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실패는 없다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2.05.10 11:3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나름 오랫동안 게임 개발을 해온 업계 지인 A씨를 만났다. 그는 10년 넘게 이것저것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어왔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시장에서 성공시킨 게임이 없다는 걸 부끄럽게 여기는 듯했다. 진작에 게임 개발을 때려치우고, 다른 분야로 가지 않았던 걸 후회한다고도 말했다. 그렇지만, 마흔을 넘긴 나이로는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도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A씨 말고도, 우리 업계에는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가슴에 품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위해 얼마 전 읽은 앤드류 매튜스의 ‘즐겨야 이긴다’에 등장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22살에 처음 사업에 실패했고, 23살에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으며, 25살에는 또 한번 사업에 실패했다. 26살에는 사랑하던 연인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정신적 후유증 탓인지 27살에는 신경쇠약을 앓았다.


그는 33살, 36살, 37살에는 잇달아 연방의회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고, 46살에는 상원의원 선거에 나가 참패했다. 47살에는 미국 부통령을 노렸으나, 이 또한 물거품이 됐고, 49살에는 차기 상원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52살이 되던 해 그는 마침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어 지금은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가 바로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어느 신사는 에디슨에게 전구를 만들면서 계속 실패만 거듭했을 때, 심경이 어떠했는지를 물었다. 에디슨은 자신은 실패한 게 아니라 전구를 만들지 못하는 수천 가지 방법을 잇달아 발견한 것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에디슨의 실패를 바라보는 이런 건강한 마음가짐이 그를 누구보다 위대한 발명왕으로 만든 셈이다. 로켓 공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베르너 폰 브라운’도 에디슨과 마찬가지로 실패는 연구 과정에서 필요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런던에 폭탄을 투하하려는 독일군 편에서 로켓제조 실험을 계속 했다. 시간이 흘러도 별 성과가 없자 상부에서 베르너를 소환했다. 그때까지 65,121번의 로켓 제조 실패가 계속되던 참이었다. 그들은 베르너에게 물었다. “성공하려면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실패해야겠소?” 베르너는 아직도 5천 번쯤, 또는 그 이상 더 실패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대답하며 이렇게 말했다.


“ 로켓을 만들기 위한 검증을 거치기까지 6만5천번 넘는 실패가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3만번 정도 실패했지요. 게다가 미국은 실패라는 것 조차도한번 해보지 못한 상태고요.” 2차 대전 막바지에 독일은 베르너가 개발한 탄도탄으로 연합군에게 맹렬한 폭격을 가했다. 이런 무기를 가진 나라는 당시만해도 독일이 유일했다. 몇 년 후 베르너는 미국의 우주 개발 프로그램의 총책임자로서 1969년 세계 최초로 인류를 달에 보내게 됐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수는 영원한 실패가 아니다. 정말 부끄러운것은 한 번도 실패해보지 않은 것, 즉 아무런 시도도 해보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이다. 오늘도 성공을 꿈꾸며, 불철주야 게임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수많은 개발자들과 링컨, 에디슨, 베르너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마음 속에 새기고 싶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