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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선택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2.03.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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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중 한 사람인 ‘시드마이어’가 얼마전 폐막된 GDC2012에서 행한 강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아버지라 불리우며, 문명 등의 히트작으로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갖고 있는 시드마이어는 ‘게임 디자인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란 주제로 GDC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그가 이번에 주제로 삼은 ‘게임 디자인론’은 이미 1989년에 열린 GDC에서 본인이 주창했던 내용이다.


놀랍게도 20년이 넘은 그의 이론이 아직도 게이머나 개발자들 사이에서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회자되고 있다. 아직도 현역에서 뛰고 있는 시드마이어는 얼마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을검색해보고나서, 자신의 이론이 아직도 게임계에서 거론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게다가 ‘시드마이어의 게임 디자인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과장되기도 하고, 이에 따른 찬반양론 또한 뜨겁다는 걸 느끼고‘, 흥미로운 선택’에 관한 강연을 다시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이론이 리듬게임이나 퍼즐게임처럼, 정답이 명확하게 하나로 귀결되는 타입의 장르에는 부합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언제나 그는 게임의 디자인 과정에서 ‘흥미로운 선택’을 크게 염두에 둔 상태에서 게임을 만든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선택에 대해 시드마이어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무언가를 선택해야할 때, 어떤 선택을 우선할 것인지’를 정하게 하는 것이 디자인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예를들면 롤플레잉 게임에서 500골드의 검을 구입하면 당장의 전투에서는 유리해지지만, 서브 퀘스트의 달성이 늦어진다든지 하는 경우를 종종 맞게 된다. 레이싱 게임에서 자신이 소유한 스포츠카의 핸들링을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아니면 엔진을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등의 선택의 기로를 플레이어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선택은 단기적 또는 장기적으로 게임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자신의 게임 스타일이나 개성에 의해 다양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 시드마이어의 지론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다양한 선택이 게임내에서 어떤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만 ‘흥미로운 게임’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택의 결과,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린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금세싫증을 느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드마이어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세계사에 흥미를 가졌기 때문에, 역사를 테마로 한 게임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미 역사적 상황에 대해서는 플레이어들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게임내에서 징기스칸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면, 누구나 그들의 침공을 예측해 십중팔구 전쟁에 대비하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가 테마였기 때문에 그의 디자인론이 유리하게 적용된 사례이다.


시드마이어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게임 디자인 포인트는 언제나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개발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수십년간 게임을 개발해온 그는 아직도 작업의 반 이상을 직접 테스트 플레이하는 데 사용한다고 해 청중들을 놀라게 했다. 시드마이어의 ‘게임 디자인론’은 자신만의 아집에 빠져, 작업에 몰두하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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