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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꽁꽁 언 게임사 M&A 시장, ‘샨다만 홀로 웃고 있었다’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yunghyng.com
  • 입력 2008.09.0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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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업의 높은 기대가치로 인수합병 주춤 ... 샨다의 고도의 불지르기 전략은?
 
중국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자리 잡은 지 올해로 9년째가 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흐르고 있는 기류는 ‘새로운 판을 짤 때가 왔다’는 것으로 인수합병에 의한 업계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엔 4개의 중국 게임회사가 해외 자본시장에 발을 담갔고,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우수한 게임 인력을 가진 회사들을 인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지 게임 전문가들은 올해초, 거대기업들이 상장으로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중소형 개발사나 서비스 회사들을 상당수 인수합병할 것이라 전망하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측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인수합병과 관련된 사건(?)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태.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 게임개발사나 서비스 회사들의 평가금액이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거인온라인’의 회장 ‘쓰위주’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재 회사의 여유 자금이 7억 달러(한화로 약7600억원)로 우수한 게임개발사를 인수하기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더나인’의 총재 ‘천샤오웨이’도 3억 달러(한화로 약3200억원)에 달하는 여유 자금으로 게임개발이나 관련회사 인수에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150억원 주고 껍데기 회사를 사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중국의 우수 개발사에 투자하거나 인수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더나인’은 중국이 아닌, 한국의 T3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고, ‘거인온라인’은 게임회사가 아닌 중국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51.com’의 지분을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업계의 예측과는 달리, 중국 게임업계가 인수합병으로 새로운 판짜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이면에는 ‘샨다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샨다)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업계에서는 23세의 백만장자가 탄생했다는 놀랄만한 뉴스가 발표된 적이 있다. 이는 ‘풍운온라인’을 직접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성도금천과기유한공사’(이하 금천과기)를 ‘샨다’가 현금 1억 위안(한화 약 150억 원)에 인수하면서 ‘금천과기’의 창업자인 23세의 ‘펑하이타오’가 청년재벌이 된 사건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과연 ‘금천과기’가 1억 위안의 가치가 있는 회사인가 하는 논란이 들끓었다.
사천성 ‘성도’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지명도를 확보한 ‘금천과기’였지만 이미 핵심 개발인원은 ‘거인온라인’에서 빼내간 상태로 ‘풍운온라인’만을 서비스하는 껍데기 회사에 150억원이라는 ‘샨다’의 투자가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금천과기’의 연간 순수익을 1천만 위안(한화 약 15억원)으로 계산해도 약 10년이 걸려야만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게임산업에는 적합하지 않은 투자 전략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샨다의 ‘불 지르기’ 전략
이러한 업계의 논쟁에도 불구하고 ‘샨다’의 전 고위간부였던 한 관계자는 ‘천티엔치아오’ 회장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할수록 무대의 뒤편에서 미소짓고 있다는 귀띔이다.
2007년 하반기에 새롭게 부상한 게임회사가 자본시장에 진입하면서 모집한 대규모 자본으로 중소게임업체의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쟁탈전에 비상이 걸린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기존의 알짜배기 회사를 적당한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기업 안정화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향을 이미 예견한 ‘천티엔치아오’는 겉으로 보기엔 손해인 듯 보이지만 중소게임회사들의 몸값을 올려놓음으로서 타 회사들의 개발사 인수의 문턱을 사전에 높여 놓은 셈이다.
‘샨다’를 추격하는 타 회사의 몸집불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속칭 ‘불 지르기’와 흡사한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현재까지 ‘샨다’의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이미 ‘금천과기’의 대박신화를 눈으로 목격한 중소 게임회사들은 자신들의 몸값 부풀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적당한 회사를 인수하려던 대형 게임업체들은 가치에 걸 맞는 회사를 찾지 못하면서 중국 게임업계는 지각변동은 고사하고 적막함 마저 흐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중국게임 업계 발전에 ‘치명타’ 중론
이와 같이 중소게임회사들이 자신들의 몸값을 높게 평가하면서 인수합병뿐만이 아니라 벤처투자 기금의 게임업계 유입도 주춤해졌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실제로 올해 게임업계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남강온라인’이 유치한 벤처자금과 웹게임을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신오형제’로 유입된 대규모 벤처자금을 제외하면 게임업계에 이렇다할 벤처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벤처기금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소게임회사들이 너무 높은 금액으로 평가되고 있어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중국 게임업체들은 자사의 기업가치를 투자액 대비 15배수로 평가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로 볼 수 있지만 실제 가치와 가격이 합일점을 찾지 못한다면 게임업계로의 자본유입은 그만큼 어려워지게 된다.
‘샨다’가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시도한 ‘불 지르기’ 전략은 ‘샨다’로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중국 게임업계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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