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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안철수 사장 “자체 개발 솔루션 ‘핵쉴드’로 게임업계 보안 책임질 터”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4.12.2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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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의 길을 걷다가 컴퓨터를 치료하는 보안 연구소 CEO를 하고 있다. 보안 쪽 관련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한국인이 있다. 이 정도 기술하면 누구인지 금새 알 수 있다. 바로 안철수연구소 CEO인 안철수씨다. 뜻한바 있어 의대에 진학을 했던 그가 의사의 길을 집어치우고 IT업계의 구세주가 되었다.

그가 처음 컴퓨터를 접한 때는 82년 가을, 의과대학 본과 1학년 때였다. 같이 하숙하던 친구의 애플Ⅱ+ 컴퓨터에 매료돼 이듬해 컴퓨터를 사게 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이다. 컴퓨터 관련 서적을 탐독하던 어느 날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발견했다. 의대생으로서 생물학적 바이러스와 관계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88년 초에 브레인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했습니다. 제가 쓰고 있던 컴퓨터도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죠. 마침 기계어를 공부하고 있던 터라 그것을 분석하고 치료 방법까지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안철수 사장은 의학 용어를 따서 ‘백신(VACCINE)’이라 이름 붙인 뒤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당시에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이 대중화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올 때마다 백신을 개발해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해 잡지사에 갖다 주면 사용자들이 잡지사로 찾아가 디스켓에 복사해서 사용했습니다.”

우연히 뛰어든 백신 개발은 7년간 이어졌다. 의대 교수로서, 군의관으로서 틈틈이 시간을 쪼개야 했던 그는 7년이라는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생활했다. “당시 제 고민은 전공을 살려 의료계에 남느냐 아니면 백신 쪽으로는 점차 지능화하는 바이러스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을 하느냐 였습니다.”

둘 중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 되었을 때 오랜 고민 끝에 과거의 성과보다 앞으로 보람있게 할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백신 개발에 인생을 걸기로 했다. 그는 “의사는 많았지만 백신 개발을 이어서 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백신개발에 올인
안 사장은 지독한 책벌레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느 한 책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읽은 수많은 책을 통해 가치관이나 사람을 이해하는 관점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책을 읽는 이유다.

그는 9권의 책을 출판했다. 그 중 최근 낸 두 권(‘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김영사, 2004),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김영사, 2001))은 CEO로서 기업 경영 관점에서 쓴 것이고 회사 설립 직전인 95년에 낸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는 개인적인 성장사와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상식 등을 쓴 것이다. 안 사장은 “위에 언급한 세 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테크니컬 라이터로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한설문 조사에서 ‘직장인들이 벤치마킹하고 싶은 CEO’로 꼽힌 바 있다. 또 우리 시대의 신뢰받는 리더-경영인부문 1위’에 선정 된적이 있다. 왜 대학생 및 직장인들이 이토록 안 사장에게 호감을 나타내고 있을까. “1995년에 벤처기업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이후에 초심을 잃지 않고 투명한 경영과 공익적인 마인드를 통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점을 좋게 봐 ‘호감 가는 경영자’로 뽑아 주신 것 같습니다.” 그는 IT 벤처기업의 뛰어난 경영인으로 훌륭한 업적을 세운 사람들도 많은데, 내가 1위로 선정되어 죄송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기존 솔루션을 보완해 게임에 특화된 솔루션 ‘핵쉴드`(AhnLab HackShield)를 출시하고 영업 강화에 들어갔다. ‘핵쉴드’는 온라인 게이머들의 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돕는 실시간 해킹 감지 및 차단 프로그램으로 안철수연구소의 앞선 보안 기술을 적용, 개발한 게임전용 솔루션이다.

“‘핵쉴드’는 해킹툴 탐지 엔진을 통한 해킹툴 차단뿐만 아니라 게임 시스템의 취약점과 해킹 가능한 길목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더욱 근본적인 방어를 수행하는 지능적인 해킹방지 기능을 제공합니다. 잠재적 해킹 경로 차단 등을 통해 게임 자체에 대한 해킹이나 변칙 플레이도 막아줍니다.”

게임전용 솔루션 개발
‘핵쉴드’의 주요 기능으로는 해킹 툴 탐지 및 차단 자동 업데이트 프로그램 위/변조 방지 메모리 해킹 방지 스피드핵 방지(스피드핵: 윈도우의 타이머를 조정해 게임을 할 때, 캐릭터 등의 동작을 빠르게 하는 일종의 치트키 같은 프로그램 작동 방지) 디버깅 방지(해커의 게임프로그램 분석 차단) 메시지 후킹 방지(사용자의 입력값을 가로채거나,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게임에 심어 두는 악성 행위 방지) 오토마우스 방지(마우스 입력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오토 마우스류의 프로그램의 동작을 차단, 게임클라이언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호) 자체 프로그램 보호(게임보안 솔루션 자체 해킹 방지) 런타임 변조 방지(해킹 방지 모듈이 동작하는 동안 각 모듈에 대한 해킹시도를 감지하여 무력화) 등이 있다.

국내외 온라인 게임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자사 게임에 대한 해킹 부분이다. 어떤 식으로 차단을 한다해도 또 다시 해커들이 해킹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완벽하게 해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백신을 가지고 이미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진단/치료는 할 수 있으나 바이러스 제작 자체를 막을 수는 없듯이 해킹 자체를 미리 막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는 “신종 바이러스가 나왔을 때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해 최적의 퇴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듯이 해킹 기법이 발견됐을 때 최단시간 내에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역할을 하는 보안 전문 업체의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게임해킹도 안철수가 막는다
안철수연구소는 어느 기업보다 자선 봉사 활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은 구성원의 생활을 영위하는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급속히 발전하는 IT 인프라에 맞는 보안 솔루션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일 자체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구성원들이 모여 공동 작업하는 것이 안철수연구소의 존재 의미입니다.” 안 사장 이하 직원들이 자선 봉사 활동에 적극 적인 이유다.

회사 설립 전에 7년간 백신을 개발해 무상 공급한 것은 함께 사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소박한 기쁨이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는 “다른 사람의 노고로 혜택을 받기만 하다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 동기 유발이 되었다”면서 “회사를 창업한 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컴퓨터 사용자에게 혜택을 주는 V3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을 기부하지는 않지만 시민사회단체에 우리가 가진 제품을 기증하거나 아름다운 가게 활동에 참여하는 일을 계속 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어려운 외부 상황을 잘 견디고 내부 시스템화를 통해 턴어라운드하는 시기였다면 2005년은 본격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0년 세계 10대 보안 전문 기업이 된다는 ‘비전 2010’을 달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해외 사업에 집중할 것입니다.” 을유년(乙酉年·2005년) 안철수연구소의 기업 목표다.

■ 약력
- 1962 .2. 26 부산 출생
- 1991. 2. 서울대 대학원 의학 박사 학위 취득
- 1997. 5.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공대 및 와튼스쿨 기술경영학 석사 학위 취득
- 2000.10. 미국 스탠포드대 벤처비즈니스 과정 연수
- 2003.12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 최고과정 수료
- 1986. 3. - 1989. 9.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교
- 1989. 9. - 1991. 2.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및 의예과 학과장
- 1990. 1. - 1990. 2. 일본 규슈대학 의학부 방문연구원
- 1991. 2. - 1994. 4. 해군 군의관
- 2003. 2. 2004. 2. 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
- 現 : 정보보호산업협회 고문, 아시아안티바이러스연구협회 부회장,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부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정보통신미래모임 부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 이사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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