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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웹」노종섭 사장 “게임 포털 ‘온탕’으로 새로운 문화 만들겠다”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4.12.2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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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임포털회사로 불러주세요.” 억센 사투리를 앞세워 내뱉는다. 지독한 사투리 마냥 얼굴표정이나 사업스타일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도시인들에게 느껴지는 ‘대충대충’은 노 종섭 사장에겐 결코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친다.

직감이 그대로 적중했을 때엔 통쾌함을 느낀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상대의 본심을 읽고 인터뷰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이미 알고 있어’라는 우월감이 밑바탕에 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가 하기 어려운 말을 털어놓게 하기 위해서는 직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외였다. 노 사장의 성격이 지독할 것이라는 직감은 분명 맞았다. 하지만 통쾌함이 아니라 두려워졌다. 특히 사업을 하는 이유가 자신보다 투자자와 직원들을 위해서라고 억센 사투리로 말하는 장면에선 더욱 그러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충대충’이란 없다. 남을 위해서 악역을 맡는다는 것이다.

주어진 기회 놓치지 않는 자수성가형 CEO
“제 나이 이제 쉰입니다. 20∼30대가 휩쓸고 있는 벤처업계에서 욕심을 부리면 얼마나 더 부리겠습니까.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을 뿐이죠. 그동안 인포웹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신세나 다 갚으면 됩니다.”

‘명예롭게 은퇴라?’. 잘나가는 인터넷기업 CEO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 요새 유행하는 말로 느낌을 대신하면 ‘쌩뚱맞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노 사장의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자 행간을 읽을 수 있게 됐다.

“90년대 후반 한참 인포웹이 잘 나갈 때는 벤처투자 컨소시엄으로부터 60억원 규모의 벤처자금을 유치했고 코스닥 등록도 바라볼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이란 것이 빨리 변화를 예측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시기를 조금 놓쳤죠.”

노 사장은 소시쩍엔 감각 만큼은 따를 자가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변화에 대한 감각이 젊은 사장들보다 떨어졌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도 젊은 벤처업계 사장에게는 느끼지 못하는 솔직함과 노련함이 있다. 스스로 빈농 출신임을 꺼리낌없이 드러내놓는데다 비싸고 기름진 음식을 마다하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찾는 검소함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자수성가 타입의 CEO다. 어려운 것과 무서운 것이 어떤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탓에 대학원까지 직접 학비를 벌어 가까스로 졸업했다. 대부분이 그렇듯이 졸업후엔 당당히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러나 ‘개천에서 용났다’는 주변에 칭찬도 잠시뿐.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당시 생소했던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 노 사장에겐 몸이 곧 밑천이요, 맨주먹이 곧 사업아이템이었다. 주변에서는 그를 일컬어 “때를 기다릴 줄 알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경영인”이라고 평한다. 또 다시 두려워진다.

“하이브리드 게임포털 ‘온탕닷컴’은 말 그대로 게임과 커뮤니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게임포털입니다. 최근 경향이 포털과 게임의 영역구분이 많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문화를 합친 새로운 포털을 만들게 된거죠. 고스톱, 수구리 등 인기 컨텐츠들이 점점 탄력을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수성가형 CEO
인포웹의 엔터테인먼트 포털 온탕(www.ontang.com)에서 제공하는 ‘빙고’ 는 일반적인 메신저 기능인 일대일 대화나 파일 주고받기는 물론 음악플레이어와 브라우저, 게임클라이언트 기능까지 겸한다.

이용자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일일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고 하나의 프로그램만으로 음악듣기와 개인홈피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즐기면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홈피를 둘러보면서 메신저를 하는 등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새로 창을 띄울 필요 없이 메신저 상에서 오목이나 틱텍톡 같은 가벼운 게임을 바로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메신저의 모양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어 미니 바 모양의 음악 플레이어로 모습으로 놔 둘 수도 있고 PC의 작업 표시줄에 놓거나 트레이 부분으로 감출 수도 있다. 이외에 상대방의 대화명과 아이디뿐만 아니라 친구의 별명이나 애칭을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어 많은 대화상대를 관리할 때 편리하다. 이를 위해 인포웹은 현재 3개인 빙고 연동 게임을 내년 초까지 약 20개로 확대하고 장르도 가벼운 슈팅 게임 등으로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직원 모두와 투자가들이 함께 부자가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소망입니다. 안정적으로 회사가 움직여야 직원들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죠. 그리고 모두가 그 곳에서 꿈을 이루고 잘 살아야 합니다. 그 밑바탕이 현재는 온탕입니다.”

벤처사업가 답지않게 모험을 싫어하는 노 사장. 지난 5년동안 메일이라는 한우물만 판 것도 회사의 안정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변신을 선언했다. 물론 그 변신에도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 모험이 아닌 확실한 선택. 온탕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는 노 사장의 말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그의 선택과 의지가 게임업계에도 큰 변화가 될 것이란 소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인포웹은?
인포웹(대표 노종섭)은 CRM 기반의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인 ‘인포메일러’(INFOMailer)로 잘 알려진 인터넷 전문업체다. 지난 97년 출범한 인포웹은 국내 시장공략에 그치지 않고 일본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주목받았고 인포메일러를 인도 미국 브라질 등지로 잇따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인포웹은 초창기부터 정보메일 매거진 사이트인 인포메일(infomail.co. kr)과 사진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포토갤러리(photo.infoweb.co.kr) 등을 운영중이다. 특히 인포메일은 CP(컨텐츠제공자)나 IP(정보제공자)들이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를 이사이트에서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네티즌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택해 구독신청을 하면 회사측이 E메일을 통해 정기적으로 발송해 주는 정보메일 매거진으로 한때 인터넷 스타기업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아바타 전용 채팅 사이트 팝플(www.popple.co.kr)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팝플은 현재 실구매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회원수가 100만명에 이르고, 하루 평균 신규가입자도 400∼500명이나 된다. 또 하루 평균 아이템 구매비용은 600만∼1000만원. 이같은 실적은 회원 1000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한 달 평균 3∼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규모다. 특히 팝플이 후발 사이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이 치열한 아바타 시장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팝플의 인기 비결은 유람선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채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10대 취향에 맞게 꾸민 것. 특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취향대로 객실을 꾸밀 수 있도록 했고, 아바타가 자신이 꾸민 객실 안에서 TV도 보고, 잠도 자고, 냉장고 물도 꺼내먹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신의 객실에 친구를 초대해 대화도 나누고 파티도 즐길 수도 있다.

회사측은 사이버 공간의 아바타를 2D기반에서 듣고 보고 앉고 먹고 잠자고 춤추고 뽀뽀하는 등 실제 인간이 움직이는 것처럼 만들어 현실 세계를 반영한 것이 인기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인포웹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게임방과 같이 실생활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공간과 아이템을 만들어 구매욕구를 유발시켰고, 끊임없이 아바타를 꾸미려고 하는 네티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구매 부담도 줄이면서도 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 중고아이템 판매서비스도 시작했다.

또한 인터넷 음악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아바타와 채팅, 음악을 결합시켰다. 특히 음악방송은 10대뿐 아니라 채팅 및 음악을 좋아하는 30대 이상의 연령층도 끌어들이고 있다.

■ 노종섭 사장 약력
- 1954년 4월 23일 출생
-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 한일합섬 그룹 무역부, 기획조정실 근무
- ㈜NET 정밀전자 대표
- 現 ㈜인포웹 대표이사

사진=유영민 기자 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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