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태]물리학자의 꿈 접고 게임과 사는 '태울' 사장
[조현태]물리학자의 꿈 접고 게임과 사는 '태울' 사장
  • 이복현
  • 승인 2002.07.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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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1990. 3 한국과학기술원 입학
1994. 2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졸업
1994. 4 태울시스템 창업
1994. 9 한국과학기술원 정보통신공학과 석사과정 입학
1995. 3 정보통신부 국책과제 '멀티미디어 온라인게임제작기술 개발'과제 책임자
1997. 9 산업자원부 지원과제 '3D 온라인게임 제작기술 개발' 과제 책임자
1999. 10 온라인게임 전문서비스 회사 게임팝 창업

조 사장은 무협매니아다. 이소룡, 성룡 등 나오는 중국 무협영화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만화도 무협풍을 즐겨봤단다. 이런 조 사장의 취미가 바로 국내 무협온라인게임을 탄생시킨 배경이 됐다. 그렇다고 단순히 몬스터를 잡고 레벨만을 올리는 일방적인 게임은 아니다. 사실 '영웅문'이나 '신영웅문'은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기능을 강조한 문파를 중심으로 게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 가상월드를 만들고 싶었다. 그 안에 가족을 이루고 생활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려고 했던 게임의 목표다."
조 사장이 꿈꾸는 온라인게임은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다. 우리들의 삶이 점차 현대화되면서 인간은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또 어른이 되면서 어렸을 때의 만화 같은 꿈도 어느 사이에 없어지고 만다. 하지만 이 만화 같은 꿈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게임이다. 실제와 너무 흡사한 꿈. 남들과 함께 하면서 내가 최고의 무림 고수가 될 수도 있고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있다. 또 이런 느낌을 남들과 함께 공유하며 새로운 세계를 그려나갈 수 있다는 것. 조 사장이 꿈꿔 왔던 세상이다.||조 사장의 원래 꿈은 과학자였다. 조 사장은 물리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9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대학교 1학년 생활을 하면서 꿈을 포기했다.
"원래 꿈은 물리학자로써 노벨상을 받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국내 대학의 현실여건상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 새롭고 남들이 하지 않는 길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 때부터 조 사장은 학문보다는 다른 일을 자주 했다. 대학교 때 서클활동을 직접 주도하기도 했으며 창업 활동을 하기도 했다. 냉차장사, 학교 주점 등 각종 아르바이트는 물론 자신이 계획한 프로젝트를 들고 기업체에 들고 가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 예로 조 사장은 대학교 4학년 때 '음성합성시스템'을 개발해, 한국통신 등에 들고가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통신측은 그 당시 안내교환원을 해직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런 조 사장의 비즈니스는 감각은 어렸을 적부터 발달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게임기를 직접 조립해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요즘 조 사장은 자신이 학문보다 사업을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자신이 게임사업을 시작했던 1994년 당시만 해도 '게임'은 순전히 미개척 분야였다. 생소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의 가상월드를 그려내겠다'는 조 사장의 비전은 일반인들에게는 미친짓(?)이었다. 하지만 어느 덧 '게임' 특히 온라인게임은 엔터테인먼트의 총아로 떠올랐다. 더구나 IT산업 중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분야로 단연 돋보이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 가는 있다.
이런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긴 업체로 태울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조 사장은 흐뭇하다.
"온라인게임시장을 개척하고 수익모델을 증명해줬다는 점에서 태울 뿐 아니라 나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94년부터 98년까지 게임회사들은 쫄쫄 굶었습니다. 97년경에는 동시접속자가 40명만 돼도 좋겠다는 게 온라인게임회사들의 바람이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온라인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비즈니스 모델로 어엿하게 떠올랐으니…."
조 사장은 예전과는 달리 전반적인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해 격세지감을 느낀다. 거의 불모지였던 국내 온라인게임이 어느덧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 또한 많은 변화다.
"온라인게임은 한국에서 인정받으면 세계 최고의 제품이 됩니다." 조 사장이 보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모습이다.

조 사장은 고집불통(?)이다. 회사 내 일을 하고 있을 때 자기 주장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무슨 일을 할 때와는 완전히 딴판인 셈인데 회사 직원들도 혀를 찰 정도란다. 태울의 한 직원은 "왜 그렇게 고집이 세냐?"며 "2∼3년 동안 좀 바꿔보라고 얘기했지만 듲지 않는다며 포기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 사장은 보기와는 달리 내성적인 편이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어머니가 학교로 불려가게 됐는데 담임선생님이 "학교에서 말 한마디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을 정도였단다. 그런 그가 갑자기 말이 많아지고 활력을 갖게 된 이유는 그 일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내 성격은 극과 극이에요. 아예 관심이 없는 것은 거의 말을 하지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은 주도적으로 나섭니다. 성적도 관심 있는 것과 관심 없는 것은 천양지차였어요."
'게임'에 대해 조 사장은 많은 열정을 간직한 사람이다. 8년여 동안의 관심이 지금까지 지탱되고 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현재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앞다퉈 출시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 '에버퀘스트', '울티마온라인' 등 외국의 온라인게임들도 국내 시장 공략에 한층 더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조 사장은 이런 국내 온라인게임시장 전반의 상황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조 사장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99년부터 2000년까지 수익모델의 정립기로 보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를 과도기적 성장기라고 진단한다.
"이제부터는 경쟁력 있는 업체들만 살아남는 시장논리가 본격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도기적 성장기를 거친 후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내외 온라인게임들은 대작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사장은 현재 상황을 업체들이 받아들이고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질적향상의 시기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사장은 무엇보다도 '제품의 질'을 가장 중요시한다. 조 사장의 경영원칙에서도 당연히 '베스트 콘텐츠',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제일 원칙이다. 여기에는 남들과는 늘 한 발 앞선 조 사장의 독특한 고집이 있다. 게임을 만들더라도 독창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당시 '영웅문'이 그랬다. 태울의 게임은 '바람의 나라', '리니지'와는 달리, 완전히 다른 풍의 온라인게임을 기획, 이를 서비스해 게임 매니아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조 사장은 '최고의 공동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한 지속성'을 강조한다. 온라인게임 특성이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길 원하는 것은 아마도 게임회사들의 희망임에 틀림없다. 이는 온라인게임이 한 사람만으로 작업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사람과의 공동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속성을 유지하되 늘 새롭게 변하려는 노력, 태울의 강점이자 조 사장이 추구하는 원칙이다.

-태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태울은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인생을 제공한다는 방침 아래 보다 완벽한 가상현실을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차별화된 게임을 통해 고객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특히 게임팝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고객서비스에서 만전을 기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태울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서비스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태울은 현재 충성도가 높은 매니아층이 즐겨한다. 현재 태울의 온라인게임들은 아직 대중성보다는 하드코어 제품이다. 이에 따라 태울은 우선 적정가격을 받고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향후 대중성이 확보되면 가격을 낮출 것이다.

-직원들을 선택하는 기준을 꼽으라면?
'열정'이다. 게이머나 개발자 그리고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즉 대화를 말한다. 우선 대화가 돼야 한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하는 공동작업이기 때문에 서로 의사전달을 할 수 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외 여러 가지 기술도 필요하다.

-초기 낯선 분야인 게임에 뛰어들었는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뭔가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은 인생에 매력적인 일이다. 8년전부터 게임회사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나에겐 도전이었다. 매력적이라면 게임회사를 관두고 수도도 하고 싶다.

-태울의 포부를 밝힌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게이머들이 오랫동안 즐기면서 '정'을 쏟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분야를 집중 육성하며 발생하는 이윤은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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