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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르엔터테인먼트」이대영 사장 “유저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게임 만들겠다”

  • 윤영진
  • 입력 2004.10.1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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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틴2’는 오픈 첫날 동시접속자수 1만명을 기록하며 서버 접속마저 힘들만큼 인산인해를 이루는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신규 접속자가 계속해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접속자의 숫자는 늘지 않았다. 이유는 무얼까. “게임의 밸런스와 게임성에 문제가 컸다고 봅니다. 게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던 게죠.”

결국 이대영 사장은 이를 해결키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서버다운’이라는 배수의 진을 쳤다. 여타의 오픈베타테스트게임들의 경우, 계속적인 추가 패치를 통한 밸런스 조율을 진행하며 각종 이벤트를 내걸어 유저 몰이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 이에 반해 이대영 사장은 ‘메틴2’를 게임성으로 먼저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됐다.

그러나 서버 재오픈 후의 성적표는 최악. 최대 1만 2천명에 달하던 동시접속자수는 불과 3천명으로 곤두박질 치게됐고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도 들려왔다. 이 정도면 이미 실패한 게임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련만 오히려 잘된 일이라나. “예전의 동접자수는 거품이었습니다. 게임이 좋아서가 아니라 소문이나 홍보의 효과가 컸죠. 이제는 진정한 저희 게임의 유저들이 남은 것 아니겠습니까.”

단순히 거품만 많고 언제 떠날지 모르는 철새 유저들이 대다수라면 상용화 후 받게되는 충격이나 부담만 가중시키는 요소 이상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란다. 서버 재오픈 한달 남짓. 과거 ‘메틴1’이 상용화 이후 되레 동시접속자가 늘어났듯 서버 안정화를 단행한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대영 사장. 결코 단순한 호기나 허풍이 아니다.

실제로 서버다운 이후 해외에서는 오히려 게임성에 대한 확실한 보장과 탄탄한 자본력을 되레 높게 평가, 중국 중경그룹과의 수출계약이 성사됐고 최근 대만과 일본의 모업체와도 수출 협상이 한창이다. 물론 이제 시작이라는 이사장의 말처럼, ‘메틴2’의 비상은 아직 완전히 가시화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외에서의 계속되는 러브콜만 보더라도 결코 오판이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게임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는 유저라할지라도 이미르를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는 그 동안 국내 유수의 온라인게임업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졌기 때문. 그러나 간판과는 달리 내실은 되레 탄탄해 투자를 받은 적도 없을뿐더러 부채 역시 전무하다. 이제 시작한 업체인 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이미르는 지난 1998년 엔씨소프트 등과 함께 국내 온라인게임계의 1세대를 열었던 중견 개발사다.

처음 ‘메틴1’을 개발했을 당시, 개발력으로 승부한다는 취지 아래 홍보나 마케팅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불량제품을 만들어 놓고 홍보에 주력하게 되면 역효과만 난다는 이사장의 판단 때문이었다. 이는 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평작을 만들어봤자 게임성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단명함을 아는 까닭이었다.

계속해서 가다듬길 수십회. 결국 이 같은 판단은 몇 년 뒤 뒤늦게 그 효과가 드러난다. 여수와 군산, 울산과 대구 등 지방도시에서 상당한 유저층을 이끌어내는데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홍보가 아닌 오로지 입소문을 통해서 이뤄졌기에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물론 유저들 뿐이 아닌 정부로부터도 게임성을 인정받아 소프트엑스포 상품상 부문에서 수상함은 물론, 병역특례 업체의 혜택도 받게된다. 단시간에 승부하기보다는 더디고, 무딘 허나 오래도록 사랑 받는 게임을 제작하는 것. 그것이 이미르가 추구하는 게임상인 것이다.||“시장의 전망이라면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진다면 단 1년도 버텨내기 힘들죠. 끊임없는 기술 개발만이 제작사가 살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미르란 이름으로 게임개발에만 몰두하길 7년. 이제는 개발의 잠재능력이 세계 어느 회사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이사장.

그는 유능한 마케터보다는 유능한 개발자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개발이 중심이 되고 이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 마케팅이며 홍보인 까닭이라나. 물론 이로 인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게임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제대로 된 홍보 창구가 없던 만큼 유저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있었다.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은 모르는 것만도 못한 법.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죠. 허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를 모두 잃는 것보다는 우선 하나라도 완벽히 하는 게 낫겠다 싶었거든요.” 물론 이제는 마케팅과 홍보 부서를 신설하고 유저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GM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는데 한창이다. 이제 개발력이 세계수준에 달한다는 자부심이 밑바탕 됐기 때문이다. 게임을 홍보하고 알린다해도 결코 마이너스적인 결과로 다가오지 않음을 자신하는 까닭이기도 하다.||이사장은 투잡스 족이다. 대학시절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당시 신기술 산업이었던 건설에 투신키 위해 이란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경험을 쌓고 이후 건설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회사가 탄탄대로를 걸으며 안정권에 들자, 모험이 그리웠다나. 이후 우연한 기회에 게임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곤 바로 게임회사를 설립했다.

무모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결코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의 두둑한 배짱 덕분이다. 어려움이 없다면 재미가 있겠냐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의 성격도 한몫 해왔다. 실제로 최근 서버다운을 비롯, 마케팅이나 홍보팀이 없는 상태로 게임 개발에만 몰두해왔던 모든 일들이 이사장만의 옹고집이란 이름으로 지금의 이미르를 만드는 밑거름이 돼 왔다.

이 같은 배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사실 제가 건설회사와 게임회사 2곳의 대표로 있거든요. 이것이 망해도 먹고 살 길이 있다고 생각하니 자연 조급해지지 않는 원동력이 되더군요.”

게임개발은 벤처 이상의 모험이지만 만사가 그러하듯 성공 키워드는 존재한다고 말하는 이사장. 바로 용기와 인내, 그리고 결단이란다. 또한 선택한 것이 최선이란 생각이 든다면 무리수를 두더라도 망설임 없이 이끌어 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인생철학이자 철칙이기도 하다.

“건설업과 게임업이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토목과 배관공사 등을 합치는 과정이 건설업이라면 프로그램과 서버, 클라이언트와 모델링을 합치는 작업이 온라인게임이죠.” 그의 말이 이어진다.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온라인게임은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만큼 무엇하나 실수가 있어서는 안되겠죠. 마치 생방송 오케스트라 같다고나 할까요.”

이제 그의 배짱은 이미르의 개발력과 함께 새로운 도전으로 방향 전환을 준비중에 있다. 올 연말 ‘메틴2’의 유료화 이후 이미르 사단의 신규 목표는 모바일과 PC, 온라인의 중간 개념적 게임이다. 국경이나 서버의 제한이 없는, 장소의 제한마저도 넘어서는 새로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의 개발 연구가 긍국의 목적.

향후 4년 뒤의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중인 신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물론 실패해도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 “실패해도 그 개발 노하우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그것이 다 저희 기술력이 되는 것이죠.” 배짱 플레이의 달인 이대영. 그의 모험담은 이미르를 통해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것이다. 간판이 아닌 내실이라는 이름으로….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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