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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헌]「이매직」대표이사

  • 이복현
  • 입력 2003.04.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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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로스’는 지난해 12월 6일 시범서비스를 재개한 온라인게임이다. 현재 70만명이 넘는 회원과 1만1천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면서 서비스 중단 이전의 기록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선보였던 ‘세피로스’가 7월 16일 게임 캐릭터간 밸런싱 조절 실패 등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던 당시 ‘세피로스’는 40만명의 회원에 5천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했었다. 이에 이매직은 5개월 간의 캐릭터간 밸런싱 조절과 그래픽 보강 등을 통해 ‘세피로스’를 새롭게 변신시켜냈다.

양 사장은 “이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개발과 서비스 운영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이며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자 어려움이었습니다”고 고백했다.

양 사장은 사실 이 일로 고민에 빠져 있었다. ‘계속 사업을 할 것이냐?’에서부터 ‘자신을 믿어줄까?’라는 것까지. 그럼에도 양 사장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바로 예전 유저들과의 관계가 자신을 지탱해준 힘의 원천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매직과 양 사장, 그리고 영원히 자취를 감추고 사라질 뻔했던 ‘세피로스’는 다시 세상 속으로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양 사장의 어렸을 적 꿈은 과학자가 되는 것. 만화영화 ‘우주소년 아톰’을 보면서부터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만화영화 내의 ‘강박사’가 너무 멋이 있었다는 게 과학자의 꿈을 키우게 된 주된 이유란다. 물론 공대를 지망했던 형들의 영향도 있었다. 그래서 ‘아톰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결국 양 사장은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했다. 컴퓨터 공학과에 있을 때 컴퓨터 내의 유닉스 기반의 게임을 즐겨하곤 했다.

그리고 양 사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당시 학생들과 분산서버기술을 연구했었다. 대규모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지역기반 분산게임서버 ‘판게아’를 개발하게 된다. 이때가 양 사장은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찾아가 이 분산서버기술을 적용해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그래서 직접 이 분산서버기술을 활용해 게임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고 게임회사를 설립한 것이 ‘이매직’의 탄생 배경이다.||‘이매직’(IMAZIC)은 인류문명을 이끈 인간 고유의 능력인 ‘IMAGINATION(상상력)’과 탐험심을 자극하는 무한공간의 ‘MAZE(미로)’, 그리고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과학기술의 힘 ‘MAGIC(마술)’의 합성어.

따라서 이매직은 인간의 디지털 공간의 완벽한 자유세계를 추구함과 동시에 21세기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것이 기업목표다. 양 사장은 6명의 학생들과 함께 대전을 떠나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게 된다.

삼성동 오피스텔에 둥지를 틀고 숙식을 함께 하며 본격적인 게임개발을 시작한다. 이때가 2000년 5월로 이매직의 간판을 달았다. 그러나 게임개발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게임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기반 서버 기술력만 믿고 덤벼든 일이라 번번이 난관에 봉착,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결국 이매직의 처녀작이 탄생하게 된다. ‘세피로스’다. 풀 3D 그래픽을 자랑하며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었다.||양 사장은 회사의 경쟁력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 회사는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회사는 하나의 조직체로 게임은 한 사람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협업’이라는 것을 통해 하나의 게임이 완성된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에 따라 또는 자라온 환경과 기질의 영향 등으로 인해 마찰과 갈등이 있게 마련.

이런 문제에 부딪칠 때 양 사장은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소주 2잔정도밖에 먹지 못한다”고 고백한 양 사장은 이런 말들은 술자리에서 할 얘기인데 맨정신에 말하다보니 약간의 오해를 받을 때도 있었단다. 양 사장은 “게임을 만들 때 사람들의 협업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다른 배경을 가지고 태어난 만큼 각자가 뜻을 모으는 게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말했다.||양 사장은 10시경 출근하자마자 게임 내 게시판에 남겨진 유저들의 글을 읽는 것으로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편이다. 그날그날 유저들의 불만을 체크하고 이를 게임 속에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예전의 실패를 다시 하지 않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영자들의 얘기와 개발진척 상황을 점검한다. 현재 5개 팀으로 구성된 팀별로 회의하고 마케팅팀과도 시장상황을 체크하고 이매직의 전략을 세운다. 여기에 양 사장이 틈만 나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세피로스’를 해보는 것.

자신이 직접 유저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장으로서 빠지기 쉬운 함정을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또 저녁이면 업체 관계자를 비롯해 만나서 풀어야 할 것들이 많아 늦게 퇴근하는 게 잦다. 그러나 보니 집안일은 소홀하다.
양 사장은 “아내가 나를 이해를 해주는 편이다. 10살의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가 게임을 만든다고 하니 해보고 싶다고 조르기도 하고 호기심을 많이 모인다”고 말했다.||온라인게임시장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3D 온라인게임은 ‘뮤’를 비롯해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은 편이다. 또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게이머들의 눈도 많이 높아져 시장 진입이 훨씬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매직의 양 사장은 한 가지 원칙을 밀고 나갈 예정이다. 바로 고객인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이 살아남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예전 ‘게임’에 대한 경시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바꿨다는 양 사장은 이제 한 번의 실패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중이다. 점차 게이머들도 새롭게 ‘세피로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유저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노력과 실패를 통한 ‘인생역전’을 기대하고 있는 양 사장이 어떻게 알찬 결실을 맺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매직의 전략을 무엇인가?
≫ 기술적으로 자신한다. 물론 기술적으로 앞선다고 해서 꼭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게이머들이 원하는 재미를 주고자 노력할 것이다. 요즘 유저들의 트렌드를 읽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올해 이매직의 계획은?
≫ 더 많은 유저가 즐기는 게임개발에 전념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 해외수출을 타진 중에 있다. 약 3개국 정도에 서비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 세피로스의 유료화 시기는?
≫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올해 중으로 유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게임 퀄리티와 고객 충성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

■ 존경하는 게임계 인물이 있다면?
≫ 아마추어 게임개발자가 아닐까 한다. 사실 이들이 게임산업의 원동력이 되었고 향후 게임시장의 활력도 이들에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 바둑과 같은 밸런싱이 잘 만든 게임이 있었으면 한다. 아직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 유저들에 한마디 하면?
≫ 음. 사실 제일 유저들이 어렵다. 시행착오가 많았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계속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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