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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 시리즈」 제작자 데이빗 존스 “웹젠은 유일무이한 최상의 파트너”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2.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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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존스(David Jones, 41). 국내 게이머들 중 그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가 제작한 ‘GTA(Grand Theft Auto, 이하 GTA)’시리즈를 논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해외는 물론, 국내 수많은 유저들은 마치 열병에 걸린 것처럼 ‘GTA’에 매료됐고, 생일을 맞듯 그의 후속작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러나 그의 동선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최소 수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가 보장된 ‘GTA’시리즈가 아닌 온라인 장르 개발을 표명했고,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전문 제작사인 웹젠과의 공조를 공식 선언했다. 도전 없는 성공은 지루함 그 자체라고 역설하는 게임계의 살아있는 전설 데이빗 존스를 만나 웹젠과의 퍼블리셔 계약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선택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 제작사 웹젠. 이미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뮤 온라인’을 수출하고 있지만, 정작 퍼블리셔 경험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빗 존스는 웹젠과 자신의 차기작 ‘APB’의 전 세계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자연 여기저기서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게임 퍼블리셔보다는 주가 상승을 위한 판권 계약이라는 음모론부터, 단순히 돈으로 판권 계약을 따낸 ‘돈지랄’이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하지만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데이빗의 답변은 확고하다. “단순히 돈 때문이었다면 세계적인 공룡 유통사들과 계약을 체결했겠지요. 계약 체결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웹젠이야말로 전 세계 어느 게임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상의 콤비인 까닭이죠”.

이는 그가 설립한 RTW가 동양에서 무명에 가깝듯, 웹젠 역시 서양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이유다. 즉, 양사가 협력할 때, 동, 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설명. 여기에 아시아에서 성공한 온라인게임 제작사는 한국 게임회사 밖에 없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 된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게임회사들과 협력 의사를 타진했을 당시, 영국에 위치한 RTW를 직접 방문한 김남주 대표의 적극적인 모습 또한 신뢰 이상의 확신으로 다가왔다고 데이빗은 설명한다. 이유는 비단 이뿐이 아니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노하우와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뛰어난 기술력. 그리고 서비스 운영 능력에 이르기까지. 망설일 까닭이 없다. 특히 새로운 분야인 온라인게임에 도전한 RTW와 퍼블리셔 경험이 전무한 회사의 유통사로서의 도약 역시 두 회사의 공조에 밑거름이 됐던 것이 사실.

“세계 탑 5안에 드는 유수의 회사들을 만나봤죠. 물론 한국의 게임회사들과도 접촉해봤고요. 하지만 최상의 파트너를 선정함에 있어 추호도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웹젠이야말로 저희가 원하는 모든 요소를 충족시킬 최상의 파트너였기 때문이죠. 저희가 웹젠에 퍼블리셔를 부탁하고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이는 판권계약 자체에 다른 목적이 낄 이유가 없음에 대한 강력한 부인인 동시에 설득력 있는 답변이 아닐 수 없다. 1+1이 2가 아닌 3 이상의 효과를 얻어낼 최상의 파트너. 결국 웹젠의 ‘APB’에 대한 전 세계 판권 획득은, 웹젠에 있어서는 세계화의 기틀 마련을, RTW에 있어서는 온라인게임 회사로서의 성공적인 도약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APB의 무한 성공 가능성
웹젠과 RTW의 판권 계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이에 앞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국내에서의 서비스와 성공 유무에 대한 향방이다. 이는 ‘GTA’의 경우, 범죄자로서의 일탈을 경험할 수 있었기에 지극히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도덕적 인륜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발매조차 금지된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 한국에서 발매되지 못했던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 사정에 밝은 웹젠의 절대적인 협력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한국시장을 고려해 기획했던 게임성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은 하나를 얻기 위해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한다는 이야기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한국 버전만을 따로 개발할 계획을 세운 것일까. “밝힐 사안은 아닙니다만, 이스트버전과 웨스트버전의 개발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전체적인 아이디어들을 게임 내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로 현재 약 40%가량 게임이 완성됐죠. 기본적인 골격만이 마련된 셈입니다. 정식 서비스 시기인 2007년까지 온라인과 연동시키고 코딩하는 작업을 비롯해 가장 중요한 스테이지 구축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고요.”

물론 한국화, 아시아화를 벗어나 게임 스타일 역시도 아시아 유저들의 취향을 반영할 계획이다. 동, 서양의 각기 다른 문화적 코드를 담아 낼 2가지 버전을 통해 국내 서비스할 계획을 밝힌 데이빗 존스. 하지만 해외 유수의 게임들이 국내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채 참패했던 한국 시장이 아니던가. 불안 요소는 적지 않다.

"단순히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둔 차원이 아닙니다. 웹젠의 개발진 40여명이 ‘APB’의 개발에 참여하게 됩니다. 저희 역시도 웹젠이 콘솔 플랫폼 진출을 선언한 ‘허슬리’에 개발자들을 투입할 계획이고요.”

한국에 선보였던 세계적인 온라인게임들은 게임 개발부터 글로벌 마켓을 기획한 것이 아닌 단순 로컬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무리수가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미연에 방지키 위한 방안으로 게임의 기본적인 골격 완성의 순간부터, 각기 다른 문화적 색채를 게임에 농축할 계획을 세운 'APB'. 성공에의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질 밖에.

여기에 무려 3년에 걸쳐 전혀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게임을 디자인했던 노력하며, 3D맥스 기반이 아닌 스크립터 기반을 통한 차별화. 그리고 항공과 미사일 등 실제 국방부에서 사용하던 시뮬레이션 엔진을 제작했던 개발자가 새로이 창조한 강력한 물리엔진을 필두로, GTA의 핵심 성공요인이었던 자유도의 추가까지. 더불어 게임성에 비해 떨어졌던 기존 데이빗 존스의 게임들과는 다른 대폭 개선된 그래픽의 접목에 이르면 데이빗의 장밋빛 성공 가능성이 단순한 호기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결코 도전만으로는 성공을 일궈 낼 수 없다. 하지만 도전조차 하지 않을 때 성공은 아예 가능성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장치를 통한 노력만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수단임을 아는 게임계의 노장 데이빗. 그의 새로운 도전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APB’의 기대요인은 무궁무진하다.

RTWK는 웹젠과 RTW의 촉매제
웹젠과 RTW의 판권 계약에 앞서, 지난 2004년 7월 RTW는 한국 지사 RTWK(Real Time Worlds Korea)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파트너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탓에 한국 마켓과 아시아에 진출할 기반을 다질 연락사무소가 필요했던 이유다. 실제로도 데이빗은 향후 RTWK에 개발자들을 영입, 기획과 제작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개발사로서의 부각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RTW와 웹젠의 파너트쉽이 ‘APB’에 국한된 계약인 만큼, 자리를 잡은 후에는 RTWK를 통해 국내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에서의 의견이 설득력을 얻게 되는 요인이다. “어찌 보면 웹젠과 RTWK라는 중복된 창구가 마련된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상 RTW의 향후 타이틀에 대해서 웹젠이 우선 협상권만을 가진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RTWK는 지사와 같은 역할로서 웹젠과 RTW의 협력을 도모하는 데에만 주력할 예정입니다”.

결국 철수할 계획은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개발자들을 영입한다는 계획은 무엇일까. “웹젠에서 개발한 게임들이 북미나 유럽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 위함입니다. 한국과 영국의 개발사. 지리적으로도 민첩한 대응이 이뤄지기 힘든 까닭이죠”.

RTWK를 웹젠과의 윈윈 정책을 극대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로 삼겠다는 계획. 그의 수년 뒤를 예상하고 있는 통찰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싱글로 즐기는 게임의 한계를 벗어나, 무궁무진한 온라인 세상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나아가 게이머들까지도 선도하는 그의 선견지명식 혜안은 최고의 파트너로 웹젠을 지목했다.

그렇다면 그가 향후 해외 지사를 확대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계획을 세운 웹젠에 날개가 되어 줄 것인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데이빗은 한마디로 일축한다. ‘of course’. 뛰어난 온라인게임 개발력과 창조적인 데이빗의 만남. 그와 웹젠의 비상(飛上)에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Side Story] ‘데이빗 존스’는 누구인가
데이빗 존스는 전 세계적으로 총 3천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히트작 ‘GTA’시리즈와 2천만장 이상 판매된 ‘레밍스(Lemmings)’를 창조해낸 게임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89년 영국에 DMA 디자인(DMA Design)을 설립한 뒤, 창의적인 게임 개발에만 몰두해왔다. 창조성이 가져다준 성공에의 이유를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의 도전임을 강조하는 데이빗 존스.

하지만 그에게도 성공만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놀라운 발상을 게임에 접목했던 ‘탱크 틱스(Tank Tics)’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나머지 최악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안정은 곧 도전의 반대말이라 생각하는 데이빗은 이후, 또다시 창조적 색채가 가득한 ‘GTA’ 시리즈를 개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현재 그는 지난 2002년 설립한 RTW(Real Time Worlds)의 신작인 동시에 자신의 온라인게임 처녀작인 스타일리쉬 갱 액션 온라인게임 ‘APB(All Points Bulletin, 이하 APB)’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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