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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열] 억대연봉 대열에 진입한「프로게이머」

  • 김수연
  • 입력 2003.07.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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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 디 : [ReD]NaDa
▪ 생년월일 : 1984-11-20
▪ 좌우명 : 항상 열심히
▪ 특기 : 춤, 테니스 , 탁구 , 배드민턴
▪ 좋아하는 음식 : 고기종류, 갈비
▪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 : 가시고기 , 아버지가 전해준 101가지지혜
▪ 카페주소 : http://cafe.daum.net/nadaggo

▪ 수상경력
- 2003. 핫브레이크배 온게임넷 우승
- 2003. Ghem TV 3차 리그 우승
- 2003. 파나소닉배 2002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 2003. KPGA TOUR 4차 리그 우승
- 2002. KPGA TOUR 3차 리그 우승
- 2002. KPGA TOUR 2차 리그 우승
- 2001. 제2회 세계 청소년 문화축제 1위 (문화관광부장관상)
- 2001. iTV 한게임배 서바이벌 프로구단리그 1위
- 2001. 한국통신 메가패스배 서바이벌 프로리그 1위

이윤열이 억대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이윤열은 지난 7일 소속사 KTF 매직엔스와 6개월 간 5천만원의 조건으로 재계약했다. 이는 이전 연봉에서 배가 뛴 금액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1억원, 테란의 황제 임요환의 운영비를 제외한 순수 연봉과 같다.

국내 최초로 프로게임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윤열은 프로게이머 랭킹에서도 임요환을 앞지르고 4개월 째 1위를 달리고 있다.||프로게이머 이윤열은 강원도에서 태어나 경북 구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2남 1녀 중 막내인 그는 어려서부터 집안형편이 좋지 못해 자주 이사를 다녔다.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힘든 고비를 숱하게 겪어왔던 것.

“유치원 때 원복을 마련할 형편이 안돼서 유일하게 혼자 사복을 입고 다녔다”는 이윤열은 “지금도 유치원 때 사진을 보면 원복을 입은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당시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궁핍한 가정환경은 초등학교 때도 마찬가지. 돈이 없어서 준비물을 챙겨갈 수 없었던 그는 “선생님께 혼나고 매맞은 기억밖엔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의 사진이 거의 없는 것도 가난 때문이다.

이윤열이 5살 무렵에 아버지를 잃을 뻔했던 끔찍한 교통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자전거를 타고 계신 아버지가 차에 치인 것이다. 이 사고로 아버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고 겨우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보상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알고 보니 차량 운전자와 경찰이 짜고 아버지에게 사고의 책임을 뒤집어 씌운 것. 가난이 죄라면 죄였다.

제대로 항의한번 못해보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아버지는 그에게 “열심히 공부해 판검사가 되어서 꼭 복수해 달라”고 하소연 하셨다. 어린 시절 행복한 기억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우리 다섯 식구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라고 대답했다.||어려서부터 유난히 몸이 약했던 이윤열은 체력을 키우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정구를 시작했다. 한창 선수생활을 하던 중2때 일이다. 어려서부터 앓아온 천식이 악화돼 병원엘 갔는데 의사가 대뜸 “운동을 계속하면 죽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윤열은 체력이 약해 운동을 하면서도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 동안 운동만 하느라 학업은 아예 포기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후 느끼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스타크래프트(스타)’를 알게 됐고 이로써 이윤열의 ‘스타인생’이 시작됐다. 체력이 많이 약해져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스타’를 시작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PC방 대회에 참가해 첫 우승의 환희를 맛보았다.

이윤열은 우승의 순간, ‘이 맛에 게임을 하는 거구나’라고 느꼈고 봉준구 강도경 국기봉 같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만 서울과 구미를 오가며 활동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고1 때는 대회가 있으니 수업을 빼달라고 요청하면 “네가 프로게이머 1,2 위나 되냐?”며 되려 혼이 나곤 했다. 그러나 고3이 되자 학교측은 전폭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이윤열은 이때부터 무서운 신예로 그의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어른이 되는 게 싫었어요. 지금도 예전의 10대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걸요.” 올해로 만19세. 이윤열이 드디어 성인이 됐다. 이윤열은 과학자가 되어서 우주를 탐험해 보는 게 꿈이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우주로 가면 늙지 않고 오래오래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동안 꼬마 취급당하면서 가끔은 ‘나도 주민등록증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어려 보인다’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질 만큼 나이 먹는 것이 두렵다”며 “영원히 소년으로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열이 절대 공개하지 않는 신체비밀은 바로 몸무게. “살을 찌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먹는 게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투덜대기까지 한다. 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던 그는 결국 헬스를 시작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지만 살을 찌우는 일이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이윤열은 “운명이란 게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몸이 약한 제가 운동을 시작한 것도 운명이고 천식으로 그만두게 된 것도,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도 다 나의 운명이었다”며 “중요한 순간마다 운명이 나의 앞길을 밝혀주었다”는 것. 하지만 지금에 와서 단 한가지 후회되는 건 학창시절 운동을 하느라 학업에 소홀했던 점이다.

“지금은 내 자리를 확고하게 지켜야겠지만 언젠가는 게임이 아닌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그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게임을 그만두게되면 꼭 입시준비를 해서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라며 차곡차곡 학비를 모아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윤열은 절대 물량?
≫ 전략적인 플레이를 연구, 활용하고 있지만 물량전의 인식이 깊게 뿌리박혀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나를 물량으로 보는 건 싫다. 이젠 전략적인 부분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 ‘최고’임을 실감하나?
≫ 부끄럽다. 무엇보다 1위에 자리에 오르는 것 보다 이를 지켜내는 것이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요환이 형이 그러했듯이 나 또한 이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신검을 받았다는데…
≫ 몸이 많이 약해 일단 재검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다. 천식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병치레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현역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 재계약 건에 대해…
≫ 신검도 받을 겸 구미로 내려가 있는 동안 선수 활동을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신문으로 접했다. (침묵)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물론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 하셨고 너무 힘들어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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