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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장

  • 지봉철
  • 입력 2002.09.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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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게임통계업체 NPD인텔릭트는 지난해 게임시장분석 보고서에서 비디오게임시장이 70%, PC게임이 25%, 온라인게임이 5% 정도 게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했다.
특히 PS2는 현재 비디오게임 시장의 대표격으로 자리잡은 게임기로 경쟁제품인 닌텐도의 게임큐브,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한때 경쟁제품이었던 세가의 드림캐스트는 PS2의 위력앞에 단종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전세계적으로 판매된 PS는 9천만대, PS2는 3천500만대에 이르고 있다. 윤 사장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머문다.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기를 가지고 사업을 한다는 것과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은 여전히 불모지라는 점이 서로 상충되기 때문이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역적’이라는 것을 윤 사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윤 사장의 자신감은 지난 2월 PS2를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수입하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PS2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는 것. 부임초기 밝혔던 연내 100만대 PS2 판매 목표도 버리지 않았다. 현재까진 약 17만대가 국내에서 판매됐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습니다. 한국을 게임강국이라고 합니다만, 일부 PC-온라인게임에 편중된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땐 비디오 게임 시장규모가 훨씬 큽니다. 또한 비디오게임 시장중에 PS2의 시장점유율은 타 기종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시장진출 초기에는 일반인 및 게이머의 PS2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했지만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으며 일반인의 구매도 시장초기보다 매우 높아졌습니다. 국내에 PS2가 소개되면서 국내 게임시장 전체 규모도 커지고 전체 게임시장도 함께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사장의 이러한 자신감은 최근 ‘PC게임은 잊어라’는 컨셉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PC-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국내 시장환경의 대변혁을 이루겠다는 파격적인 마케팅이다.
시장진입 초창기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기’, ‘DVD 기능을 겸비한 게임기’로 다소 소극적인 마케팅을 진행시켜온 것에 비춰볼 땐 다소 의아해지기까지 한다. 게임매니아층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것이 하반기 윤 사장의 마케팅 계획이다. 하반기에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를 겨냥한 포석이기도 하다.
X박스가 PC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 라이브 기능을 통해 온라인 게임도 흡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하반기 SCEK의 마케팅은 PC게임 유저층과 X박스를 동시에 견제하겠다는 윤 사장의 생각이 그대로 담겨있는 것이다.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X박스의 국내 출시를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한국은 비디오게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X박스와 함께 먼저 비디오게임 시장의 전체 규모를 늘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SCEK 혼자 외롭게 시장을 개척하기보단 비디오 게임시장을 함께 개척해나갈 동반자로 보고 싶습니다. 시장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PS2의 판매도 늘어날 테니까요. 물론 장기적으로는 경쟁을 하게되겠죠. 하지만 경쟁을 통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PS2는 X박스가 갖고 있지 않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게임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서 장기적인 경쟁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믿습니다.”

전문가들은 PS2의 장점은 다양한 게임콘텐츠를 꼽는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타이틀만도 수십개에 이른다. ‘메탈기어 솔리드’, ‘파이날판타지’, ‘철권’, ‘그란투리스모’ 시리즈 등은 오직 PS2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만큼 개발사들의 지위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윤 사장은 국내에서도 코나미, 스퀘어 같은 세계적인 개발사들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윤 사장은 과거 소니뮤직 코리아 사장 재직시절 테크노 뽕짝으로 유명한 ‘신바람 이박사’를 일본에서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따라서 국내 게임개발사에 대한 기술이전 및 개발사 지원 문제를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SCEK는 일본에서 근무하던 전문 기술인력을 채용해 고급화된 기술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PS2 보급의 확대와 인식 확산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고속도로를 깔아야 자동차가 달릴 수 있듯이 우선 SCEK는 PS2 보급이라는 고속도로 인프라를 갖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PS2 보급이 규모의 경제를 이룰만한 수준이 되어야 게임 개발사들도 안정된 연구 개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사장은 하반기 국내 게임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PC 패키지 게임이 서서히 국내 시장에서 사양화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더 이상 PC게임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만치 인지도를 확보했다고 윤 사장은 믿고 있다. 또한 PS2의 온라인 기능을 활용한 게임들이 일본과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속속 발표되고 있어 온라인 게임시장에 대한 공략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윤 사장은 소프트웨어의 보급보다 하드웨어 보급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윤 사장은 PS2의 적극적인 판매를 위해 유통채널을 전자제품 전문상가, 백화점, 양판점, 온라인 쇼핑몰, 서점, 음반점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PS2 게임방은 일본내 사정으로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임방 사업을 언젠가는 하겠다는 것입니다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즉 일본 본사 및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로부터 사업에 관한 공식 라이센스를 받게 된 후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라이센스를 받도록 SCEK가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공식으로 그런 라이센스를 받은 일이 없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에는 게임방에 관한 인식이 낮고 게임 소프트웨어 대한 저작권 보호가 철저하기 때문이죠. 다만 PS2를 이용한 네트워크 게임이 내년 초에 실시된다면 게임방의 출현도 앞당겨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에 당당하게 PS2의 유통을 결정한 SCEK의 윤여을 사장. 연내 1백만대의 PS2를 국내에 보급하겠다는 그의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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