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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코엔터테인먼트」홍문철 사장 “게임유통 新활로, 트렌드 읽는 힘으로 개척한다”

  • 유양희
  • 입력 2004.10.0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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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코엔터테인먼트 홍문철(42)사장은 올 하반기를 ‘고지점령’의 요충지로 보고 있다. ‘라카’로 국내 게임시장의 선두권 진입은 물론, 해외 마케팅의 신활로 개척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 일단 막바지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진행중인 ‘라카’의 기반 다지기가 성공하면 ‘이판사판’ 사이트의 본격적 활동 역시 가능하다는 것이 홍 사장의 전략이다.

그는 “‘라카’와 게임포털인 ‘이판사판’을 엇비슷한 시기에 오픈 하긴 했지만, 양쪽이 본격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점은 올 연말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반기 고지를 위한 전략적 방안은 비단 ‘라카’ 하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우선 “‘이판사판’을 단순한 게임포털로 보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판사판’을 위해 현재 자체적으로 준비중인 게임만 슈팅장르를 비롯해 20여가지 가량이다. 자체 흡수한 모바일 관련사와 내년을 노리고 있는 콘솔게임들까지 향후 모두 ‘이판사판’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홍 사장은 설명했다.

슈팅게임의 경우 올 연말 안에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계획 중에 있다. 더불어 동종업체인 개발사들의 게임 역시 서너개가량 함께 가세할 수 있는 모델도 구상중이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기존 퍼블리셔들의 개념이 아닌, 개발사 대 개발사의 이해관계 속에서 새로운 퍼블리셔 개념을 정립할”것이라고 설명한다.

홍 사장은 이어 “현재 기분은 그간 애지중지 모은 블록조각들을 한단 한단 맞추고 있는 기분”이라며 “‘라카’가 그 블록들을 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든 기반작업이 일차적으로는 ‘라카’의 성공적 안착을 기점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홍 사장이 ‘라스트 카오스’에 대해 갖는 애정은 남다르다.

2년여 비밀리에 개발기간을 거친 온라인게임 ‘라카.’ ‘라그하임’을 만든 나코의 차기작이라 점에서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지난 달 치러진 ‘라스트 카오스’의 제작발표회장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코의 관계사들과 기자들은 물론 업계 곳곳에서 소식을 듣고 몰려든 사람들로, 주최측이 준비한 100여 개의 좌석이 모자랄 정도였다. 그 날 공개된 ‘라카’는 특히 그래픽 부분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중요도를 지닌 ‘라카’의 공개 과정에서 눈길을 끌었던 점은, 게임이 공개되기도 전 이미 500만 달러의 규모의 중국·대만지역 판권을 거머쥐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 이례적 계약 모델이다.

그간 국내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은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여부를 검증 받은 이후에야 비로소 ‘팔려 나갔던’ 사례들이 일반적이었다. 게임을 보지 않고도 사가도록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기술. 홍 사장은 그 저력을 전문적 마케팅 영역에서 찾고 있다.

그는 “도대체 비결이 뭐냐고들, 무슨 꽁수라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많이들 묻는데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 무슨 요행이 통하겠냐”며 “단지 마케팅, 특히 해외마케팅에 있어서의 경험과 확실한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관점을 종합해 내는 것이 홍 사장의 특기다. 수많은 국내외 업체 사람들과의 미팅. 출근시간은 좀 늦지만, 매일 새벽 4시 정도가 그의 정해진 귀가 시간이다.

“방에 틀어박혀 하는 생각은 공상일 뿐이고, 무엇보다 직접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최고”라고 그는 강조했다. 비록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합하다 보면 하나의 큰 덩어리, 즉 트렌드가 보인다는 것이다.

홍 사장이 이 점을 기업인이 가장 먼저 갖춰야할 최고의 미덕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인 10여 년 전 버거킹과 BMW자동차의 국내 런칭 대행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현재도 나코 전체를 총괄하는데 발군의 실력을 내고 있는 홍 사장. “현재 회사 내부적으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해외시장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전문 마케팅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내에 해외트렌드를 감(感)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실제 그가 ‘경험’위주의 내부 트레이닝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홍 사장의 정확한 눈에 있어서도 약간 아쉬웠던 기억이 있긴 하다.

나코의 전작이자 대표작인 ‘라그하임.’ 성공적 상용화를 거쳤고, 현재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음에 틀림없다. 홍 사장은 “‘라그하임’은 지금까지도 확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탄탄한 게임이다.

현재 국내 1위 2위 게임과 견주었을 때도 게임성이나 서버력 어느 점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화려한 그래픽에 익숙한 국내유저들에겐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래픽 부분에서 트렌드를 읽어내지 못했던 것이 홍사장이 당시를 통해 배웠던 값진 실전경험이었다. 홍 사장은 우회도로보다는 ‘정공법’을 택하는 타입이다. 다시금 신작을 준비하며, 다시금 MMORPG를 택한 이유도 그런 점이다.

‘라그하임’의 우수한 게임성에 그래픽을 대폭 보강했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며, 기존 독주체제에 대한 정면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또한 현재의 강세게임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이 ‘라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홍 사장의 말투는 날카로운 ‘송곳’같다. 거침없이 직설적인 홍 사장의 말투. 하지만 그의 그런 말투는 듣는 이로 하여금 어떤 믿을 구석을 찾게 하는 힘이 있다. 업계에 10여 년 이상 몸담은 기업인들에게서 흔히 나올 것 같은 특유의 ‘접대용멘트’가 없다는 점이 더욱 그렇다. 그런 점이 오히려 그 ‘송곳’같은 말에 귀를 귀 기울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홍 사장은 또 어김없이 ‘송곳’같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저는 기업인이고, 누가 뭐래도 돈을 많이 버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돈이 해외에서 벌어 들여오는 돈이 주가 돼야 한다는 게 무엇보다 의무이자 보람이 되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국내상황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게 답답하다”고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정부기관들 사이의 주도권, 즉 ‘밥그릇’ 싸움에 이런저런 정책의 혼선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현재 상황으로는 정부기관의 도움까지 바랄 상황도 못 된다”며 “다만 이중잣대나, 중국시장으로의 기술이전을 수수방관하는 정부기관들의 태도에 화가 난다”고 기관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리딩업체들이 국내 독주에만 신경을 곤두세울 뿐, 국내 시장의 토양형성에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현했다.||23일 대만 현지에서 ‘라카’의 제작발표회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홍 사장은 일정보다 하루 먼저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감마니아와의 미팅을 위해서다. ‘라그하임’의 활성화 전략과 개발지원에 대한 미팅 때문이다.

홍 사장은 “현재 외부에서 볼 땐, ‘라카’에 모든 정신을 쏟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파트너사들과의 끈끈한 신뢰 파트너쉽”이라고 강조했다. ‘라그하임’으로 엮인 파트너사들과의 지속적 우호관계를 홍 사장은 거듭 강조했다.

비단 비즈니스적인 차원 때문만은 아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 파트너쉽과 신뢰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홍 사장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내 자식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보다 내 이름”이라고 말했다.

먼 훗날 ‘누구누구의 자식이다’라는 말을 듣고 최소한 욕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카’와 ‘라그하임’, 향후 공개될 다양한 프로젝트를 앞둔 홍 사장의 이런 다짐은 더욱 굳어가고 있다. 홍 사장은 “내년 상반기, 수많은 블록들이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낼 때를 기대해 달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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