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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카드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2.03.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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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와의 배틀이나 다른 유저와의 교환을 통해 새로운 카드를 모으는 ‘탐험 도리란도’란 게임이 요즘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모양이다. 유명SNS ‘그리(GREE)’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소셜게임인 ‘탐험 도리란도’는 수백 만명의 유저가 즐기고 있는 인기 타이틀이지만, 이 게임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RMT(리얼 머니 트레이드), 우리 식으로는‘아이템 현금 거래’때문이다. 일본에서의 RMT는 우리와는 달리, 언더그라운드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옥션 사이트는 누구나 이용하는 오픈된 시장으로 취미 생활의 일부처럼 인식되고 있다. 탐험 도리란도는 그리 내에서는 킬러 타이틀로 평가받는 게임이다. 카드가 핵심이 되는 구조에서 여간해서는 입수하기 어려운 레어카드가 부정한 방법으로 복제되어 옥션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달 20일 밝혀졌다. 그리는 명확한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게임 내의 카드 교환을 일시 정지시켰다.


옥션 정보를 다루는 사이트‘오크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야후 옥션에서 거래된 ‘탐험 도리란도’와 관련된 낙찰 건수는 약 5만 8,800건이라고 한다. 현금으로 치면, 약 4억엔(약 53억원)을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단순한 디지털 그래픽이 매달 1억 3천만엔(약 17억원)이나 환금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일반 유저들이 옥션에 자신의 카드를 팔게 된 건 “새로운 카드를 얻기위해, 현금이 필요했다”, “그동안 투자했던 돈을 회수하고 싶다”, “게임을 그만두기 때문에 환금하고 싶다”는 등의 이유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레어카드가 불법 복제된 3개월 동안 자신의 카드를 옥션에서 판매한 유저는 3만 5천명에 달한다. 놀라운 것은 그들 중 상위 30명의 유저가 1억 3천만엔을 벌어들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게임 팬들의 아이템 거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치다.


결국 업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MMORPG의 경우, 보통 서버 내의 아이템 수량 등을 개발회사가 항상 파악하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소셜게임에서는 이 부분을 소홀하게 한 것은 아닐까. 온라인게임이라면, 복제 소동이 신고되면 롤백 등의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는 데 반해, 소셜게임은 아직은 취약해 보인다. 이번 사건은 정당한 결제를 통해 아이템을 구입해왔던 사용자들을 게임으로부터 떠나게 하는 계기가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아이템 거래는 게임 시장을 병들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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