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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중국판 싸이월드? 대륙은 지금 ‘카이신왕’에 빠졌다

  • 중국 책임기자 장인규 86dage@hanmail.net
  • 입력 2009.09.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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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직장인 70% 근무시간 중 ‘카이신왕’ 이용 … 업무·오프라인 인간관계 소홀 ‘사회문제’로 대두


최근 중국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카이신왕’ 열풍으로 온 대륙이 뜨겁다. ‘카이신왕’은 ‘카이신 바이러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08년 SNS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현재 중국 직장인의 70% 이상이 근무시간에 SNS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카이신왕’에서는 초호화 아파트와 명품 자동차를 구매하고 다른 사람의 채소를 훔치는가 하면, 친구를 사고 팔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대리 만족과 성취감을 얻으려 했던 사람들이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이신왕’으로 중국 네티즌 즐거워지다]
2008년부터 중국 대륙은 SNS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 열풍의 중심에는 ‘즐겁다’는 의미를 내포한 중국의 페이스북 ‘카이신왕’이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3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카이신왕’은 SNS 사이트에 웹게임을 접목시킨 형태로, 현재 3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카이신왕’ 가입자는 여타 커뮤니티 사이트와 비교해 다소 적은수다. 하지만 MSN 메신저 친구를 초대하는 방법을 통해 점차 확산되고 있어 튼튼한 인맥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가입자 대부분이 소비력이 일정 수준 갖춰진 직장인으로, 특히 여성 가입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중국 한 사이트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카이신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아파트매매’, ‘주차’ ‘친구매매’, ‘투표’ 네 가지다. 중국의 실제 아파트 행정구별로 나열돼 있는 아파트매매는 회원이 직접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인테리어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주차는 다른 회원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차시간에 비례해 사이버머니를 지급하는 형식의 단순한 플래시게임이다. 친구매매에서는 말 그대로 친구를 살수 있으며, 투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를 놓고 투표를 진행 할 수 있는 서비스다.



▲ 중국 ‘카이신왕’ 홈페이지


[무서운 속도로 번지는 ‘카이신 바이러스’]
중국 한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내 직장인의 70%가 근무시간에 ‘카이신왕’과 같은 SNS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친구나 동료 중 근무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있나’는 질문에 80% 이상이 ‘있다’고 답했다.
 
‘카이신왕’에 빠져있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친구 소개로 처음 시작했을 때는 무료한 게임이라고 생각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로는 제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카이신 바이러스’를 앓고 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채소를 훔치는 일이며, 하루를 마감하기 전에 하는 일은 채소를 심는 것”이라며 “하루라도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허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이신왕’의 인기를 반영하듯 이미 일부 기업들은 사내에서의 ‘카이신왕’ 접속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러한 회사의 엄격한 대응에 대해서는 50%의 유저가 ‘상관없다’고 답했으며, 28.7%가 반대했다.


기업의 임원진 입장에서는 당연히 ‘카이신왕’이 반가울 턱이 없다. 근무시간에 공적인 일과 상관없는 사이트를 이용한다는 행동 자체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회사의 임원진은 “직원들이 ‘카이신왕’을 즐기듯 업무를 했다면 우리 회사는 세계 500대 기업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 ‘카이신왕’은 직원들간 교류의 기회조차 앗아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와 함께 최근 중국에서는 친구를 노비화 할 우려가 있는 ‘친구매매’ 서비스와 SNS의 특성상 회원들이 쉽게 개인 자료를 등록함으로서 발생하는 각종 사생활 노출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화이트컬러들이 카이신왕 찾는 이유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직장인들은 단순한 웹게임과 같은 ‘카이신왕’에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IT 전문가들은 오프라인의 복잡성을 온라인에까지 연결시키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직장인들이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게임을 통해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얻어내 대리만족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초호화 아파트와 명품 자동차를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입해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카이신왕’에서는 누구나 쉽게 부자가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얻을 수도 있다.


‘카이신왕’을 통해 주로 친구를 사귄다는 한 여성은 “오프라인 친구에게 말할 수 없었던 비밀들을 온라인 친구에게는 가볍게 털어 놓을 수 있다”며 “지금은 오히려 온라인 친구들과 더 자주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카이신왕’의 대표였던 청빙하오는 “나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지는 것이 ‘카이신왕’의 초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빙하오의 말처럼 다수의 중국 네티즌들이 ‘카이신왕’을 통해 만족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카이신 바이러스’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지금, SNS 관련 업계에서는 ‘카이신왕’이 지금의 서비스를 어떻게 보완해 참신한 아이템을 내놓을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카이신왕’의 성공만을 쫓아 이를 모방한 서비스를 앞 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모방하기보다는 인터넷의 특징인 빠른 변화의 속도를 먼저 감지해야 한다”며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하는 유저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중국 SNS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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