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모퍼스」하정원 사장 “온라인과 모바일의 ‘허브(Hub)’ 되겠다”

  • 유양희
  • 입력 2004.10.25 20:2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 사장은 지난 해 10월 모퍼스를 설립해 1년여를 꼬박이 달려왔다. 모퍼스의 신규사업에 갖는 업계 설득작업과 관련 국내외특허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시간이다. 핵심 사업은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사이의 허브로서 역할을 할 ‘파워짱’이다.

하 사장은 “기존 유무선연동게임은 온라인 게임에서의 부가적인 개념이 강했습니다. 즉 온라인 게임의 인기도에 빌붙어, 온라인 게임유저가 똑같은 이름의 모바일 게임을 즐길 것이란 예측에서 비롯된 거죠”라며 열띤 설명을 시작해 나갔다.

하 사장이 여기서 짚어낸 문제점은 바로 이 같은 사업모델이 결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온라인 게임대로, 모바일 게임은 모바일 게임대로 각각의 확고한 유저층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온라인 이식작으로서의 모바일 게임이 갖는 한계는 뚜렷하다는 것.

대신 그가 눈여겨 본 것은 각 사용자층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양자간의 통합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모바일 게임에서 유저가 소비하는 ‘시간의 개념’을, 유저가 즐기는 특정 온라인 개념의 포인트로 승화시키는 것이 하 사장이 고안한 아이디어였다.

온라인게임 이용자가 이 회사 ‘파워짱’사이트에 접속, 등록한 뒤 휴대전화로 이용할 모바일게임을 선택하면 된다. 유무선 연동이 되기 때문에 온라인게임 이용자는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휴대전화로도 계속 키워나갈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유저층의 자유도와 게임 장르간의 자유도를 그대로 살려둔다는 점이다. 자신이 즐기고 싶은 각각의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그 특성대로 즐기며, 시간을 통합하는 신개념의 서비스가 그것이다. ||현재 이를 위해 하 사장이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컴투스·게임빌·엠조이넷 등 모바일 5개사와, 윈디소프트·조이온·메트로택 등 온라인 8사 가량이다. 모바일 게임 10여개와 온라인 게임 10여종 가량의 연결작업으로서 기본 시작 선을 그어놓은 상태. 하 사장은 이 외에도 연말 께까지 30여개의 게임 연동작업을 계획 중에 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 다양한 유저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저력 또한 서비스 자체의 ‘자유도’가 크다는 점에서 기인하다.

하 사장은 “서비스 자체가 특정 모바일 게임에 시간을 측정하는 모듈탑재로서 가능하다”며 “기존 모바일 게임을 즐길 때 사라져버리고 마는 ‘시간’ 개념을 각 온라인 게임의 특징에 맞게 환산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게임에서는 경험치가 오를 수 있고, 혹은 유저가 지정한 능력치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게임포털의 경우는 게임머니로서의 환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사장은 “회사 설립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비즈니스 모델을 우리나라를 비롯, 주요 해외국가에서 특허출 원했다”며 “상표 등록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신규사업을 위해 그간 하 사장이 주력한 것은 게임업계 사람들과의 무수한 만남을 갖는 일이었다.

맨주먹으로 부딪히듯 업체 곳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비즈니스 모델의 설명을 시작해 나갔다. 하루에 평균 미팅 건수는 3업체. 가는 곳마다 세세하게 설명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워낙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에 이해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 사장이 게임계에 입문한 지는 2∼3년 가량이다. 불혹을 넘긴 그의 나이를 가늠해볼 때도 그리 긴 이력이 아닐뿐더러, 늦깎이 입문이라는 점이 오히려 눈길을 끈다.

하사장은 행정고시(32회) 출신 공무원으로 1989년부터 99년까지 서울시에서 근무했다. 하사장이 게임분야에 접했던 것은 97년. ‘버추얼 서울’이라는 서울시 홍보용 게임을 만들면서다. 더불어 그는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하 사장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언젠가 IT회사를 운영해보자고 마음먹곤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늦은 출발, 그래도 주저함은 없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99년 서울시를 퇴직한 하사장은 즉시 미국 실리콘 밸리로 날아갔다. 그는 그곳에서 정보통신업체 에어넥스커뮤니케이션의 e-비즈니스 팀장으로 실무경험을 익혔다. 한국에 돌아와선 한국디지털드림스튜디오,넥스젠커뮤니케이션 등 게임업체에서 일했다.

그렇게 지난해 10월 모퍼스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데서 무엇보다 자신감을 느꼈습니다. 혹여 누가 알기라도 할까봐, 국내외 특허출원부터 시작했고요”라고 그는 회사 초기를 회상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 수많은 업체들과의 미팅, 어지간한 업계 마당발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그는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많이 만날 기회를 갖느라고 노력한 것”이 최선의 방도였다고 말한다. ||“같은 게임업계라고는 하지만, 양쪽의 회사 분위기부터가 상이하더라고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든 일이었지만, 하 사장에게 무엇보다 당혹스러웠던 것은 양쪽 업계간의 상이한 기업분위기였다. 한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양쪽에 똑같이 설명하면서도 양쪽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것이다. 같은 게임업계임에도 불구, 서로가 서로를 동떨어진 영역으로 보는 분위기를 느꼈다는 것.

온라인 개발사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강한데다, 지난해부터는 자사 안에 아예 독립적인 모바일 개발팀을 만드는 경우도 많아졌다. 모바일 개발사들 역시 온라인 게임 영역과의 독립적 장르로 인식되길 원하는 분위기가 강한 상황이다.

그는 “유저들은 물론이고, 온라인이든 모바일이든 다 같이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을 가장 강조했다”며 “그 점을 이해하는 업체의 경우 단 10분만에 이야기가 끝나는 경우가 있었던 반면, 수십 번을 만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반응이 극과 극”이었다고 말한다. 모 업체의 경우 미팅 약속을 잡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였다.

한편 그는 “이동통신업체는 음성통화 매출이 정체하자 데이터의 매출을 높이려 하고 온라인 게임업체는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에 접목시키면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시장, 이통업계가 현재 사용자 확대에 고심하고 있는 만큼, 하 사장은 이번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각 시장의 돌파구를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모퍼스의 사업모델로 각 업계간의 경계 분위기가 허물어지는 부가적 효과도 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유저와 각 업계 간 누구고 손해보지 않는 ‘장사’가 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다. 시간의 개념을 또 다른 돌파구로 보고 있는 하 사장은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작은 생각의 변화지만, 유저와 각 업계가 원하는 부분이 교묘한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하 사장의 자신감은 어느때보다 높은 상태다.

“큰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서로가 원하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모퍼스의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부가가치 산업인 게임분야에 또 다른 부가가치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서비스 프로바이더(mobile service provider)’라는 생소한 개념의 사업 모델로 게임업계를 노크하고 있는 하 사장. 올 하반기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