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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한빛소프트」사장 “내 사전에 포기는 없다”

  • 지봉철
  • 입력 2004.02.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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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트라’는 3년여의 제작기간에 50억원의 개발비가 쓰인 역작이다. 가수 이현우씨가 음악 제작에 참가했고 오케스트라가 3D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김 사장 스스로가 캐릭터 목소리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만큼 애정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주위의 기대와는 달리 ‘탄트라’는 오픈초기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픈베타테스트 당일 몰려든 수만명의 접속을 서버가 견뎌내지 못했던 것이다. 로그인서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자 개발진들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이내 게이머들은 접속조차 하지 못하고 등을 돌렸다. 원인을 찾기위해 노력했지만 마음이 앞선 나머지 보이는 것도 안보이게 됐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언론에서는 ‘탄트라’의 서버불안은 그동안 PC게임유통에만 사업역량을 집중한 한빛소프트의 한계에서 비롯된다는 비아냥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탄트라’가 무너지면서 김 사장의 자존심도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게이머들의 기대가 예상보다 더 컸습니다. 오픈당일 한꺼번에 8만명가량이 로그인서버로 접속하자 서버가 견뎌내질 못했죠. 개발자들도 당황하더군요. 그때 잠시 오픈을 연기하고 서버불안을 해소했어야 하는데, 그대로 끌고 나간 것이 실수였죠.”

신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은 ‘의지’다.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신화를 만들어낸다. ‘탄트라V2’가 재런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해 ‘탄트라’가 캐릭터 밸런싱과 서버 등의 불안정으로 난항을 겪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안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한번 무너진 게임이 짧은 시간에 재기에 성공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을 따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탄트라V2’는 이런 전문가들의 분석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시쳇말로 ‘터진 것’이다. 각종 데이터에서도 ‘터진’ 흔적이 분명하다.

PC방 사용순위에서는 그동안 한빛소프트의 온라인 사업을 버티게끔 도와준 효자게임 ‘위드’를 간단히 앞질렀다. 한빛소프트의 대표선수가 ‘위드’에서 ‘탄트라V2’로 바뀐 것이다. 이 분위기라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이소프넷의 ‘코룸온라인’도 곧 추월할 기세다. 현재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베타테스트라는 점에서 ‘탄트라V2’의 약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분위기를 잡은 이상 오픈베타테스트까지 마케팅역량도 집중할 생각이다.

“안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이제야 길을 좀 돌아오긴 했지만 목적지로 향해 제대로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남들은 어렵지 않겠냐고 했지만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때도 사람들은 같은 말을 했습니다. 2백만장, 3백만장 얘기할때는 콧방귀만 뀌었죠. 그렇지만 해내지 않았습니까. ‘탄트라V2’도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탄트라V2’가 터지자 주위에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탄트라V2’에 가려졌던 한빛소프트의 온라인사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언제 이만큼이나 왔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2004년 선보일 한빛소프트의 온라인게임들은 화려하고 다양하다. 라인업만으로도 경쟁사들의 기를 죽이고 남을 정도다.

라그나로크의 개발자 김학규 사장이 개발하고 있는 3D 온라인게임 ‘그라나도 에스파다(www.granadoespada.com)’를 비롯해 2002년 5월 CCR을 떠나 한빛소프트로 자리를 옮긴 홍찬화 팀장이 개발중인 ‘네오스팀’도 올 4월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해외업체와 합작으로 극비리에 제작중인 블록버스터 온라인게임도 곧 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들 게임들은 현재 한빛소프트의 온라인게임사업을 지탱해왔던 ‘서바이벌프로젝트’, ‘위드’와 함께 막강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김 사장은 올해 매출목표를 ‘매출 500억-영업이익 1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 매출액인 401억원에 비해 35%, 영업이익의 경우 무려 10배 수준으로 늘려잡은 것이다.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매출을 잡았다는 일부의 생각과는 달리 올해 출시될 온라인게임의 면모를 봐서는 오히려 모자를 정도다. 결국 김 사장이 ‘탄트라’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한빛소프트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게임이 필요했고 ‘탄트라V2’가 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올해 김 사장은 유료 서비스중인 온라인 게임 ‘위드’와 ‘서바이벌프로젝트’를 본격적인 수익 창출 궤도에 올려놓고 현재 개발중인 ‘탄트라V2’와 ‘네오스팀’을 추가로 유료 서비스할 예정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해외합작 비밀프로젝트는 그 뒤를 받치게 된다.||“2001년도에 관상을 본 역술인이 2004년도에 돈을 무지 벌 것이라는 말을 해 모 신문에 기사가 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인이라 그런건 믿어본적도 없고 믿을 생각도 없지만, 올해는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 선보일 온라인게임들을 PC게임으로 치자면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에 비교될 만합니다. PC유통사업에서도 신화를 만들어냈으니 온라인사업에서도 신화를 만들어야죠.”

무모하다고 한 사람들에게, 끝난 게임이라고 한 사람들에게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도 있을 수 있다며 위로의 말을 던진 사람들에게, 포기할때는 과감하게 빨리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를 해주는 사람에게 김 사장은 재기에 성공한 ‘탄트라V2’를 예로들며 오늘도 한결같은 대답을 하고 있다.

“안 포기합니다. 절대 안 포기합니다. 그래서 해내지 않았습니까.”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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