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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 열풍’ 뜨겁다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5.04.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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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글로벌리즘으로 무장한 세대에게 국가적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정체성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들에게 스포츠는 사회 통합적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감성적 삶의 철학이다.” 스포츠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팡야’, ‘당신은 골프왕’, ‘카트라이더’의 성공으로 이어지던 게임 개발 분위기가 ‘프리스타일’을 정점으로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 개발로 들어선 것이다.

하이브리드란 서로 다른 종이나 계통이 교배를 통해 여러 형태로 섞인 잡종을 말한다.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이란 전통적인 스포츠에서 벗어나 대중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요소를 혼합해 재창조한 게임을 말한다. 실제 골프경기와는 다른 ‘팡야’, 정통 레이싱에서 이탈한 ‘카트라이더’도 엄밀히 말하면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 축에 속한다.

하이브리드 스포츠 게임의 특징은 짧은 시간 안에 배워 곧바로 몰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1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채 30분도 되지 않아 어느 곳에서든지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장르 또한 골프, 레이싱에 이어 농구, 야구, 축구, 테니스 등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 돌풍을 일으킨 엔트리브의 골프 게임 ‘팡야(www.pangya.com)’.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키보드의 스페이스키와 방향키를 누르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 게임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1 2분만 투자하면 배울 수 있다. 당초 10대를 대상으로 기획됐지만 오히려 20 30대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팡야’와 함께 스포츠게임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것은 넥슨의 ‘카트라이더(www.nexon.com)’. 넥슨의 대표 캐릭터인 배찌 등이 2등신의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해 실제 레이싱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승부에서는 더욱 박진감이 넘친다.

인터넷 포털 파란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프리스타일’은 ‘길거리 농구’를 소재로한 온라인 스포츠 게임이다. 이 게임의 개발사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실제 농구의 묘미는 살리되, 길거리 농구의 특징인 젊음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해서 게임을 개발했다. 대표적으로는 힙합 스타일의 개성 강한 캐릭터. 이 캐릭터 만으로도 `프리스타일’은 젊은 층의 시선을 붙잡는 데 성공했고, 실제 이 게임은 지난 12월 무료서비스 개시 이후 3개월만에 동시 접속자 수 7만명을 넘어서면서 골프게임 ‘팡야’의 인기를 넘어섰다.

조작이 간편하고 인터페이스가 단순한 데다 한 경기도 5분(3:3 대전의 경우) 내외로 끝난다. 농구를 모르는 사람은 물론 여성까지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캐릭터 성별부터 포지션(센터, 가드, 포워드), 머리모양, 피부색까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한점도 특징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레이업슛에서 윈드밀, 핑거롤, 엘리웁 덩크까지 현란한 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묘미가 있다. 만화 `슬램 덩크’에 열광했던 세대들에게 익숙한 카툰렌더링 기법을 활용한 그래픽도 게임의 박진감을 높여주고 있다.

10년에 걸쳐 PC 게임 개발에 주력해온 손노리(대표 이원술)는 차기작으로 테니스 게임 ‘러브포티(LOVE FORTY)’를 공개했다. ‘러브포티’라는 게임명은 ‘0대 40’의 점수를 나타내는 테니스 용어. 물론 실제 테니스하고는 틀리다. 이 게임은 귀여운 캐릭터들이 동화와 같은 배경의 코트에서 벌이는 ‘난장 테니스 파티’를 구현하고 있다.

‘초광속 서브’, ‘필살 스매시’ 등과 같은 기술을 간단한 조작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보기(리플레이)처럼 다양한 카메라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중계를 보는 듯한 분위기로 흥미를 더해줄 예정이다. 또한 손노리는 연습 모드와 시원한 타격감으로 콘솔 게임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계획이다. 손노리 측은 “스포츠 게임의 사실적인 재미와 함께 캐주얼풍 게임의 통쾌함을 조화시키고 있다”며 “연내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니파크(대표 신오주)는 22일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와 함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야구 게임 ‘마구마구’를 공개했다. 애니파크와 KBO는 지난해 말부터 접촉하면서 한국 야구가 100주년을 맞는 2005년을 ‘프로야구 중흥의 해’로 삼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신작 게임에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을 등장시키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애니파크는 이 계약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거나, 과거에 뛰었던 선수 전원과 각 구단의 로고 및 유니폼 등을 게임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애니파크의 신작 야구 게임에서는 귀여운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해 과장되고 코믹한 연출을 통해 야구에 대해 친근감을 부여할 전망이다. 올 프로야구가 한창 무르익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 애니파크는 “마구마구는 프로야구에 관심이 적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야구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친근하고 코믹한 액션으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오플(대표 허민)도 게임포털 캔디바(www.candybar.co.kr)를 통해 한빛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신(新)야구’를 선보였다. ‘신야구’는 머리를 크게 만들어 귀여운 느낌을 주는 SD(Super Deformation)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있지만, 실제 경기와 다를 바 없는 요소들을 모두 삽입했다. 승리 포인트를 이용해 선수 육성 관리, 트레이드, 은퇴 용병 시스템 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야구게임의 묘미를 잘 살려주고 있는 것.

게임 이용자는 ‘볼’이란 승리 포인트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올리거나, 상대와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선수 육성은 최대 25명까지 할 수 있다. ‘신야구’는 이용자간 1대 1 대결이 기본 대전 방식이며, 간단한 조작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중간중간 다양한 설명 모드가 지원돼 초보자들도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다.

길거리 농구게임에 이어 길거리 축구게임도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무협게임 ‘디오’로 유명한 씨알스페이스는 길거리 축구게임인 '풋살'을 모티브로 차기작을 개발중에 있다. 이 게임은 스피디한 아케이드 액션게임으로 화려한 트릭묘기 및 빠른 속도의 진행으로 정통 축구의 한계를 벗어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트릭 묘기 등도 가능하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들의 열기에 대해 게임평론가 전하웅씨는 “기존 스포츠를 그대로 게임화한 1세대 스포츠게임들은 액션보다는 시뮬레이션을 강조한 반면,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들은 정통스포츠에서 할 수 없는 규칙이나 액션을 포함시킨 것이 큰 특징”이라며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이야말로 정통게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결국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들은 ‘리니지’, ‘뮤’, ‘정액제’로 대표되던 국내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시장의 지형을 180도로 바꿔놓을 전망이며 10대는 물론 20~30대 직장인들에게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어, 게임층을 다양하게 확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의 수익개선에도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결국 하이브리드 스포츠게임 개발 열기는 당분간 국내 온라인게임계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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