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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미성년자 왕빠 출입 ‘안되지만 되는’ 이상한 중국

  • 장인규 중국특파원 dage@khan.kr
  • 입력 2009.08.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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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격한 규제 불구 청소년들 ‘자유롭게 드나들어’ … 게임산업 발전 위해 실질적 규제방안 마련 필요


중국의 PC방은 한국 PC방과 달리 ‘미성년자 출입 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미성년자의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문화부, 공안부, 교육부 등 정부기관의 규제와 관리 감독에도 불구하고 PC방 관계자와 일부 관리 감독처의 묵인하에 미성년자의 출입이 계속되고 있다.
‘미성년자 PC방 출입’을 허용하는 불법행위는 방학기간과 게임 서비스 시기에 맞춰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미성년자 출입 제한’ 규제만으로는 어려운 실정이다.


[미성년자 출입 제한 구역 ‘왕빠’]
2003년 중국 정부는 PC방(중국명 ‘왕빠’)의 규범화와 건전한 발전을 위해 ‘인터넷 서비스 영업장소 및 체인경영에 관한 통지’를 하달했다. 이어 2004년에는 ‘PC방 시장정리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매년 규제를 강화하고 관리 감독을 통해 건전하고 쾌적한 PC방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중에서도 중국 정부는 ‘미성년자 PC방 출입’을 가장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특정 시간 외에는 어린이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한국 PC방과 달리, 중국 PC방은 ‘미성년자 출입 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미성년자 출입 사실이 두 번 적발될 경우 15일 이상의 영업정지 및 벌금을, 세 번 이상 적발될 경우 영업허가를 강제로 취소한다. 중국 정부는 미성년자 인원수에도 제한을 뒀다. 한 번에 세 명 이상의 미성년자를 수용한 것이 적발되면 15일 이상 영업정지 및 벌금을 부과한다. 여덟 명 이상을 수용하거나 규정 영업시간 외에 미성년자를 수용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영업허가를 취소한다.


하지만 엄격한 규제와 관리 감독에도 불구하고 PC방 업주와 일부 관리 감독처의 묵인하에 불법행위가 자행돼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성년자 PC방 출입 ‘자유자재’]
북경에만 1,800여 개에 달하는 PC방이 있다. 중국 PC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감시 시스템에 따라 사진과 함께 18세 이상 성인에게 발급되는 신분증을 등록해야 한다. 이는 미성년자의 PC방 출입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 중 하나다.


중국의 한 PC방 관계자는 “손님의 30% 이상이 중·고등학생(미성년자)다”며 “미성년자 수용이 불법인 줄 알지만, 이들의 출입을 제한할 경우 PC방 수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 70%의 손님들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과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의 PC방 내부 모습. 새벽 1시가 다 돼가는 시간에도 젊은 손님들로 가득하다


미성년자들 역시 중국정부의 규제와 달리 자유롭게 PC방을 출입하고 있었다. PC방 출입을 하려면 신분증이 필요한데, 어떻게 PC방에 가냐는 질문에 한 중학생은 “PC방 주인과 사이가 좋아 신분증이 없어도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경은 관리 감독이 비교적 심한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의 PC방 출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북경내 한 PC방 점주는 “일 년 중 여름(여름방학 포함)에 손님이 가장 많다”며 “특히 까오카오(중국의 수능시험)가 끝나면 PC방을 찾는 10대 손님들이 증가하는데, 주로 낮 시간 보다는 저녁 7시에서 12시 사이에 손님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게임 살아야 PC방도 산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의 ‘중국 인터넷 발전상황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수가 3억명을 넘어선 3억 2천만명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이용자수가 늘어나자 게임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면서 온라인게임 산업뿐만 아니라 PC방 산업에도 활력이 되고 있다.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오디션’, ‘천룡팔부’, ‘몽환서유’ 등 유명 온라인게임들이 중국내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수천 개의 PC방이 생겨났다.



▲ 중국어로 ‘왕빠’라 쓰여 있는 PC방 외부 전경


PC방 한 관계자는 “ ‘와우’가 서비스 될 때 까지만 해도 ‘와우’를 즐기기 위해 무리지어 오는 손님들이 많았다”며 “미미하지만 ‘와우’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손님이 줄었다”고 전했다. 여성 손님들은 주로 ‘오디션’과 같은 캐주얼게임을 즐기는 반면, 주 고객인 남성 손님들은 대부분 전투성이 강하고 성공 지향적인 내용의 게임을 플레이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이용자수 증가가 온라인게임 산업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미성년자 PC방 출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PC방 점주들의 자발적인 의식 제고와 법규 완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제는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미성년자 출입 제한’만으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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