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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WOW(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혼 도장에 中더나인 ‘휘청’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han.kr
  • 입력 2009.05.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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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부와의 관계 등이 협상 결렬에 결정적 요인 … ‘와우’ 향후 중국내 원활한 서비스 상당시일 걸릴 것


중국을 대표하는 거대 게임 퍼블리셔인 더나인(대표 주쥔)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 모하임, 이하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중국 서비스 재계약 협상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중국 게임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더나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와우’의 중국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 게임사는 ‘몽환서유’와 ‘대화서유’ 시리즈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넷이지(대표 딩레이)가 낙점됐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중국 게임업계는 이후 중국내 게임사 순위에도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우’로 웃고 우는 ‘더나인’]
더나인은 지난 2004년 블리자드의 인기 온라인게임 ‘와우’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성공 가도에 오르게 됐다. ‘와우’는 지금까지 더나인에서 서비스됐던 게임들 중 가장 성공한 게임으로, 전체 매출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더나인의 수익은 ‘와우’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2006년 3분기 ‘와우’의 매출이 하락세를 탄 이후 더나인은 전체 수익에 커다란 타격을 받은 것을 미루어도 이러한 점은 극명히 드러난다.
특히 이번에 더나인과 블리자드의 ‘와우’ 중국 서비스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지난 4월 15일 나스닥에서 더나인의 주가는 전날 대비 2.91달러 하락한 10.31달러로 마감했다.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와우’ 재계약 협상 실패로 인해 향후 더나인이 전체 매출에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와우’ 서비스 재계약 협상에 실패한 더나인은 향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와우’는 왜 더나인 떠났나]
오래전부터 불거져 왔던 더나인과 블리자드의 불화설은 결국 이별의 길로 이어지게 됐다. 중국 업계 전문가들은 블리자드가 더나인을 떠나 넷이지로 서비스사를 교체하게 된 원인에 대해 더나인의 대정부 교섭력이 약해진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체가 등장한다는 점 등 ‘와우’의 확장팩 콘텐츠를 문제 삼아 여러 차례 판호부여를 보류해 왔다. 이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와우’의 점유율을 하락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으며, 그로 인해 더나인과 블리자드의 관계도 점차 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번듯한 자체 개발 게임 없이 외산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어마어마한 외화를 로열티로 유출시키고 있는 더나인이 눈엣가시였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새로운 파트너사로 지목한 넷이지는 중국 당국의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이라는 정책을 따라 신규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설립, 고용창출을 이끌어 내는 등 정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업체중 하나다.
결국 블리자드는 외국 기업의 독자적인 현지 게임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는 중국에서 자신들의 게임을 원활하게 유통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넷이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중국 게임업계의 해석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해에도 넷이지는 ‘스타크래프트2’의 중국 서비스 판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해서는 과거 더나인이 블리자드의 가장 큰 경쟁사인 일렉트로닉아츠(이하 EA)로부터 1억 6,700만 달러의 주식 투자를 받아 블리자드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나인이 블리자드에 지불하는 로열티 규모를 축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 또한 더나인과 블리자드의 갈등을 증폭시킨 원인으로 손꼽힌다.



▲ 지금 중국에서는 ‘와우’라는 단일 게임하나로 게임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넷이지와 더나인의 불투명한 미래]
‘와우’를 떠나보낸 더나인의 향후 수익 하락 문제는 게임업계 관계자 모두가 우려하고 있는 문제중 하나다. 2008년 더나인의 진소미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현재 ‘와우’는 확실히 더나인의 생명줄이다”며 “기업은 미래의 희망을 특정 제품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며, 신규 게임 출시와 더불어 ‘와우’가 더나인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더나인이 ‘뮤 온라인’, ‘천외’, ‘쾌락서유’ 등 몇 몇 신작을 선보인 이후에도 전체 수익중 ‘와우’가 차지하는 비중에 유의미한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자금 회전율 악화로 더나인과 파트너사들의 관계에 잡음이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이번 블리자드와의 재계약 불발로 인해 블리자드 이외의 해외 게임사들이 향후 중국 파트너사 선정시 더나인을 배제시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더나인의 미래는 참담하기 그지없다.
‘와우’의 중국 서비스를 맡게 된 넷이지 역시 미래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들 앞에는 유저 DB 이관이라는 커다란 산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넷이지는 이미 더나인에 ‘와우’ 중국 서버와 유저 DB를 넘겨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더나인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지만, 더나인이 유저 DB 이관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와우’의 서비스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하다.
중국 17173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약 70%의 회원들이 ‘유저 DB 이관이 이뤄지지 않아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경우 더 이상 ‘와우’를 플레이 하지 않을 것이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넷이지는 더나인의 운영조직과 인력까지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더나인에서 이를 거절해 넷이지가 ‘와우’를 완벽하게 서비스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우’를 잃은 더나인은 암흑의 미래를 맞이하게 됐지만 ‘와우’를 얻은 넷이지 역시 밝은 미래를 선뜻 예견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중국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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