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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프로게이머‘얼짱'「서지수」“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을 것”

  • 김수연
  • 입력 2004.03.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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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수가 최근 들어 갖가지 구설수로 게임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열애설, <iTV> 욕설파문, 경기도중 비 매너 행동 등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에 일일이 꼬투리를 잡는 안티 팬들도 부쩍 많아졌다.

얼마 전 불거져 나온 난데없는 ‘열애설’의 상대는 같은 소울팀 소속의 ‘마린병정’ 한승엽. 문제는 <SBS> TV에서 방송된 신사옥 오픈 기념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SBS>측이 남자친구가 없는 그녀에게 ‘친분 있는 사람과 나오면 된다’고 말해 같은 팀의 한승엽을 데리고 갔다. 이 프로그램에서 둘은 연인으로 설정됐고 방송국 측은 이를 자막이나 인터뷰로 해명해주기로 했으나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문제가 된 것.

팬 카페에서는 “잘 어울린다”, “축하한다”는 글들도 많았으나 차세대 꽃 미남으로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는 한승엽의 여성 팬들은 그녀를 공격해 왔다. “방송이 나가고 아버지 아시는 분들부터 친구들, 친척들의 전화가 폭주했어요.” 일일이 변명하는데 지치신 아버지는 결국 전화코드를 뽑아 놓으셨다.

“아직도 한승엽 선수와 잘되어가냐고 묻는 분들이 계세요.” 지나치게 외모지상주위를 표방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당당히 실력으로 평가받기를 원하는 프로게이머 ‘얼짱’ 서지수. 그녀는 주위의 지나친 관심이 아직은 낯선 19세 소녀다.

게임관련 사이트에 오르내리는 자신의 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을 날이 꼭 오리라 확신한다.||그녀는 3녀 중 둘째다. 언니와는 2분 터울 일란성 쌍둥이. 생김새는 같아도 성격은 전혀 딴판이다. 소극적이고 사교성이 부족한 그녀는 항상 성격이 좋아 친구도 많은 언니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언니 지은은 그녀에게 동일시 대상이었고 부모님 다음으로 가장 의지하고픈 존재였다. 한창 예민하던 사춘기 때 냉전의 시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가장 좋은 친구이자 의리로 똘똘 뭉친 반쪽이다. 지은도 iTV <고수를 이겨라>에 출연할 정도로 게임실력이 수준급.

그녀의 미모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동생 지승(16)도 출중한 미색이다. 최근에는 동생도 그녀와 함께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MTM 소속으로 4년 전부터 맥도널드를 비롯해 CF모델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녀의 팬들이 무더기로 동생 지승의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아들이 없어 적적해하시던 아버지는 세 딸을 데리고 축구를 비롯한 운동을 늘 함께 했고 직접 ‘스타크래프트’를 가르쳤다. 하마터면 세 딸이 모두 프로게이머가 될 뻔했다는 후문.

셋 중 유독 게임을 좋아한 그녀는 스승인 아버지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조차 나서서 만류했다. 아버지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신 분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안돼!”라고 하면 절대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는 법이 없었다.

담임선생님 조차 부모님께 “성적이 좋아 좋은 대학 갈 수 있는 애를 왜 게임을 시키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그녀는 게임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결국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의 뜻을 꺾고 게이머가 된 것이다. ||그녀는 나이답지 않게 보수적이라 간혹 ‘애늙은이’라는 소릴 듣기도 한다. 17살 때 게이머 활동을 시작했을 때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거나 다름없으니 자칫 되바라지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였다.

“아버지가 무척 보수적이라 활동을 하면서도 조심스러웠어요.” 성년이 된 지금도 술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처음 게임TV에 출연할 때에는 전혀 메이컵을 하지 않았다. 학생이 화장을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 그

러나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얼굴이 붉고 유난히 번들거린다며 어머니께서 메이컵을 해주셨다. 이목구비가 또렷하다보니 피부 메이컵만 해도 화장이 진해 보여 고민이다.

“요즘에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어요. 한창 젊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입어 보겠어요.” ‘얼짱’으로 유명세를 타고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바로 ‘성형수술’얘기다. 심지어 메이컵을 해주는 방송 코디들까지 “얼굴에 칼 댔지?”, “코 높였냐?”고 할 정도.

“고 2때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2년 만에 8킬로그램이 빠졌어요. 젖살이 빠지고 나니 더 예뻐 보이나 봐요.” 밤새 게임을 하고 신경 쓰는 일이 많다보니 포동포동하던 얼굴 살이 쏙 빠졌다.
그녀는 “하나님이 주신 몸에 마음대로 칼을 대는 건 절대 싫다”며 “아무리 돈이 많아도 성형수술은 무서워서 못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녀의 팬들은 대부분이 남자다. 수줍어 말 한마디 못 건네면서 그녀가 가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뒤를 따르는 팬이 있는가 하면 결혼을 해달라며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오는 7살 연하의 중학생도 있다.

그녀 역시 숫기 없고 내성적이기는 마찬가지. 팬이라고 다가서면 다정스럽게 인사말이라도 건넬 법 한데 쑥스러운 마음에 주춤하고야 만다. 지하철에서 그녀를 알아보는 팬들이 사인을 요구하거나 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자고 하면 금새 얼굴이 홍당무가 된다.

그녀의 첫사랑은 중 3때다. 카누 선수였던 같은 반 남학생에게 프로포즈를 받았다. 평소 눈여겨보았던 친구였기에 그녀도 싫진 않았다. 1년 가까이 사귀었지만 가끔 전화 통화만 오고갔다. 설레는 마음만이 추억으로 남는 순수한 시절의 첫사랑이다.

프로게이머 데뷔 후 미남형의 모 프로게이머와도 6개월 정도 만났다가 헤어졌다. 그녀의 이상형은 배우 박신양처럼 미소가 아름다운 부드러운 꽃 미남이다. 자상하며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넓은 남자가 좋다. 반면 여자를 우습게 아는 남성우월주의 사상을 가진 남자는 질색이라고.

프로게이머 자격으로 공중파에 여러 차례 얼굴을 내민 이후로 연예계 데뷔 제안이 부쩍 많아졌다. “주변에서 방송 데뷔의 수단으로 게이머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때가 많아요. 예전에 ‘가수’가 되고 싶어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의 제 본분은 프로게이머니깐 게임에만 전념할래요.”

그녀는 남자를 이기고 싶어 게임을 시작했다. 스타리그 본선에 올라 ‘외모’가 아닌 ‘실력’을 인정받는 게 그녀의 목표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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