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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웅]「케이텍」대표이사

  • 김수연
  • 입력 2003.08.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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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웅 사장의 고향은 경남 합천. 한때 시골마을의 전기는 개인 사업자가 발전기를 돌려 집집마다 공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어려서부터 발전소를 운영하신 아버지를 보며 자란 덕분에 초등학교 때부터 형광등을 조립하는 등 전기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전기밥솥 회사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이 사장이 개발한 품목마다 연이어 성공을 거두자 회사측은 대리 5년 만에 상무이사라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그는 연봉과 연구 성과에 대한 상금 2억원을 받을 정도로 회사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흔 살까지만 일하겠다’며 입버릇처럼 말했다. 마흔 살이 되는 해에 꼭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그만둔 그는 ‘전자식 안정기’ 개발회사를 설립했다. 이 사장의 히트 예감은 적중했고 회사는 단기간 내에 급성장했다.

이후, 이 사장은 신기술을 지향한다는 이념으로 1997년 케이텍을 설립했다. 전 직장으로부터 전기압력밥솥 제어장치 납품을 의뢰 받았고 3∼4년 간 꾸준히 성장곡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전기회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케이텍 또한 어음 부도 위기에 놓였다. 주위에서는 “차라리 부도를 내라”고 조언했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한 이 사장의 결심은 확고했다. 신용을 사업 철칙으로 생각해 온 그였기에 은행대출과 사채를 얻어 한 달만에 14억 어음을 회수했다.

그렇다면 전기밥솥 컨트롤러를 개발하던 회사가 어떻게 국내 최고의 마우스 개발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사장은 부도위기를 겪고 나서야 한가지 사업에만 전념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깨닫게 됐다.

취미 삼아 만들던 무선마우스를 새 아이템으로 정하고 1년 6개월 동안 공업용 CPU라 불리는 마이크로 제어장치(MCU) 기술력으로 마우스 개발을 시작했다.||이 사장은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국내 마우스 개발업체들 대부분이 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는 원인을 분석했다. 문제는 국내산이라 할지라도 부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점과 같은 성능임에도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점이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월등한 성능을 지닌 마우스 개발이 절실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우수한 개발력으로 일반 마우스보다 빠르고 반영구적인 수명의 케이텍 마우스가 탄생됐다. 케이텍 마우스는 게임방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 현재 로지텍, MS 등의 세계적인 브랜드들을 제치고 최고의 평가를 얻고 있다.

이 사장은 “장기간 사용 시 센서의 능력이 저하돼 마우스 성능이 떨어지지만 케이텍은 100만분의 28초 동안을 반복적으로 감지하는 국내 유일의 디지털방식을 사용해 센서와 마우스의 수명이 반영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일반 무선마우스는 제품간의 혼선이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케이텍은 국내 최다인 6만5,000개의 코드를 써서 제품간 혼선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임요환을 케이텍 모델로 발탁하면서부터 20여명의 프로게이머가 소속되어있는 ‘아이디얼스페이스(IS)’와 인연을 맺게 됐다. “평소에도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남달리 애정이 갔다”는 그는 비참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들을 보고 놀랐다. 이후, 지속적으로 IS에 재정지원을 해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IS의 부도 사실을 알게됐다.

‘한번 손댄 일이니 끝까지 책임을 지자’는 생각으로 결국 ‘IS 살리기’에 나섰고 케이텍 플러스 게임단을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팀의 멤버는 조정웅 감독을 주축으로 성학승, 김신덕, 백영민, 조용성 등 IS 소속 선수들이다.

“기업에서 게임단을 운영할 때에는 대책 없이 돈을 쏟아 붓거나 자립 능력을 키워주거나 둘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케이텍은 지금까지 기업 측에서 스타급 선수들에게는 연봉을 주고 나머지 선수들은 훈련생으로 연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외국의 프로축구팀처럼 재정자립형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이 사장은 “게임단 운영만으로는 수익구조를 형성할 수 없지만 일부 기업들이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감당해 내지 못해 게임단 운영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속적으로 게임단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 게임단에서 흑자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게임방이나 케이텍의 일부 부품 공장을 운영하게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선수들과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에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팀 운영 계획을 밝힌 이 사장은 “케이텍의 플러스 게임단의 창단식은 케이텍의 신제품 출시 일에 맞춰 8월 중순 경 치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남들과 똑같이 만들어서는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 특허만 50여 개로 연간 120∼180억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케이텍은 ‘마우스 하나로 세계를 정복할 날’을 향해 오늘도 신기술 개발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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