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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김남주 사장 “‘뮤’는 차기작 위한 실험작에 불과”

  • 윤영진
  • 입력 2004.07.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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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웹젠에선 총 5개의 개발팀이 5종류의 온라인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뮤 온라인 2’는 아니죠.”

전작의 명성에 기대 차기작을 만드는 것이 게임계든, 영화계든 하나의 유행이 되고 있다. 이는 인지도면에서 성공확률이 높은 탓이다. 하지만 김사장은 이번 차기작 중에 ‘뮤 온라인 2’가 없음을 강조한다.

온라인게임의 수명상 ‘뮤 온라인’이 선보인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다. 또한 ‘뮤 온라인 2’에 거는 기대에 비해 ‘뮤 온라인’이 보여주었던 그래픽 등 외적 요소를 생각하면 현재로선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차기작 역시 개발할 이유가 있었을까. 특히 전작과 같은 MMORPG 장르와 동일한 판타지 배경, 이에 기인한 법사, 전사 등의 유사 클래스에 전작에 사용됐던 개량 엔진까지. 역시나 차기작의 개발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저희는 ‘뮤 온라인’ 하나 뿐입니다. 웨스트우드를 일례로 든다면 ‘커맨드 앤 퀀커’ 시리즈로 인기를 얻어왔죠. 하지만 단일 게임에 의존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사례가 많습니다.” 컨텐츠 기반의 다양성. 김사장은 컨텐츠 기반을 넓히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번 차기작은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좀 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또 하나의 ‘뮤 온라인’인 셈이었다. 실제로 웹젠은 델피아이를 자산 인수해 ‘나이트로 온라인(가칭)’과 ‘파르페 통신(가칭)’을 개발중이다. 이 역시도 동일 범주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뮤 온라인2’는 2007년에나 선보일 계획입니다. 현재 차기작과 ‘뮤 온라인’시리즈를 간격을 두고 계속해서 개발해나갈 계획이죠. 사실 ‘뮤 온라인’은 이 게임을 위한 실험작일 뿐이었으니까요.” 이번 차기작은 ‘뮤 온라인’을 통해 검증된 내용들만을 뽑아 한층 개량하고 발전시켰다.

‘뮤 온라인’에서 방패보다 이도류를 선호하는 모습에서 방패를 과감히 빼고 이도류를 다양화시키는 등 인기 있는 부분이나 재미있다고 느껴진 요소들에 최대한 무게중심을 둘 예정이다.

지난 2002년 12월 개발에 착수해 기획기간만 1년이었다는 이번 차기작. “많은 것을 담을 생각은 없습니다. 게임 시나리오나 배경도 중요치 않죠.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되기보단 전투 부문과 편의성, 그래픽만으로 승부를 볼 예정입니다.

‘뮤 온라인’의 확장판 개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봐왔던 MMORPG들과는 확연히 다르죠.” 플레이를 하는데 학습이 필요 없는 유저 편의성에 중심을 둔 ‘패키지게임의 탈을 쓴 온라인게임’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라고 덧붙인 김사장.

하지만 전투 부분만을 강조하고, 매니아틱한 장르인 MMORPG에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것 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인다. 과연 이 게임에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까.

김사장의 말이 이어진다. “다양한 시스템이나 여러 부분에 대한 욕심이 적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허나 전투 부분의 강조는 상당히 비중이 큰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다른 게임들에서도 접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저희 차기작에 접목 시켜봐야 차별성은 없죠. 저희 차기작에서도 즐길 수 있고, 다른 게임에서도 즐길 수 있다면 이번 차기작의 게임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전투 시스템이 최대한 강조된 온라인게임. 어차피 할 사람들은 다 할 테니 걱정 안 해요.”

차기작의 전투시스템은 과장 그 자체다. 모션캡쳐 조차도 사용하지 않았다. 타격감과 화려한 이펙트를 강조하고 일부 몬스터에 뛰어난 인공지능을 부가해 변수를 유발했을 뿐. 이 부분이 실제 게임에서 어떻게 보여질지는 미지수다.

그런데도 어차피 할 사람은 한다? 단순한 만용인지, 아니면 계산된 성공에의 지름길인지, 이도 아니면 철저한 승부욕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때처럼 확신에 찬 김사장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뮤 온라인’의 그래픽은 가속 효과만 사용해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거든요. 이런 점을 보강하고,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오토마우스도 90%이상 막을 것입니다. 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피로도 시스템 등을 통해 구현될 예정이죠. 이 밖에 사운드 부분도 대폭 업그레이드 됐으며 조이패드의 지원도 생각중이죠.”

성공신화를 이룩한 게임의 장점들을 더욱 부각시키고, 아쉬웠던 부분들을 개선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사장의 지론. 단순 명쾌한 그만의 확고한 해답이다.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김사장은 최근 의외의 문제에 봉착했다. 개발과는 별도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은 바로 ‘게임명’.

“이름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특히 ‘뮤 온라인’처럼 외자를 따 이름을 지으려고 했지만 마땅한 것이 이젠 없더라고요. 기획자들과도 고심해봤지만, 글쎄요(웃음). 게임 내 뮤 대륙을 제목으로 잡은 ‘뮤 온라인’처럼 게임 내에 등장하는 지형이나 특정 아이템, 혹은 몬스터나 보스 이름 중에서 선정할 계획입니다.”

게임의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명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에 그리 몰두하고 있다니 참으로 엉뚱하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몇몇 요소를 게임의 핵심으로 삼고, 그것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중요 요소로 게임명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혹 ‘뮤 온라인’처럼 해외 수출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제목을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선은 동양권 수출에 주력할 예정이에요. 실제 게임에서도 동양적 요소가 98%이상이죠. 물론 북미나 유럽 시장 수출도 생각하고는 있습니다만, 한번에 어떤 쾌거를 이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일례로 X박스의 경우 동양권 시장에 출시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죠.”

그의 말이 이어진다. “PS2나 게임큐브는 동양권은 물론 서양권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단 한번에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몇 번에 걸쳐 서양 시장에 인지도를 넓혀간 까닭이죠. 언젠가 이 시장도 저희가 반드시 공략해야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김사장의 수출에 대한 비전이다. 한번에 해외에서 인정받기보다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자리 매김 하겠다는 생각이기도 하다. 오는 2005년 5월 E3에서 공식 발표될 웹젠의 차기작. 김사장의 이야기를 통해 전체적인 윤곽은 대강 짐작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그 무엇은 없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도 켜놓지 않은 채로 개발에 몰두하고 있던 김사장. 이제는 여유도 있으련만 며칠이나 집에 들어가지 않은 듯한 그의 모습에서 아직도 경영자보다는 개발자에 가까운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제 그가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쏟는 게임에 대한 엄청난 열정과 집념. 벌써부터 그가 만들고 있는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생년월일 : 1972년 4월 7일(양)
+ 학력 : 서울예림미술 고등학교
+ 주요경력
-1992년 ㈜원엔지니어링 입사
-1993년 캐드하우스 기술지원부
-1994년 미리내 소프트 IZMIR 슈팅게임 개발
-2000년 5월∼9월 ㈜웹젠 그래픽 담당 개발이사
-2002년 9월∼ 現 ㈜웹젠 대표이사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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