적인 인력 쟁탈전 등이 심각한 고민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려는 소자본의 게임회사들로서는 게임업계 진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자본의 싸움이 게임성공의 관건이 되면서 상위 10위 업체가 전체 파이의 90%를 과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국에 내주었던 시장을 빼앗아 오기 위해 노력하던 중국 게임업계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
외국 게임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던 ‘더나인’도 전국적으로 개발팀을 초빙하고 ‘완미세계’는 참신한 개발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넷이지’도 대규모의 연구개발 기지를 만들고 있다. 중국 게임업계가 이제는 양적인 팽창과 함께 질적인 성장도 같이 이루어 나가기 위해 핵심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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