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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텔리젼트」권준모 사장 “엔텔리젼트 게임, 해외시장 평정 나선다!”

  • 유양희
  • 입력 2004.11.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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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아무것도 성공한 게 없습니다.” 백만 다운로드를 거뜬히 상회하며 모바일게임계의 집중조명을 받은 엔텔리젼트 권 사장의 겸손함이다. 엔텔리젼트의 대히트작인 ‘삼국지 무한대전’은 지난 해 12월말 SKT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누적 다운로드 100만회를 기록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연 매출 10억원을 기록한 엔텔리젼트는 ‘삼국지 무한대전’에 이어 ‘삼국지 천하통일’ 등 각종 대작을 선보이며 올해 상반기 매출 30억원, 순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이 정도의 결과를 앞에 두고도 ‘아무 것도 성공한 것이 없다’는 그의 겸손함이 사뭇 무색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권 사장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을 되짚어 본다면 말 그대로 그에겐 현재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국내 모바일 게임도 이젠 해외시장에서의 성공가도를 달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우물보다는 큰 바다를 꿈꿔야 뭔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권 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의 대성공은 해외진출을 위한 기본적 수순에 불과했다. 올 여름부터 권사장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물밑작업을 꾸준히 진행시켜왔다. 그 구체적 물밑작업의 결과는 올 연말을 기점으로 가시화될 계획이다.

그는 “비록 지금은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진행중인 상태지만, 시기가 언제든 실현시킬 자신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와 유럽·미국 등의 진출계획을 구체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유력 외국계열사와의 파트너쉽을 통한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말보다는 실천으로 보여주는 권사장의 스타일을 되짚어본다면, 뭔가 대단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음에 분명하다. ||이년 전쯤 권 사장은 회사초기 한 인터뷰에서 백만다운로드의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저 그런 큰소리, 인터뷰용 포부 정도로 생각했던 그 말이 현실이 된 것은 작년께다. 엔텔리젼트의 이 같은 성공에 여기저기 질시 어린 모함이 쏟아졌던 것도 사실.

어떤 모함이 가장 마음에 걸렸냐는 질문에 권 사장은 “듣고 분명 화가 났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깊게 생각하거나 입에 담고 싶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결론은 유저들이 내 주는 거 아닙니까”라며 굳게 입을 다물었다. 흔한 예가 엔텔리젼트가 자사 게임의 이미지를 과장홍보했다는 질시다. 과장홍보만으로 게임의 100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질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일들로 더욱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것이 권 사장의 생각이다.

사람 만나는 것도, 말 한마디 꺼내는 것도 생각에 생각을 거치는 스타일이다. 한 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오해를 불러내는 걸 누구보다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와 더불어 “일단 말을 아끼는 첫 번째 이유는, 지킬 수 있는 것만 말하자는 신조 때문”이라고 권 사장은 조심스레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 또한 철저하게 고수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상반기 일억대의 인센티브를 직원들에게 제공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잘 알려졌듯 엔텔리젼트는 경희대와 고대 재학생들의 창업동아리로부터 시작했다. 청년 넷이 창업경진대회에 경영시뮬레이션게임을 내놨고, 당시 심사를 맡았던 권 교수가 이들의 장래성을 놓치지 않았다.

권사장은 “애들이 열의 하나는 누구도 남부럽지 않았던 데다, 열의만큼 아는 것도 많은 녀석들이었어요.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소위 어른들이라는 작자에게 상품화를 빌미로 당한 경험도 있고, 여하튼 재능을 그냥 썩히긴 아까운 친구들이 분명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일단 창업보육센터로의 입주를 결심했지만, 권 교수나 학생들에게는 보증금도 빠듯한 상황이었고, 출발은 권교수의 카드빚에서 시작하게 됐다. 사제지간 혹은 사장과 직원 사이라는 애매한 선이 문제가 될 법도 하지만, 그와 청년들에게 나이와 사제지간이라는 벽은 ‘게임’하나로 아무 장벽이 되지 못했다. 그는 회사에서만큼은 절대 ‘교수님’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한다. 엄연한 생업전선, 선생님으로서의 대접을 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권 사장은 “둥그런 원탁이 엔텔리젼트의 이미지라고 생각하시면 맞을 겁니다. 제가 사장이래도 절대 그들보다 위에 있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고요. 서로 이야기를 해야 일을 같이 풀어나갈 수 있는 게 인지상정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그만의 특별한 회사운영방침이다.

엔텔리젼트는 철저하게 팀장 혹은 이사중심체제로 돌아간다. 모세혈관 같은 소단위마다의 의견을 그 마디에서 철저하게 순환시켜 활발한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 그의 목표기 때문이다. 이탈자가 드문 팀웍을 자랑하면서도 독특한 문화를 이룰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순탄대로를 달려왔을 것만 같은 권 사장에게도 회사를 접고 싶은 위기가 있었다. 바로 ‘삼국지 무한대전’이 히트하기 직전인 작년 중반께다. 안식년이었던 데다, 사업과 교직 양쪽에 몸을 담고 있는 일이 당시 그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해외교환교수 신청을 했고 잠시 머리를 식히러 나가고자 결심했다.

“잠깐 머리를 식히고 돌아왔는데, 돌아왔을 때 밀려오는 당혹감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고 권 사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던 ‘삼국지 무한대전’이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결과물로 나와있었고, 회사 직원들의 의욕도 상당히 저하돼 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말 그대로 사업을 접을까 했지만, 포기로서 막을 내리기엔 그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이후 조직을 전면 재정비하고, 모든 제작 프로세스 개편에 들어갔다. 말 그대로 군살 없는 조직으로 재정비된 회사는 ‘삼국지 무한대전’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권 사장은 “힘든 고비가 때로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느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대쪽같은 선생님 이전의 무수한 전략을 자유자재로 융통시킬 수 있는 제갈공명에 가까운 사람이다. 단순한 지식에 머무는 대신 그 지식들을 조합하고 실전에 투입시키는 것이 그의 장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경험도 돈도 펀딩지식도 전무한 그가 사업에 뛰어든다고 했을 당시, 주변의 만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교수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주변 10명 중 9명은 말리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실전경험이 전무한 그의 비법은 단 하나의 좌우명 속에 모두 포함돼 있다. 즉 ‘본질을 보라’는 것이다. 일단 그가 충실하려 했던 본질은 직원들에게의 동기부여와 회사만의 차별화 전략, 인프라와 마켓 상황을 이해하자는 것부터 시작했다. 시장 흐름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그에 대한 분석을 팀장과 이사급 직원들에게 전달하면 나머지는 회사 문화를 바탕으로 유수처럼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권 사장은 더불어 “전략 없이 움직이는 것은 독약과 같다”고 사전 철저한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질을 바탕으로 한 전략, 그 전략이 결정되면 주저 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 그의 제갈공명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그의 전략은 말 그대로 ‘해외시장 제패’다. 본질을 보는 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 모바일사들이 마케팅력도 자본력도 충분하지 않다”며 “그에 대한 불만보다는 시장을 보고 적합한 적응을 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권 사장은 말한다.

그는 이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아이디어는 ‘네트워크’로 통할 수 있다. 네트워크 게임과 한편으론 해외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 엔텔리젼트의 올 하반기를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섣부른 말도, 섣부른 호기도 부리지 않는 권 사장이이기에 올 하반기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런 저런 사업에 무수한 ‘교수 사장님’이 등장해 왔고, 더불어 ‘교수가 사업을 하면 망한다’는 징크스가 따랐던 것 역시 사실이다. 이 와중에 보란듯 순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권 사장. 그의 성공적 줄타기의 비법은 무엇일까. 이에 권 사장은 역으로 기존 실패한 ‘교수 사장님’들의 공통점을 짚어내 웃음을 자아냈다.

그가 말한 ‘교수 사장님’의 공통점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직원이 자기 제잔 줄 안다는 것이다. 배움의 장과, 피가 튀기는 생업전선은 그야말로 다른 환경임에도 불구, 교실에서의 분위기를 사업터에 적용하려는 것이 첫 번째 실패 요인이란 것이다. 둘째는 투자비가 연구비인 줄로 착각한다는 것. 투자는 말 그대로 구체적 아웃풋을 위한 자금이다. 이 자금은 한치의 오차 없이 냉정한 계산 하에 집행돼야 한다는 것이 권 사장의 생각이다. 그런데 기존 교수 사장님들은 투자자금을 이런저런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한 용도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교수 사장님들의 세 번째 실패 요소는 ‘존경만받으려 한다’는 점이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욕먹을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 역시 권 사장의 신조다. “존경받는 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존경만을 받기 바란다면, 말 그대로 교수로서 만족해야 한다”고 권 사장은 설명했다. 무수한 시기와 질투, 혹은 모함을 견뎌낼 두둑한 배짱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젊은 교수이자 사장인 그가 내리는 명쾌하지만, 분명 귀기울일 만한 충고가 아닐 수 없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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