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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주년 특별기획 Connecting Game 2>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 발자취를 돌아본다 ②

  • 지봉철 press@khplus.kr
  • 입력 2004.11.29 18:52
  • 수정 2012.11.2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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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스가 국내에 발매되기 전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에서 가장 게이머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게임기라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X박스가 발매되고 나서 게이머들은 세중게임박스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대부분 영문판 타이틀을 그대로 가져와 메뉴얼만 한글화를 하여 발매하는 반쪽짜리 타이틀을 판매하였으며 PS2 타이틀에 비해서 평균가격도 높았다. 더우기 게임들의 퀄리티도 ‘데드 오어 얼라이브’ 등 몇 개를 제외하고는 별볼일 없거나 PS2에 이미 있는 타이틀이었다. ‘헤일로’의 한글화는 그동안 X박스를 구매한 게이머들의 불만을 한방에 씻어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것 뿐이었다.

또 세중게임박스는 영문화된 타이틀을 위주로 정말 별볼일 없는 공세를 시작한 것이다. 게이머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결국에는 ‘안티세중’까지 생겨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하드웨어를 발매해놓고 타이틀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매일에 대한 약속을 안지킨 부분도 게이머들을 분노케했다. ‘스플린터 셀’의 경우 정도가 심할 정도로 타이틀의 발매을 확정해놓고도 연기를 거듭하는 등 거의 1년을 가까이 연기를 해버리는 과감함(?)을 보였다. 또한 자막과 음성의 불일치나 자막을 보기가 불편하다는 비난도 흘러나와 1년의 기다림끝에 발매된 타이틀로는 성의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국내에도 많은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토니호크의 프로스케이터’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발매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 즉, 발매예정 타이틀로 올라와있던 수 많은 타이틀의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매예정 타이틀 목록의 신빙성도 이미 줄어버린 상태이다.

그나마 X박스 라이브가 발매된 것을 계기로 조금씩 긍정적인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오히려 PS2를 압도하는 타이틀 라인업으로 모처럼만에 활기찬 X박스 진영이다. 더우기 X박스 라이브라는 X박스 게이머들만의 문화는 PS2에는 없는 것으로 평가해도 좋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글화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풀 스펙트럼 워리어’같은 매니아성 게임은 물론이고 ‘스플린터 셀 : 판도라 투머로우’, ‘페이블’, ‘킹덤 언더 파이어 : 크루세이더’, 등의 강력한 한글화타이틀이 계속해서 게이머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비록 한글화되진 않았지만 ‘번아웃 3’나 ‘데드 오어 얼라이브 얼티메이트’,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등의 인기 타이틀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역대 최강의 라인업을 보여준 X박스 진영에 최강의 무기로 완전 한글화된 ‘헤일로 2’까지 가세하고 있어 이미 PS2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나 헤일로 2의 한글화 완성도는 ‘역대최고수준’으로 헤일로 3가 나왔을 때 이 한국성우들이 없으면 게임을 어떻게 즐길까가 걱정될 정도이다.

X박스 라이브 기능은 소프트에 대한 생명력도 높여주고 있어서 당분간 시장에서 X박스의 선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참으로 긍정적인 부분으로 PS2를 견제해줄만한 시장을 확보해주기만 한다면 시장발전에 많은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X박스의 지속적인 선전을 기대해본다.

||국내에서도 그나마 게임기 3파전이 벌어질 수 있던 것은 대원씨아이가 게임큐브를 유통해줬기 때문이지만 사실 그동안 게이머들이 내수시장에서 게임을 하던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지 못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시장 상황상 한글화에 대한 무리가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던 부분이지만 꼭 한글화가 아니더라도 게이머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발매타이틀이 터무니 없이 부족함은 물론이고 특별히 대원씨아이에서 홍보적인 부분에서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하드웨어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큐브가 발매되기 전에는 대원씨아이측에서 젤다의 전설 ‘한글화’에 대한 소문을 퍼트렸는데 이것을 기대하고 게임큐브를 구매한 소비자층은 배신감을 느껴야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꼬인 게임큐브는 PS2와 X박스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서도 꿋꿋(?)이 자신들만의 고집을 지키고 있다.

이미 게임큐브를 소유하고 있는 게이머들이 대원씨아이에게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글화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안좋은 상황안에서 최대한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자사의 입장으로서는 어쩔 수 없고 퍼블리셔들에게 책임을 넘기기만 하면 이미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내년에 발매될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도 하드웨어만 팔려고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비디오게임시장이 출범한 이후 아주 기쁜 소식도 있다. 전부 최근의 일이지만 국내 비디오게임 타이틀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점과 실제로 비디오게임의 메카인 미국, 유럽,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는 것에서 충분히 희망적이다.

SCEK의 지원에 의한 결실이 아니라 소프트맥스와 판타그램의 자체 노력에 의한 결실이라는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 판타그램에서 제작한 ‘킹덤 언더 파이어 : 크루세이더’는 유럽과 미국지역에서 상위권 판매랭킹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언론의 평가에서도 8점 이상을 획득하거나 9점이상까지 획득하는 등 현지반응도 뜨겁다.

비록 미국에서는 다른 인기타이틀과 발매시기가 엮이면서 기대보다는 덜한 판매수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상위권의 판매량을 보이며 국산게임의 가능성을 열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국내시장에서도 게이머들의 극찬을 받으며 1만장이 넘는 판매를 보이는 기염을 토했고 X박스타이틀로 판매순위 1위에 오르기까지 했으니 판타그램이 가장 행복해야할 부분은 이 점이 아닌가 싶다.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돌풍도 만만치 않다. 이미 발매가 되기도 전부터 일본 최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주간지 ‘패미통’의 기대순위에서 다른 인기타이틀들을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했을 때부터 조짐을 보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 4일만에 12만장이라는 판매를 보이며 일본시장에서 국산게임으로서는 유래없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만장이상의 판매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두 게임만큼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씨드 나인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했던 ‘토막’이라든가 액시즈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레이싱게임 ‘엑셀 임팩트’등의 노력도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현재는 숫자가 적지만 이러한 양질의 타이틀을 많이 만들어 세계시장에 흐름에도 뒤쳐지지 않는 국내 비디오게임 타이틀이 많이 나와줬으면하는 바람이다.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PSP로도 국내에 많은 업체가 개발에 참여한다는 소식에도 희망을 걸어본다.

||비디오게임 시장이 이렇게 발전한 것에는 분명히 플랫폼 홀더와 퍼블리셔들에 감사를 표해야할 부분이다.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채찍질을 해주어야 마땅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 활기찬 분위기와는 다른 이면으로 퍼블리셔들은 국내 비디오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YBM 시사닷컴이 무너진 상황이다. 이대로 지속되다가는 양지로 끌어올린 비디오게임시장이 다시 음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중고시장의 폐단이나 불법복제 등의 고질적인 시장의 문제점은 벌써 몇 년째 심도깊게 다뤄지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수는 아직까지도 없다. 결국 결론은 ‘게이머의 인식전환’이라며 게이머들이 변해줄 것을 막연히 기대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의 인식이 변하는 것은 어느 것보다 어렵다.

이제는 보다 확실한 시장분석과 게이머들의 성향파악 및 패키지 퀄리티의 상승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어떤 요소에 의해서 시장이 변하든 게이머들이 먼저 자각해야할 부분이다.

RPG게임이 나오면 다시 예전처럼 대사 부분은 버튼연타로 스킵을 해버리고 싶은가? 마스터 치프의 목소리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로 듣고 싶은가? 비디오게임 시장이 보다 성숙해져 영어음성을 들으면 게임을 못할 정도가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국내 비디오게임 개발도 이제 본 궤도에 오른 느낌이다. 국내 비디오게임 개발 분야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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