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 중국, 한국의 인터넷 실명제 ‘하오하오’

  • 중국 책임기자 장인규 86dage@hanmail.net
  • 입력 2009.10.19 09:4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방정부 중심으로 인터넷 규제 강화 … 네티즌, 인터넷의 사회고발 역할 제한할 것


최근 중국내 인육수색 전문 사이트가 등장,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내에서 성행하고 있는 인육수색은 특정인의 신상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일종의 사이버 폭력으로 네티즌의 권리를 무시하고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를 경시한다는 자정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무분별한 행위가 지속될 경우 온라인 아노미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각 지방정부가 인터넷 실명제 관련 규정을 속속 내놓고 있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찬·반 토론이 뜨겁게 일고 있다.


항조우시는 지난 5월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항조우시 컴퓨터 정보 온라인 보안 보호관리 조례’를 발표했다. 조례에 따르면, 유효한 신분증으로 실명 확인을 한 사용자들에 한해, 인터넷상의 포럼, 게시판, 채팅룸, 블로그 등의 쌍방향 커뮤니티 활동이 허용된다.


또, 지난 8월 쟝쑤성 문화부는 온라인게임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에 대해 실명제를 시행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된 ‘온라인게임 사이버 머니 관리 강화에 대한 통지’에 의한 것으로, 이를 근거로 가상화폐 거래는 실명으로 진행되며 미성년자의 거래는 금지된다.


이처럼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인터넷 실명제’가 시도되자, 네티즌 사이에 갑론을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고의로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 각종 사이트에 등록한 후 바로 자수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실명제’ 처벌수위를 시험하는 네티즌마저 발생하고 있다.



▲ 인터넷 실명제를 풍자하는 인터넷 만화


[‘인터넷 실명제’가 역기능 해소할 것]
대부분의 중국 인터넷 업계 전문가와 일부 네티즌은 인터넷 실명제가 인터넷 문화의 도덕 수준을 높여,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행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진행된 ‘중국 인터넷 관리와 법률 포럼’에서 중국과학원 회원이자 북경체신대학 학장인 팡빈씽은 “정보보안을 촉진하고, 관련 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인터넷 실명제’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인터넷 실명제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이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는 인터넷이 이메일 전송과 웹서핑에 주로 사용되던 예전과는 달리, 활용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의 보급과 온라인 게임의 급속한 발전으로 네티즌들의 권익을 보호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네티즌은 “인터넷 정신에 위배”]
전문가들의 견해와는 달리,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인터넷 실명제’를 반대하고 있다. 중국내 유력 포탈 사이트 ‘시나닷컴’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실명제’가 네티즌의 자유 발언권을 제한 할 것이라고 응답한 네티즌이 전체 응답자의 80.85%에 달했다.


‘인터넷 실명제’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인터넷 정신에 위배되는 법령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의 매력은 익명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이를 보장해야 온라인 세계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각종 부정부패 및 사건사고의 진상이 밝혀지고 있는 것도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육수색’과 같은 사이버 폭력은 네티즌의 의식 제고와 자발적인 자정 노력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네티즌들의 견해다. 


중국의 인터넷 인프라 확충으로 인터넷은 중국인들의 실생활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 문화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조치는 인터넷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하려는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