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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안개 속 헤매는 아이템 거래 시장, 1조 8천억원 블랙마켓의 미래는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yunghyng.com
  • 입력 2008.10.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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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Q머니 사태가 발단, 지역별 기준 ‘오락가락’ … 업계 찬반양론 격화, 정부의 명확한 정책 결정이 관건


현실세계와 가상 공간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거래.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대륙에서도 합법성과 도덕적 문제로 언제나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아이템 거래 시장은 단순한 화제를 넘어 게임산업의 또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고, 어쩌면 중국 게임시장을 보이지 않게 지탱해가는 역할마저 하고 있는 느낌이다. 금주의 차이나리포트에서는 중국 게임아이템 거래 시장의 감춰진 현실을 슬쩍 들춰봤다.


’1조 7천억원’에 달하는 블랙마켓
중국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명확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부기관인 신문출판총서에 따르면, 2007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117억위안(한화로 약 1조 8천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일명 2차 시장이라고 말하는 아이템 거래 시장을 93억6천만 위안(한화로 약 1조 4천억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모 유력 아이템거래 사이트의 부총재 C씨에 따르면, “2008년도 아이템 거래 시장 규모는 111억위안(한화로 약 1조 7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이템 거래를 하는 유저 중에 35%는 인민폐로 구입한 게임머니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나머지 65%는 인민폐로 직접 아이템을 구입하고 있다고 덧붙
였다. 특히 이들 거래의 90% 이상이 도보망(淘寶網)이나 5173닷컴에서 집중적
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사이트도 기형적 ‘진화’
중국 시장에서 온라인게임 아이템거래를 본격화한 곳은 5173닷컴이다. 디지털 기기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2002년에 개설된 5173닷컴은 현재는 게임아이템 중개사이트로 유명해져 있다.


 
5173닷컴


이 사이트는 단순히 인기 온라인게임의 계정이나 게임머니, 무기 아이템 등 뿐 아니라, 게임 계정의 진위 감정, 아이템의 가격 평가 등 보다 진보(?)된 서비스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 배경은 게임계정의 해킹과 오토 프로그램의 사기가 범람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기형적 발전으로부터 기인된다. 온라인게임의 발전과 유저들의 플레이 방식 변화와 더불어 거래사이트들도 덩달아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아이템거래 사이트


중국에서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거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지 이미 4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1조 7천억원에 달하는 무시 못할 규모가 된 아이템거래 시장의 이면에는 정부와 업계의 한숨이 섞여 있다. 언제나 합법성과 도덕성의 굴레로부터 명쾌하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비즈니스로 인정받는 것이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의 가장 커다란 숙원사업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2006년 말, 게임 아이템 거래를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젊은이들 사이로 급격하게 퍼져나간 ‘QQ머니’라는 게임 내 화폐 때문이었다. 중국의 학자들과 미디어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인민폐로 거래되는 것은 인민폐나 금융 시스템 등 중국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중국의 문화행정을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문화부와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등의 고위간부들도 QQ머니나 게임머니를 인민폐로 거래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와 관련된 뾰족한 대책은 나오고 있지 않다.   


지역별로 인식의 기준 달라 ‘혼란’
온라인게임 유저가 계정이나 게임머니 등을 해킹당했을 때, 경찰의 대응 방식이각 지역별로 판이하게 다른 점은 중국 정부가 아이템 거래 정책의 갈피를 아직도 잡고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온라인게임에서 유저의 계정이 해킹 당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부 지역의 도시에서는 사건의 수사를 하는데 반해 남부 지역의 도시에서는 경찰에 신고 접수조차도 불가능하다.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아이템에 대한 합법성과 현실의 재산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의 인식이 전국적으로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게임 아이템거래를 주된 업무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들은 정부의 인가도 받지 않을뿐더러,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어둠의 기업들 투성이다. 그곳에서 낮은 임금을 받으며, 혹사당하는 중국의 청년들은 아무런 미래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템 거래의 미래에 관해 찬반양론이 꽤 거세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나 업계 양쪽 모두,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의 풀리지 않는 매듭 속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다. 규제든 육성이든 신속한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아이템 거래 시장은 청소년 인터넷 인구만도 1억 700만명이 넘는 중국에서 흔들리지 않는 대규모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향후 발전 가능성도 매우 큰 산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인터넷 인구와 온라인게임 유저층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아이템거래의 인식이 호전되고 있다. 아이템 거래와 관련된 환경의 재정비와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진다면, 중국의 아이템 거래 시장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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