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수정]「EA코리아」사장

  • 지봉철
  • 입력 2003.02.10 20:2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A코리아는 EA의 한국 지사로 1998년 10월에 설립되었으며, 2001년 기준으로 180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4년 동안 ‘울티마 온라인’, ‘커맨드 앤 컨쿼(Command & Conquer) 시리즈’, ‘FIFA 시리즈’, ‘심즈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등의 EA의 제품들을 한국에 유통해 왔다.

세계적인 게임기업 EA가 4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인 한수정 사장을 등용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또 이번 한 사장의 취임으로 국내 게임업계도 EA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다.

EA가 국내 게임시장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것이 대다수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그만큼 한 사장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거는 기대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 대한 분석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시장으로 떠 오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EA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섣부른 접근보다는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EA코리아는 그간 아이린 츄아 EA 퍼시픽 부사장이 직접 관리하였으며, 지사장 자리가 공석이었다. 사장 자리가 공석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게임시장에 대한 EA본사의 관심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결정사항에 대해서 추진력있게 밀고 나갈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당연히 EA코리아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졌다.

“EA코리아는 국내 게임시장을 소비시장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EA코리아 설립당시 많은 국내 게임관련 종사자들에 기대가 컷다는 말이다. EA코리아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EA코리아를 한국 게임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EA코리아에 대한 게임업계의 기대를 충족시키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우선 유망한 국산 게임과 국내 게임개발사를 발굴해 곧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하겠습니다.”

새롭게 취임한 한사장은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4살부터 미국에 건너가 피아노를 배웠으며 대학때까지 음악을 전공했다.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피아노 퍼포먼스’를 전공했다. 경영쪽에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소니뮤직 마케팅부서에 입사한 후.

한 사장은 하버드에서 2000년 MBA를 수료한 후 본격적인 경영자 교육을 받았다. 7년간 소니뮤직코리아에 있으며 2001년 부사장, 지난해 사장으로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소니뮤직 내 최연소 지사장. 특히 전세계적으로 단 3명의 여지사장 중 한명이 바로 한 사장이다.

소니뮤직코리아에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윤여을 사장의 자리를 대신한 것. 지사장으로 승진할 만큼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산업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반과 게임은 다르다고 많은 분들이 우려의 말씀을 건네지만 제 생각은 틀립니다. 물론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틀리지만 저는 음반과 게임 모두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음반에 대한 미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역동적이고 성장산업인 게임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한 사장은 PC, 비디오게임사업에 대해서도‘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십개에 달하는 EA의 모든 게임타이틀에 힘을 기울이기보다 주요 게임타이틀의 집중 마케팅을 통해 여러 개의 대표 게임을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한 사장은 강조했다. 한 사장의 이러한 판단은 불과 1개월만에 EA코리아의 내부사정을 훤하게 파악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EA코리아는 1년에 수십종에 달하는 게임을 출시하면서도 지속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없었다. 게임을 출시하면 바로 다음타이틀 마케팅에 전념해야 했다. 바로 이것이 EA코리아가 킬러(Killer)타이틀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뚜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로 그녀는 분석한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EA코리아는 전년대비 약 50%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4년까지는 한국 시장진입을 위해 여러 게임타이틀을 정신없이 출시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주요 제품에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볼 계획입니다.”

한 사장이 올해 집중할 게임으로 선택한 것은 ‘커맨드앤컨커(C&C) 제너럴’. 2월 전세계에 동시 출시될 제품이다. ‘커맨드앤컨커’ 시리즈는 ‘스타크래프트’로 국내에 잘 알려진 실시간 전략게임 장르를 개척한 웨스트우드사의 대표작이다.

최신작 제너럴에서는 ‘스텔스 헬리콥터’,‘오로라 전폭기’ 등 가상의 최첨단 병기를 사용하는 20년 후의 미래전쟁을 3차원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도로나 교량을 파괴하거나 전투기로 융단폭격을 하는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게임 속에 그대로 등장한다.

“제너럴은 그동안의 EA코리아의 마케팅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마케팅이 전개될 것입니다. EA는 역시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동안처럼 단기간에 승부를 보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게임을 붐업시킬 수 있는 마케팅을 선택해 꾸준히 경쟁작들을 따돌리겠습니다.”

특히 한 사장은 제너럴의 성공과 함께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할 생각이다. 실적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블리자드에 번번히 밀린 웨스트우드 타이틀에 대한 자존심도 함께 회복하겠다는 복안.
국내 게임시장을 겨냥한 온라인게임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EA코리아의 금년 목표. 한 사장은 ‘심즈 온라인’을 시작으로 온라인게임사업을 위한 국내업체와의 제휴와 배급 등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EA코리아는 지나간 4년보다 다가올 4년이 더 중요합니다. 세계 1위 게임업체 EA의 저력을 고스란히 국내에 들여올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간 온라인게임 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본사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해 섣부르게 시작했던 온라인게임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끝난것도 한 사장이 조심스럽게 온라인게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유. 철저하게 로컬화해 출시할 생각이다.

“로컬화라는 것은 단순히 말과 글이 한글로 나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로컬화는 그 나라에 문화와 사상 또한 게임에 담아내야 합니다. 온라인게임은 특히 이런 로컬작업을 거쳐야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전년대비 약 50%의 매출신장을 자신있게 말하는 한수정 사장. 한 사장의 자신감은 EA라는 세계적인 기업의 자존심이다. 한 사장의 등장과 함께 게임시장에도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