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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모방과 창조 사이에 갈피 못잡는 중국산 게임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yunghyng.com
  • 입력 2008.07.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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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약적 발전은 양적인 것에 불과할 뿐 … 중국 게임업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 높아


중국 네티즌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소비수준도 덩달아 상승하고 지속적인 게임유저의 저변확대가 이루어지며 앞으로도 35%가까운 연평균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한 2011년도엔 4백억 위안(한화 약 6조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각종 통계자료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고속성장의 배경엔 중국 자체개발게임의 약진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이미 70%가까운 시장을 중국산 게임이 점유하고 있지만 그 이면엔 모방과 허세라는 고질병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은 현 중국 게임업계에 딱 들어맞는 얘기다. 또한 ‘시체로 산을 만들고 피는 강을 이루었다’라는 터무니없이 과장된 중국식 표현처럼 중국 게임회사의 과장과 허세는 오히려 중국 게임산업을 양적으로 발전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모방으로 이룬 점유율 70%
거인온라인이 서비스하는 ‘정도’의 대박으로 새로이 출시되는 대부분의 게임이나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조차 ‘정도’의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게임의 설계, 자동 시스템, 아이템이나 도구의 판매방식, 플레이시스템 등 ‘정도’가 새롭게 시도했던 대부분의 방법들이 다른 게임에 그대로 채용되며 ‘정도방식’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 졌다. 심지어 영업일선의 게임 판매방식까지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 



QQ현무


게임 내에서 유저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정도’의 게임시스템은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이제 하나의 경전이 되었다.
또 다른 모방은 성공한 캐주얼게임과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이름만 다르게 달고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인 게임이 ‘오디션’과 ‘카트라이더’다.
‘나인유’를 주류게임업체로 끌어올린 ‘오디션’이 대박을 거두자 MMORPG보다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쉽다는 장점과 시장성으로 인해 너도 나도 모방게임을 만들어 냈다.



▲ 무가구2


‘열무파티’, ‘유무독존’, ‘경무세계’, ‘초급무자’, ‘일기무파’, ‘무가구’, ‘QQ현무’등의 댄스게임들이 새로운 이름만 달고 쏟아져 나왔다. 이와 함께 ‘O2JAM’과 같은 뮤직류 게임도 무수히 출시되며 메이저급 퍼블리셔나 기존의 게임회사들 대부분은 급조된 댄스나 뮤직게임을 최소 한가지씩은 서비스하는 게임복제가 이루어졌다.  
‘카트라이더’도 예외가 아니다. 비슷한 레이싱게임들이 캐릭터와 레이싱카 모델만 약간씩 변형되어 ‘국산품’이란 명목으로 중국산 게임의 시장점유율 70%에 한 몫을 담당했다.


‘와우’에 필적하는 수많은 게임 단기간에 출시
2D MMPRPG가 ‘정도’에서 배우고 있다면 3D MMORPG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는 ‘완미세계’는 개발당시 ‘중국산 와우’라는 타이틀로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이후 중국산 ‘거작’ 혹은 ‘대작’이라는 이름을 걸고 출시된 게임들은 대부분이 ‘와우’와 경쟁한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와우’와 ‘전기’(미르의 전설)의 우수한 점을 모두 채용했다는 ‘풍려지화’, 유료게임인 ‘와우’를 겨냥해 무료 ‘중국산 와우‘를 표방하며 ’일단 들어오면 나가고 싶지 않은 게임‘이라며 출시한 ’마환성전‘등 ’와우‘에 필적한다는 게임들이 중국산이란 타이틀로 쏟아져 나왔다.
이런 게임들은 유저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으며 대부분 초기의 허세는 간데없이 유명무실해졌고 그나마 최소한의 퀄리티가 확보된 게임은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남았지만 게임내용에 있어 ‘와우’의 흉내를 내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타 콘텐츠로 돌파 시도
고속적인 발전에 따른 게임인력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욱 심각한 인력난은 우수한 게임기획자의 부족이다.



▲ 풍화지려


“연봉 15억을 주더라도 우수한 게임기획자를 초빙하겠다”고 발표했던 한 게임회사의 CEO는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적합한 게임기획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중국 게임업계에 인기 있는 소설이나 영화를 온라인게임으로 제작하는 유행을 가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십면매복’(한국명 연인), ‘투명장’(한국명 명장), ‘적벽’, ‘쿵푸’, ‘캐러비언해적’, ‘용호문’ 등이 대표적이지만 일부 게임은 영화의 유명세가 시들해지며 개발이 완성될지 의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투명장


유명소설을 주제로 한 온라인게임은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완미세계의 ‘주선’과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의 소설을 게임화한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유명해진 판타지 및 모험소설을 게임으로 제작하는 것이 유행되기도 했다.
‘귀취등’, ‘수혈비등’, ‘용등세계’, ‘용병천하’등 인터넷상에서의 엄청난 클릭수를 배경으로 온라인게임화 되어 단기간에 출시되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모방과 허세로 대변되는 중국 온라인게임산업이 이제 게임전문가들 사이에서 혹은 게임회사 스스로도 앞만 보고 달려왔던 과거를 냉정히 분석하고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는 선두권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참신한 게임개발사 인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모방과 허세로 양적인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젠 창의와 품질로 질적인 도약을 하기위해 중국 게임업계는 자기성찰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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