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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2.04.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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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얻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달성의 쾌감’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정해진 시간 내에 각기 다른 도형들을 채워넣는 테트리스가 그랬고, 스트리트파이터에서 키와 버튼의 절묘한 조합으로 승룡권이 발동되면, 거대한 몸집의 상대 캐릭터가 힘없이 쓰러졌을 때의 느낌. 우리는 그런 달성의 쾌감을 쉽게 잊지 못한다. 그러나 이 쾌감을 느끼기 위해선 선행되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쉽게 적들을 쓰러뜨린다면, 금새 싫증이 날 게 뻔하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 연습한 경험을 토대로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해간다는 극복의 과정이 있기에 게임은 흥미로운 법이다. 요즘의 온라인게임에서야 퀘스트를 달성해내면, 두둑(?)한 보상을 받지만, 과거의 게임에서는 고작해야 달성의 과정이나 환호하는 주인공을 묘사한 그림 몇장이 고작이었다. 그래도, 그 한장면을 보기위해 손가락이 아프도록 버튼을 눌러댔다.


시대는 바야흐로 라이트한 소셜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저의 선호도 또한 변해가고 있다. 최근 가마수트라의 보도에 따르면, 요즘 청소년들은 전통적인 콘솔 게임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그 대신 모바일게임이나 소셜게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600명의 미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모바일이나 소셜게임에 흥미가 있다고 답한 학생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66%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유저들의 게임 성향도 바뀌어가는 듯하다.


과거의 게임이 ‘푹 빠져서 즐긴다’는 콘셉트였다면 요즘의 소셜게임은 출퇴근하는 동안 잠깐 짬을 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콘솔 RPG처럼 내가 어느 던전에서 헤메고 있었는지, 무슨 무기를 장착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야하는 귀찮은 요소들을 전부 없앤 것이 요즘의 게임이다.


결국 과거의 게이머들이 느꼈던 난관 극복을 통한 달성의 쾌감은 요즘 소셜게임에선 느낄 수도 없을 뿐더러, 이런 요소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플랫폼의 환경상, 용량이 커지면 곤란하기 때문에 유저를 위한 보상으로 멋진 승리 동영상을 보여준다거나 할 수도 없다. 그저 카드 몇장을 주는 것으로 유저들의 쾌감을 콜렉션의 만족감으로 대체해줄 뿐이다.


슈퍼마리오를 밤새워 플레이하다가 새벽녁이 되서야 겨우 쿠파를 쓰러뜨리고, 공주님을 구출하고나면 피치 공주가 등장해 감사의 표시를 했다. 달성의 쾌감이 밀려오는 장면이다. 그러나 요즘엔 그렇게 진땀을 흘리며 오랜시간 플레이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나와 친구 등록을 한 다른 게이머로부터 감사의 메시지를 받는 게 고작이다.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작업이 여간 수월해진 게 아닐까 싶다.


소셜의 관계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서 개발 측은 유저들이 서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주면 되니까 말이다. 물론 콘솔이나 PC게임 등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쾌감이 남아있지만, 대세가 되고 있는 라이트 게임을 보면서, 오래 전의 느낌을 찾을 수 없는 건 필자 혼자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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