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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박영수 “열혈강호, ‘WOW’ 이길 자신있다”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4.12.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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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다. 환하게 웃는다. 얼굴가득 환하게 묻어나는 미소. 어느 시골 귀퉁이에 잘 꾸며진 전통 찻집같은 회의실. ‘삐그덕’ 열리는 묵직한 문소리와 함께 비오고 난 개인 하늘같은 군청색의 양복을 입은 박영수 사장이 환한 미소로 들어온다.

엠게임의 박영수 사장과의 만남은 이렇듯 미소와 함께 시작된다. 옛날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었을까. 도량도 넓고 풍채 또한 뛰어난 사람을 호걸(豪傑)이라 했다면 분명 엠게임의 박 사장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야말로 사나이 중의 사나이, 멋쟁이 중의 멋쟁이이며, 풍류를 즐기는 데는 그 누구도 따를 자가 없는 두려움도 비겁함도 없는 호걸. 엠게임은 수호지의 양산박이며 거기에 모인 108명의 호걸들을 호령하는 영웅(英雄)이 바로 박 사장이다.

강호(江湖). 그는 강호세계를 잘 알고 있다. 절대고수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현재 강호 최고의 지존은 무림인들 모두가 인정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열혈강호’가 아무리 훌륭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초반 기 싸움에서 분위기를 장악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 전투를 벌인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출시시기를 뒤로 슬금슬금 미룬 수 많은 무림인들앞에서 그는 떳떳하게 ‘와우’에 도전장을 던졌다. 싸우다 일장에 맞아죽는 한이 있더라도 강호인답게 당당함을 선택했다. 강호의 절정고수로 알려진 그에겐 죽음보다는 자존심이 더 중요했을 터. 그리고 많은 무림인들에게 들려온 소식.

인기만화 ‘열혈강호’를 배경으로 만든 코믹무협 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이 공개 서비스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년여의 비공개 테스트를 거쳐 11월 25일 공개된 ‘열혈강호 온라인’은 첫 주말을 보내면서 동시 접속자가 3만6천명에 이를 만큼 많은 이용자들을 불러들였다. 이에 따라 이 게임의 공동 개발사인 엠게임(대표 박영수)과 KRG소프트(대표 박지훈)는 남림(南林) 서버를 추가해, 총 30개 채널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처럼 ‘열혈강호 온라인’이 인기를 끄는 것은 원작만화의 두터운 마니아층에 힘입은 데다, 화사한 그래픽과 속도감 있는 게임 진행이 이용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부분의 정통 무협 역할수행 게임(RPG)과 달리 코믹 요소가 가미된 점 또한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블록버스터급 RPG ‘WOW’가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이래 처음으로 공개돼, 좋은 반응을 얻은 점 또한 주목할 만 하다. 대부분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WOW’의 공개 일정을 피해 서비스 시기를 늦추거나, 잠정적으로 보류하는 등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편 엠게임과 KRG소프트는 공중파 TV를 통한 패러디 컨셉트의 광고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을 실시하며 ‘열혈강호 온라인’의 인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열혈강호 온라인’ 은 오픈베타테스트 시작과 함께 20만명의 가입자가 몰리면서 게임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웹서버를 확충하고 게임 서버를 기존 12대에서 2배가 넘는 30대로 늘렸으나 이 또한 감당하지 못해 최근 10대의 서버를 추가로 증설했다. 랭키닷컴 순위에서도 시범 서비스 개시 6일만에 넥슨의 ‘마비노기’를 제치고 온라인게임 점유율 및 방문자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 내 서비스와 영업을 승인하는 `‘판권번호’를 획득, 해외에서도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이렇듯 엠게임 재도약에 중심에 선 박영수 사장은 1985년 언론사 관련업체 정주기기에 취업해 8년 간 관리부장을 역임하며 실무 위주의 중간 경영자 역할을 수행했으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와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에 입학, 수료했다.

손승철 전 사장과의 인연은 지난 1994년. 박 사장과 손 전 사장은 각각 ‘바드’라는 컴퓨터 프린팅 업체와 엠게임의 전신인 ‘매닉스’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설립해 하나의 사무실에서 운영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엠게임에 합류했다.

박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개발파트는 개발파트끼리, 영업파트는 영업파트끼리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경영과 개발의 철저한 역할분담을 의미한다. 그의 목표는 목표 매출액 달성과 흑자 전환. 이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을 세웠고 국내 영업망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도 검토중에 있다. 열혈강호와 영웅 온라인, 황제의 검 등 3종류의 간판 타이틀이 정식 서비스되면 흑자전환은 어렵지 않게 이뤄지리란 전망이다.

[박영수 사장과의 1문1답]
■ 열혈강호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 회사 조직이 하나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속된 말로 ‘엠게임엔 대박없다’고 했다. 회사에 역량을 모두 집중해 이 비아냥을 보기좋게 무시해주고 싶었다. 현재 엠게임 이사중엔 10시전에 퇴근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게임이 받쳐줘야 할 수 있는 것이다.

■ 열혈강호와 영웅은 서로 중복되는 장르다. 문제는 없겠나.
≫ 나도 4명의 자식을 키운다. 열 손가락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열혈강호나 영웅 모두 똑같이 성공을 시킬 생각이다. 다행히 열혈강호는 코믹, 영웅은 정통무협 장르라 완전히 서로 중복되는 장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엠게임 사장으로 취임한지 약 4개월이 흘렀다. 그동안의 성과라면.
≫ 외부 문제보다 내부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문제도 있었지만 회사내 경영에만 관심을 쏟았다. 그 결과 회사가 생기를 되찾고 조직이 두터워졌다. 그게 성과라면 성과다. 열혈강호도 인기를 끌고 있고. 4개월밖에 안됐지만 게임업체는 개발과 경영의 역할분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정의 내린다면.
≫ 전임 손승철 사장이 덕(德)장이라면 나는 복(福)장이다. 지·덕·용(知·德·勇)을 모두 이기는게 복이지 않나.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여러 가지가 다 도와줘서 열혈강호가 인기를 끌지 않나 싶다. 그러나 게시판 글 하나하나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 엠게임이 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 과거와 달리 공격적으로 덤벼들때는 과감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아마 이런것들을 보고 달라졌다고 말하는 것 같다. 하나에 충실해야하고 성실하지만 크게 벌때는 크게 벌어야 한다.

■ 인수합병과 관련된 루머가 끊이질 않았는데.
≫ 이제 사장에 취임한지 약 4개월밖에 안됐다. 어느 사장이 4개월만에 회사를 넘기려하겠는가. 인수합병은 사업의 의지와 경영인의 의지가 중요한 요소다. 열혈강호의 분위기도 좋고 영웅의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자체 상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유영민 기자 | 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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