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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프로게이머」"억대 연봉받고 무적신화 이어가겠다"

  • 지봉철
  • 입력 2002.10.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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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경기시작. 네오 포비든존에서 2시에 박정석, 임요환은 10시에 자리를 차지했다. 임요환은 기존과 똑같이 더블 커맨더를 고집한 반면 박정석의 경우 초패스트 리버 작전을 펼쳤다.

박정석의 리버 드롭을 무사히 막고 먼저 확장기지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임요환은 배럭과 팩토리를 늘리면서 탱크, 마린의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확장이 늦은 것을 깨달은 박정석은 앞마당, 5시 확장을 시도하며 태크를 높였다.

어느 정도 모인 탱크와 마린 물량으로 임요환은 박정석의 앞마당을 치러갔고 확장을 시도하고 있던 박정석은 이를 방어할 유닛이 부족해 앞마당을 내줄 수 있는 위기에 몰렸으나 5시에 있던 질럿과 드롭십 등을 활용해 임요환의 첫번째 러시를 무사히 막아냈다.

이후 임요환은 탱크와 벌처로 다시 박정석의 본진을 공략,큰 피해를 줬지만 이 역시 다크템플러와 하이템플러를 활용해 잘 막아냈다. 많은 물량을 잃어버린 임요환은 자원이 바닥나 확장을 시도하면서 다시 모은 대규모 물량을 상대의 앞마당으로 보냈지만 박정석은 프로브 드롭과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스톰이라는 믿을 수 없는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임요환의 물량을 모두 처리하고 곧바로 반격, 임요환의 ‘GG’(굿게임)를 받아냈다.

대기록의 작성도 우승도 모두 한 게임의 승부로 날아가 버렸다. 게임의 세계에서 패배란 늘상 있는 일이지만 이번 패배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소속사인 IS와 결별을 선언했다. 새롭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꽃미남’이라는 별명답게 잘생긴 외모에다 180센티미터의 훤칠한 키. 그러나 성격은 내성적이다. 부끄럼을 많이타고 쑥스러운 표정을 많이 짓는 모습을 경기장에서나 사람들을 대할 때 흔히 볼 수 있다. 어떻게 여러사람 앞에서 경기를 치루는 프로게이머가 됐을까 궁금해지기까지 하다.

그러나 임요환이 뜨면 경기장은 이내 북적북적 거린다. 팬클럽 회원만도 15만명에 이른다. 최근 프로야구 경기장에 평균관중이 3천명 이내인 것을 비교해볼 때 올림픽경기장에 모인 2만여명이라는 숫자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임요환이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것은 외모, 성격, 게임플레이 등 복합적이다. 내성적인 성격과는 달리, 게임에서는 적극적이고 화려한 플레이로 게임팬들을 사로잡는다. 팬들은 임요환의 화려한 테크닉을 보고 환호성을 지른다. 하루에 날라오는 E-메일 팬레터는 수백통. 왠만한 연예인 뺨치는 수준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릴적 꿈은 프로축구 선수. 고등학교 2학년때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스타크래프트를 접하게 된 것이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에 빠지면 빠질수록 그에게는 시련이 다가왔다.

첫 번째 고비는 대학입시. 스타크래프트에 빠져 공부를 못한 것이 결국 대학입시 실패라는 결정적인 시련을 줬다. 공부와 게임을 두고 고민한 시간들이 그는 가장 괴로웠다고 밝힌다. 고민의 시간속에서 결국 선택한 것은 게임.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프로게이머가 되자 그의 숨어있는 끼가 발동했다. 성적이 올라가면서 팬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지 불과 1년만에 국내 최고의 인기 프로게이머로 등극했다. 그의 경기를 보기위해 수만명의 팬들이 경기장과 TV를 찾았다.

학교문제도 해결했다. 동아전문학교에 게임특례로 입학한 것. 게다가 스타크래프트 1.09 패치로 임 선수의 주종족인 테란이 강해지면서 그의 무적시대가 펼쳐졌다. 그러나 그의 두 번째 시련은 가장 전성기에 찾아왔다.

폭발적인 인기로 CF, 영화출연, 인터뷰 등이 겹치게 되면서 슬럼프에 빠지게 됐다. 게임외적인 활동으로 연습을 못하게 되면서 시합마다 패배가 이어진 것. 임요환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평가도 그 뒤를 따랐다. 졸전을 펼친 게임마다 팬들의 질책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은 오로지 연습이다. 그는 게임외에는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모든 활동을 접었다.

다시 게임에 몰두했다. 이 기간동안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수많은 불면의 밤을 지나 결국 그는 이번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비록 결승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결승 이전까지 다승 1위, 승률 1위, 최다경기 출전 등 전무후무한 3대 타이틀 동시석권에 최다연승(10연승)과 무패 결승진출이라는 진기록까지 수립했다. 임요환의 무적시대가 다시 펼쳐졌다는 평가가 뒤를 따랐다. ||최근엔 소속사인 IS와 결별하고 새로운 구단을 물색중이다. 억대 연봉을 제시하고 스카웃하겠다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그는 프로게이머 최초의 억대연봉자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상금을 제외한 순수연봉으로 왠만한 프로스포츠 선수들 못지 않은 대우다.

예정대로 대기업에 입단한다면 연봉외에 CF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수억원의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그의 거취에 따라 다른 프로게이머들의 권익향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의 거취는 프로 게임팀 창단과도 직결되는 큰 문제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할 고비는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병역 문제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아직 사회적으로는 병역혜택까지 얻어낼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대학편입 등의 방법을 모색중에 있다. 제2의 전성기로 화려하게 부활한 ‘테란의 황제’ 임요환. 그의 무적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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