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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김기영 회장 “초가 태우더라도 ‘빈대’ 잡겠다”

  • 윤영진
  • 입력 2004.08.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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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카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 약 40만 카피가 판매됐죠. 이중 8∼90%를 구입한 곳이 어딥니까. 바로 PC방입니다. 그 동안 PC방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친 것도 묵시적인 PC방 영업에 대한 동의가 아닙니까. 이 뿐인가요? PC방 전용 스티커를 붙인 ‘카스’까지 등장한 터에 원제작사에 일일이 문의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번 ‘카스’ 사태와 관련된 협회의 입장을 묻자 고무된 표정으로 말하는 김회장. 그가 말하는 요지는 간단하다. 지난 5년간 국내 유통사는 물론 밸브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카스’의 PC방 영업이 불법이란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던 만큼 이 제품들을 사용치 못하게 하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번 사태의 발생 원인은 제작사인 밸브가 스타일네트웍스와 재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금까지 밸브는 국내 ‘카스’ 유통에 대해 비벤디와 계약을 체결, 다시 비벤디는 국내 총판으로 한빛소프트와 웨이코스, 손오공 등을 선정해 국내에 유통해왔다.

그러던 중 올초 밸브는 ‘카스’의 PC방 영업권에 대해 스타일네트웍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스타일네트웍스는 국내 PC방에 판매된 ‘카스’가 모두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기존 제품을 폐기하고 자사 제품 구매를 요구하면서 불거지게 됐다.

결국 PC방들은 ‘카스’의 PC방 영업을 위해서는 중복 과금을 무릅쓰고 재구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이른 것이다. ||“지금까지 밸브로부터 상업적인 이용은 불가하다는 공식적인 통보를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김회장은 지난 3월 17일 밸브의 공식 입장을 듣고자 팩스와 메일을 통해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답변은 없었다. 이후 지난 7월 3일. ‘카스:소스’ 발표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밸브의 마이크 던클을 직접 만나 입장을 전달했다. 일주일 내에 회답을 준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이 역시도 감감 무소식.

이에 협회는 밸브와 스타일네트웍스의 일방적인 원넷 폐쇄의 대응책으로 기존 ‘카스’ 1.5버전 목록서버 운영을 단행했다. “아직까지 밸브와 비벤디 간의 법정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법적 판결에 의한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1.5버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김회장은 ‘카스’를 계속해서 즐길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는 전적으로 소비자가 결정할 문제지 일방적인 원넷 폐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미 구입한 패키지의 리콜이 합당하게 이뤄지거나 원넷 패쇄를 취소할 때까지 목록서버 역시 계속해서 운영할 방침을 세운 것도 이 같은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인문협의 입장은 해외에서 비벤디가 패소할 경우, 사기 기망에 의한 불법 영업행위로 해석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인문협은 밸브의 제품 뿐 아니라 관련사의 제품에 대해서도 협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강력히 반대운동을 펼치며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불매운동 시작과 함께 대체게임을 발굴, 집중적으로 지원하며 여기에 관련 언론사에 밸브와 스타일네트웍스의 기존 저작권 체계를 허무는 정책적 부당성을 지적하고 홍보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관련부처 및 단체와의 연대 추진은 물론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률적 대응 전략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협회에 가입한 17개 지구 118개 지회의 23,000여개 PC방에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ARS 전화 등을 통해 전달함은 물론 대체 게임으로 선정된 ‘스페셜포스’를 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CCR은 처음 ‘포트리스2’에 대해 협회에 IP과금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습니다만 동시접속자수가 늘어나자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죠.

CCR에서 IP과금의 이유로 30억원의 개발비용을 충당키 위함이라 길래, 협회차원에서 매달 5억원씩 6개월 동안 지급해주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끝내 과금을 하더군요. 솔직히 말해 CCR과의 포트리스2 사태와 관련, PC방들로부터 신뢰를 잃었죠.”

회원사들의 불신감. 협회 존립 차원에서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밸브와 스타일네트웍스의 부도덕한 기업 윤리는 지탄받아 마땅하죠. 생각해 보십시오. 무려 5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방조해오며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뒤 이제 돈 좀 더 벌어보겠다는 것 아닙니까.”

김회장은 ‘카스’의 국내 유통 3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이미 받았다. 이미 손오공은 PC방에 판매한 ‘카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을 통보 해왔고 웨이코스 역시 본사차원에서 반품해준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

한빛소프트의 경우 PC방 판매건에 대해 대책을 마련 중이며 추후 공지를 통해 공식 발표한다는 내용을 직접 전달받았다. 한빛소프트가 리콜을 확답할 경우, PC방들의 재정적인 손실은 전무하다. 그런데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무얼까.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패키지 게임들도 IP를 과금하겠다고 나선다면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죠. 이처럼 상도덕에도 어긋나는 일이 재발하게 놔둘 수는 없잖습니까.” ||김회장은 개발사와 PC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PC방은 일반고객과 개발사의 연결 창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고객처럼 여기고 임대료를 받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

김회장의 말을 들어봤다. “밸브나 스타일네트웍스와의 해결점은 오직 IP과금의 철폐나 원넷 서비스의 폐쇄 취소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김회장은 해결점이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미 ‘스페셜포스’처럼 초보 유저들이 즐길만한 대체 게임은 물론 매니아들이 즐길만한 1인칭 슈팅 게임으로 ‘콜 오브 듀티’를 선정, 이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물론 ‘카스’사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 패키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콜 오브 듀티’의 해외 판권사인 액티비전에 향후 IP과금을 하지 않을 것과 PC방에서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서안을 발송했다.

“좋은 게임도 PC방 인프라가 있어야 성공합니다. 실제로 유저들이 처음 게임을 접하는 장소의 55%가 PC방이죠. 물론 좋은 컨텐츠가 있어야 PC방도 살 수 있고요. IP과금을 계속해서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PC방에서 ‘카스’를 홍보해준 마케팅비용을 내놔야하는 것 아니겠습니다.”

김회장은 PC방과 게임업체는 공생의 관계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상도덕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김회장이 국내 게임 업체와 국내에 수출할 전 세계 게임 업체에 들려주고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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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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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 C.Z(카스:컨디션제로) PC방 유료화 인지
3월 11일 | 긴급 진상파악(관련 언론사 및 제품 배포사)
3월 12일 | 협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긴급공지
3월 15일 | 스타일네트웍스 기자회견장 항의방문-침묵시위
3월 15일 | C.Z 관련 임원회의
3월 15일 | C.Z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 실시
3월 17일 | 미국 벨브에 항의서한 발송
3월 18일 | 법률검토 착수 (1차 법률자문 의뢰)
3월 19일 | 협회활동 중간보고 공지
3월 22일 | C.Z 관련 임원회의
3월 22일 | 법률자문의뢰 내용에 대한 고문변호사님과 1차 논의
3월 26일 | C.Z에 대한 主敵 선포식 및 불매 결의대회 실시
3월 29일 | C.Z 관련 임원회의
3월 31일 | 법률자문의뢰 내용에 대한 고문변호사님과 2차 논의
4월 1일 | 관계사 미팅 (C.Z:웨이코스) : 기존 판매된 제품에 대한 후속조치 논의
4월 2일 | 한빛(스타크레프트/디아블로/워크래프트)의 업소용 사용 가능 회신
4월 6일 | 관계사 미팅 (H.L:한빛소프트) :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 대한 후속조치 논의,
모든 정품게임에 대해 업소용으로 사용가능토록 조치 요청
4월 8일 | 비벤디, 한빛, 웨이코스 등 기존정책, 향후대응책 등에 대한 질의서 발송
4월 10일 | 인문협, 클랜 대표,(한빛/웨이코스), 스타일네트웍TM 간의 대표 간담회
4월 12일 | 간담회 내용 분석 및 홈페이지 공지
4월 12일 | C.Z 관련 임원회의
4월 14일 | C.Z 대체게임 발굴 작업 착수(1인칭 슈팅)
4월 19일 | C.Z 관련 임원회의
4월 21일 | 비벤디, 한빛, 웨이코스 등 패키지제품 배포사에 2차 질의서 발송
4월 21일 | 대체게임 발굴 (메가엔터프라이즈와 미팅)
4월 22일 | 2차 법률자문의뢰(김응경 서울시 부지부장의 검토안 토대)
4월 23일 | 온라인커뮤니티 대표자 미팅 준비(4개 인터넷 커뮤니티 대상)
4월 24일 | 온라인커뮤니티 온라인간담회 참석(irc채널)
4월 26일 | C.Z 관련 임원회의
7월 3일 | 밸브의 마이크 던클을 직접 만나 입장 표명 및 공식 입장 요청
7월 3일 | ‘스페셜포스’, ‘카스’ 대체 게임으로 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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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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