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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박관호 회장 “中, 온라인게임 역사 새로 쓰겠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1.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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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게임의 기틀을 마련한 국내 게임업체가 있다. ‘미르의 전설’을 개발, 서비스하며 게임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른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가 그 주인공.

위메이드는 지난 2001년 불모지와 다름없던 중국 시장에 진출, ‘미르의 전설2’가 동시접속자수 70만명에 육박하며 놀라운 시장 점유율을 그려낸다. 뒤이어 서비스한 ‘미르의 전설3’ 역시 동시접속자수 40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승승장구도 여기까지. 최근 중국 현지 서비스업체인 샨다 네트워크(이하 샨다)와의 소송건을 시작으로 대주주인 액토즈 소프트와의 분쟁까지 사면초가에 빠지길 1년여. 아직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최근 중국 서비스업체인 샨다의 액토즈 소프트 매입에 따른 입장은 어떠한지, 아울러 문제를 종결시킬 타개책은 무엇인지 위메이드의 수장이자 창업주인 박관호(34)회장을 만나 구체적인 대안을 들어봤다.

새로운 복병 등장
지난 2003년 1월 24일 위메이드는 중국 서비스 업체인 샨다의 로열티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중도해지했다. 하지만 계약 해지 이후에도 샨다는 ‘미르의 전설2’의 서비스를 지속, 결국 위메이드는 계약의 주체였던 액토즈 소프트와 샨다를 계약 연장에 관한 부적절성을 토대로 싱가폴 국제상업회의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또한 샨다의 ‘전기세계’가 아이템과 그래픽, 몬스터와 인터페이스 등이 ‘미르의 전설2’와 동일함을 발견, 지적재산권 침해 행위로 중국 북경인민법원에 회부한 상태다.

당시 모든 부분에서 유리했던 위메이드. 하지만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샨다가 액토즈 소프트를 매입하며 대주주로 떠오른 것. 액토즈 소프트는 위메이드 지분 가운데 40%를 보유한 대주주. 자사의 대주주인 액토즈와 액토즈의 최대주주인 샨다와의 분쟁.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그러나 박회장은 이를 소송 취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못박는다.

“이번 분쟁이 유야무야된다면, 저희와 같은 문제에 휩싸일 제2, 제3의 위메이드가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분쟁 사례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확실히 처리하겠다는 자세.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박회장의 혜안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액토즈와의 결별 선언
“사실 이번 분쟁에서 액토즈 소프트가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또다른 문제의 발단이 될 것입니다. 분명 샨다의 액토즈 소프트 매입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죠. 허나 어차피 액토즈 소프트와 함께 갈 생각은 없습니다.” 박회장의 말이 이어진다. “계속해서 게임을 개발하려는 성향을 가진 개발사와 회사를 고가에 팔기를 원하는 회사간의 입장차는 합리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닙니다.”

액토즈 소프트와 위메이드의 관계는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창단멤버였던 박관호 회장을 필두로 홍종표 전 액토즈 사장과 현명권 현 아라아이디씨 사장은 온라인을 통한 창조적 발상이라는 코드에 의기투합, 현재의 액토즈 소프트를 설립했다. ‘미르의 전설’이 성공을 이뤄낼 때도, 벤처붐을 타고 각각 분사, 현재의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와 아라아이디씨를 설립할 때만해도 별다른 반목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종현 사장이 지분을 인수하며 액토즈 소프트의 현직 대표로 취임한 직후부터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 소프트의 분화는 가시화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가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소유권 관계가 불분명할 경우, 제 값을 받기 힘들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또한, 회사의 가치를 높여줘야할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가 액토즈 소프트가 원하는데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도 분쟁의 한 원인. 이뿐이랴. 박회장의 액토즈 소프트와의 개인적인 주식 소송도 이어졌다.

“분사 당시, 친분관계를 밑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너무 많았죠. 정말이지 큰 실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 이상 함께가기를 포기한 액토즈 소프트인 만큼 부담은 될 지언정, 이번 분쟁을 종식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박회장. 그는 이번 기회에 액토즈 소프트와의 관계마저 정립할 뜻을 분명히했다. 위메이드가 제 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도 액토즈 소프트는 분명 넘어야할 산이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승소는 시간 문제
기업간의 분쟁이 판결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중재를 통한 합의가 일반적이기 때문. 박회장은 현재 모든 부분이 위메이드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적재산권 문제가 판례로 남는다면 WTO에 가입한 중국 정부까지도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것이 자명할 뿐더러, 나스닥에 신규 집인한 샨다의 입장도 최대한 문제를 마무리 짓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모든 부분은 유리합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이 자국 업체를 두둔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뚜렷한 근거가 있는 이상 승소를 자신합니다.” 이 같은 유리함을 대변하는 일례는 여러부분에서 드러난다. 샨다가 물밑 접촉을 통해 거액의 금액과 함께 화의를 요청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 박관호회장의 신념은 단호하다. 표절과 지적재산권에 관련된 사안은 양보할 개재가 아니라는 것.

“결국 샨다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액토즈 소프트를 고가에 매입하게 된 것이죠. 저희와의 소송이 구매의 주요 배경일 것입니다. 그러나 위메이드의 최대 주주는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액토즈가 아닌 5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바로 저입니다.” 박회장은 액토즈 소프트를 매입한 것은 분명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위메이드까지 아우를 수는 없음을 강조한다. 결코 취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르2 이상의 게임으로 승부수 띄울 터
박회장은 지난 해 6월 일어난 소송으로 인해 경영진은 골머리를, 개발자들은 의욕을 상실했다고 자평한다.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분명 자산은 늘어나겠지만 개발시기를 놓치면 개발사로서의 입지나 신뢰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 박회장의 지론. “돈만 많고 경쟁력이 없다면 그것이 은행이지 무슨 게임회사겠습니까. 이제부터는 개발에만 치중할 생각입니다.”

실제로 위메이드가 국내 서비스하는 게임들은 동접수에서도 수익에서도 예전만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관리 이사를 새로 영입했고, 박회장은 개발에만 치중하는 투톱 시너지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미르의 전설’ 차기작인 ‘카일라스’를 포함, 총 6개의 게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 2001년 48명에 불과했던 개발진도 105명으로 늘렸다.

이 밖에도 조직 내부적으로 활력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위메이드 소프트를 설립, 경쟁구도를 통한 신규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다른 회사와 같다면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기인한 것이다.

“중국에서만 인정받고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던 위메이드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호언장담의 배경은 중국 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인지도는 타 회사에서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액토즈 소프트에 계약 권한이 있는 ‘미르의 전설2’ 이외에는 다른 현지 게임업체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도 세워놨다. 물론 이를 받쳐줄 게임성은 필수요소.

“위기를 타파할 결정적 반전은 이미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뛰어난 게임개발이 바로 키워드죠. 이제 게임패턴은 분명 바뀌었습니다. 아이템과 PK를 흥행의 키워드로 생각하고 게임을 제작한다면 낭비 이상의 의미가 없죠. 새로운 차기작에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그는 현재의 위기를 게임 개발을 통해 풀어갈 생각이다. ‘미르의 전설’시리즈를 뛰어넘는 대작으로 다시 한번 중국을 평정하겠다며 방대한 포부를 드러낸 박회장. 그가 이룰 또 하나의 전설은 이미 진행형에 돌입했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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