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누구나 만드는 게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2.05.31 11:1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오디션 열풍에 사로 잡혀있다. 엄밀히 말하면 지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겠다. 조금 지나긴 했으니 말이다. 가수라는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일방적으로 듣는 시대를 넘어, 재능이 있다면 누구나 대중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노래는 오랜 세월동안 불리워 왔으니 문화나 취미, 생활의 일부가 됐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선 노래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누구나 가수를 꿈꿀 수 있는 자양분을 공급받고, 간이 무대까지 제공받았으니 가수들이 쏟아질 만한 환경은 갖춘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가수나 밴드뿐 아니라, 게임도 누구나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디 게임 개발자로 유명한 안나 앤스로피 씨는 테크놀로지 뉴스 사이트 ‘더 버지(The Verge)’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게임이 많지 않은 것에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요즘 게임 개발자들은 모든 예술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을 단순히 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만 생각해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안나 씨는 직접 게임을 만드는 일 외에도 ‘Rise of the Videogame Zinesters(비디오게임 동인작가의 대두)’라는 책을 집필하며, 누구나 게임제작을 해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게임은 이미 크리에이티브한 미디어로 성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고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찍어내는 제품이 되기 보다는 개인의 사상과 체험을 통한 하나의 표현 수단이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요즘 주류를 이루는 게임들은 롤플레잉이나 슈팅 게임처럼, 사이버 공간에서 쉴 틈 없이 무엇인가를 계속 해야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다양한 맛을 가진 게임들의 출현이 요구됨에도 개발사들은 시장의 니즈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게임 회사에 취업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아 보인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예나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의 개발툴 소프트도 많이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게임 제작은 위에서 밝힌 가수의 예처럼 특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논리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게임을 제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를 완성시키고 유통해야한다고 무리하게 주장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누구나 게임 제작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보다 창의적인 내용을 담은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성 문화에 물들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반드시 게임 제작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어찌보면, 피아노 앞에 앉거나 캔버스 앞에서 건반을 마구 두드리거나 멋대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와 비슷하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음악과 미술에 관심을 갖는 법이다. 특히 요즘의 한국 사회처럼,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현실에서 게임 제작 체험은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근사한 물건(?)이 나오든, 별 것 아닌 듯한 조악한 제품이 나오든 상관 없이, 누구나 게임을 만들어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