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박광호]「인티즌」대표

  • 안희찬
  • 입력 2003.06.09 20:5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는 「인티즌」의 사장으로 지난 2001년부터 일해왔다. 박 사장은 당시 모회사 미래와 사람의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인티즌」은 뚜렷한 수익원도 없었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포털업계에서 밀리며 인지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박 사장은 “왠지 오기 같은 게 생기더라”며 “직접 살려보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일선으로 뛰어들었다”고 사장으로 취임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오기 하나로 뛰어들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할 따름이었다.

그는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말도 마소. 처음 1년은 말 그대로 지지고 볶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후발주자로서 흑자전환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사장은 우선 손실규모와 회사 상태를 체크하고 기존 서비스를 안정화 시켰다. 불필요한 가지들은 과감하게 치고 경쟁력 있는 부분에는 역량을 집중시켰다. 더불어 향후 「인티즌」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방향에 중점을 뒀다. 특히 향후 정체성의 수립에 있어서 그가 내세웠던 ‘매니아 커뮤니티’라는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 서비스를 커뮤니티의 전 문화를 지원해 주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로 자신했다. 강력한 충성심과 유기적인 조직력을 갖춘 매니아가 만든 커뮤니티를 끌어와 마스터와 회원은 물론 「인티즌」까지 3자 모두 윈-윈하는 모델로서 향후 정체성을 수립했던 것. 현재 「인티즌」 의 수익은 그가 취임하던 당시와 비교해 대략 20배정도가 늘었다.

현재 인터넷 랭크 관련 사이트에서 「인티즌」의 순위는 35위 정도다. 박 사장은 “처음 워낙 가진 거 없이 시작해서 현재의 발전이 더욱 값지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0’의 상태에서 어떤 것부터 알아야 할 지가 막막했던 시절이었다.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이상 철저하게 네티즌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인터넷 동호회 성격을 파악하며 접근하기 시작했다. 느리지만 꾸준히 올라왔다고 박 사장은 자신한다.

“아직까지는 열등생의 성적표라고 생각하지만, 한번 한번 나올 때마다 우등생이 돼 가고 있는 성적표”라고 겸손해 하는 박 사장. 그의 말에는 그러한 겸손함과 더불어 꺾이지 않는 뚝심과 자신감이 묘하게 섞여 있었다. ||그는 부산상고 출신이다. 박 사장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산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2남 2녀 중 셋째인 그는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무던한 아이였다. 집에서는 조용한 셋째를 ‘방구석 곰탱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박 사장이 ‘통 큰 녀석’으로 바뀌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입학 첫날, 박 사장과 눈이 마주친 담임선생님은 “니가 반장 하그라”시며 그를 지목했다.

이후 한 마디 한 마디씩 남들 앞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성격과 생각이 바뀌었다. 졸업해서 평범한 회사원이 되기보다 대학에 가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부산상고 2년 시절 그는 교내에 따로 편성된 입시반에 지원했고, 2년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82학번으로 입학했다.

졸업하던 첫해 현대에 입사해 3년간을 일했고, 이듬해 LG신용카드, 동부그룹을 거치며 10년간 탄탄하게 실무공부를 했다. 그는 “대기업적인 마인드나, 현실적인 관리에 있어서는 옛날 경험들이 좋은 약이 되고 있다”며 “「인티즌」이라는 회사를 꾸리면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젊은 직원들에게 맡길 부분은 철저하게 간섭을 피하고 있다. 자신이 나서야 될 때와 직원들이 나서야 할 시기를 적절하게 구분하는 게 그의 특기다. 그는 직원들과의 관계나 새로운 식구들을 맞을 때마다 늘 적정선을 계산하곤 한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삼박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열정, 겸손, 능력이다. 꼭 순서대로 열정이후 겸손, 그 이후가 능력이다. 박 사장은 벤처사업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요소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벤처에서 열정을 빼면 아무것도 생각해낼 수도 만들어 낼 수도 없다. 하지만 열정이 지나쳐서 자만에 빠지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며 사원들에게 무엇보다 열정과 겸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능력은? 능력은 그 이후다. 겸손하면 배우는 것은 시간 문제고, 배워서 실력이 쌓이는 것도 금방 이라고 생각한다. ||“우등생이 돼 가는 성적표의 핵심은 게임산업입니다.” 부산 사나이 박 사장의 다부진 각오다. 그는 최근 「인티즌」 내에 게임에 대한 2개의 전담 사업팀을 별도 구성했을 정도로 게임산업에 대한 의욕을 과감하게 내비치고 있다.

최근 게임 커뮤니티 ‘라그나게이트’도 그런 맥락에서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또 현재 11개 가량의 외부 게임과 퍼블리싱계약이 맺어진 상태고 7월까지 20개까지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별도의 서버를 구축해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다만 그는 기존 서비스와 뚜렷한 차별을 기할 비장의 무기로 게임 커뮤니티를 덧붙였다.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서 무엇보다 자신하는 부분은, 「인티즌」만의 게임커뮤니티를 주축으로 튼실한 퍼블리셔의 기본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국내에는 이렇다 할만한 대표적인 게임커뮤니티가 없다”며 “향후 게임관련 전문커뮤니티들이 「인티즌」을 통해 적극 육성될 수 있도록 해 탄탄한 퍼블리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뚜렷하게 모여있는 곳 「인티즌」. 박 사장은 이를 통해 튼실한 퍼블리셔가 되고 개발사들은 뚜렷한 유저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매니아 아동클럽 중에서도 박 사장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게임관련 매니아 아동클럽이다.

그는 “「인티즌」 뿐 아니라 대다수의 포털들이 게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점점 포털과 게임이 하나가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게임을 잡는 포털이야 말로 잠재적으로는 최강의 포털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같은 탄탄한 퍼블리싱 사업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자체저인 개발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공생 혹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퍼블리싱과 개발 관계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82학번
▪ LG신용카드, 동부그룹 등 근무
▪ 한국M&A주식회사 이사 역임
▪ 現 「인티즌」 대표이사 및 「미래와사람」 부사장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