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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엔터테인먼트」 정대화 사장 “‘니다 온라인’으로 또 하나의 ‘신화창조’ 하겠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3.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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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유럽에는 벌써 서비스 가동 채비를 마무리 중입니다.” 밤샘 작업으로 까칠한 정대화 사장(39)의 얼굴에 밝은 웃음이 배어난다. 2000년 4월 니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2003년부터 오로지 하이브리드 RPG ‘니다온라인(이하 니다)’ 하나로 승부수를 던져왔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카페에, ‘니다’의 스샷이 지난 2003년 11월께 처음 오르자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일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름 없는 신생개발사의 작품이 기대감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순전히 ‘입소문’만으로 카페 회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현재 2만여 명 이상이 ‘니다’의 유저를 자처하고 있다. 일절의 마케팅과 노출 없이, 순전히 게임 하나로 유저들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한 것이다. “정질을 하며 가다듬고 먼지를 닦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많은 유저분들과 밝은 곳에서 만나봐야겠죠”라고 말하는 정 사장. 그의 깊게 패인 주름이 사뭇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예전 수많은 스타들이나 많은 성공 스토리에는 공통적으로 ‘눈물 젖은 빵’이 ‘식상하다’싶을 만큼 많이 등장한다. 온라인 게임도 한때는 예외가 아니었다. 흔히 성공한 게임 개발 1세대라고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 성공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하 단칸방에서 세 명이서 사발면을 먹으며…’로 시작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너무도 오래 전 이야기라, 요즘은 잘 회자되지도 않고, 회자된다 하더라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도 드물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정 사장에게는 아직도 ‘현실’로 존재한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 10평 남짓한 반지하 방에 컴퓨터 서너 대가 놓여있다. 여기저기 쌓여 있는 책과 빈 사발면 용기들, 흡사 가난한 대학생의 자취방 같지만 회사 사무실이다. 직원이라곤 정 사장을 포함해 이현식 개발총괄이사(37), 그래픽 디자이너 신민규씨(27) 등 3명이 전부다.

흔하게 몇십 억 혹은 몇백 억 프로젝트로 요즈음 잘 나간다는 게임사의 직원이 100명을 쉽게 넘는 걸 생각하면 이게 정말 현존하는 게임회사가 맞는 지 싶을 정도다. 정 사장은 “정말 3명에게서 ‘니다’가 탄생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절의 외주 없이 순수 개발력으로 만들어진 게 맞다”고 자신한다.

이들의 신분이 서서히 노출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중순께다. 개발 마무리 단계에 맞물려 ‘니다’가 완성도를 높여가자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3명의 개발진 만이 전부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또 한번 ‘경악’에 가까운 감탄을 보냈다. “처음에는 ‘3명이서 과연 가능한 일이냐’는 칭찬에 가까운 놀라움이 고마웠지만, 사실 이게 나중에는 걸림돌이 되더라”며 정 사장은 또 한번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3인방의 순수 개발 프로젝트 ‘니다’
정 사장은 “3명이건 3백명이건, 중요한 건 순수 독립 개발사로서의 프라이드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조건을 찾는 다는 게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수많은 퍼블리셔들이 직접 니다엔터테인먼트의 작은 지하단칸방을 노크했지만, 결정적으로 ‘3명’이라는 숫자를 미더워 하지 않았던 탓이다.

“3명이서 어떻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늘 공통적으로 질문했습니다. 3명이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였다면, 2년여 동안 지금 ‘니다’라는 결과물을 내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역설하지만 쉽사리 믿어주지들을 않더라”고 정 사장은 말했다. 아예 평직원으로의 흡수를 원하거나, 자사 내의 개발팀으로 이들을 아예 흡수하기를 원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퍼블리셔들이 ‘니다’를 탐내 하면서도, 3인방이라는 숫자에 조심스러워들 하는 눈치가 강하다. 그렇게 본격적 서비스 일정이 늘어져 갔고, 현재 여력이 없는 니다엔터테인먼트로서는 곤란 이상의 곤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희망적인 신호는 작년 말부터 전해져 왔다. 중국과 대만 서비스가 순조로이 체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해외 쪽의 반응이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3월중 중국 서비스와 5월 중 대만 서비스가 막바지 단계에 이른 상태로, 유럽쪽의 서비스 또한 현재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재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 모델은, 해외쪽 반응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이를 기반 삼아 국내 자체 서비스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돈을 벌어 국내 서비스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조심스레 정 사장은 말했다. 물론 그보다 좋은 이상적 모델은 국내와 해외 퍼블리셔들과 동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유럽 서비스 청신호
게임개발 1세대인 정 사장은 초창기인 91년부터 게임계에 몸을 담아왔다. 이전 충무로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다가 게임의 매력에 빠져 게임회사에 입사했다. 이후 ‘달려라 코바’ 등 히트작 개발에 참여했던 정사장은 더 늦기 전에 원하는 게임을 개발해보자며 98년 빅브레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곧이어 이 이사도 합류했다. 하지만 난관의 연속이었다. 투자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애써 개발한 게임이 빛을 보지도 못했다. 온라인게임을 공동 개발했던 곳에서 회사를 고발하는 어이없는 사건까지 터졌다.

사건은 1년여의 공방끝에 무혐의로 기각됐지만 회사는 그동안 운영과 개발 여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2003년 4월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과 눈물의 해단식을 해야 했다. “내 잘못이나 회사의 잘못이 아닌데도 이렇게 고통을 받고 기진맥진 여력을 다 빼야 하는 지 너무 억울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해보자고 손을 맞잡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뒤통수를 칠 수 있는 곳이구나 라는 것도 절감했고 말입니다.”

당시를 회상하는 정 사장의 표정에 잠시 어두운 기운이 돈다. 한달 뒤인 5월께 이 이사가 게임 개발 초안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자며 찾아왔다.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해온 게 있었고 해보자는 것이 명확한데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생 자체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자금도 없었고 투자자를 구할 여력도 없었다. 정 사장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척들에게 돈을 빌렸다.

화곡동에서 제일 싼 반지하방을 월세로 빌렸다. 셋 모두에게 월급은 없었지만,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걸 위안으로 삼자고 했다. 자금을 구하지 못해 정사장이 주말마다 택시 운전이나 일용직 노동까지 할 때도 있었다. 과연 빛을 볼 날이 있을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게임이 살짝 공개될 때마다 유저들의 많은 격려와 호응이 큰 힘이 됐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었다. 순수하게 게임 하나로 입소문이 퍼졌고 2만 여명이 넘는 카페 회원과 해외수출상담에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라는 정 사장.

택시기사·노동자로 회사 운영도…
“꼭 큰 자본과 유명한 회사에서 만든 게임들만이 대박이 난다는 편견을 깨고 싶습니다. 언젠가 여력이 생기면, 게임업계에서 불투명하고 야비하게 약한 개발사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막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불혹을 앞둔 정 사장의 눈에는 욕심이 없다. 욕심 대신 그간 그가 겪어온 연륜과 스무 살 청년 못지 않은 패기가 야릇하게 섞여있을 따름이다.

올 한 해 본격적으로 ‘니다’가 공개되는 시점에 놓였다. 하이브리드 RPG ‘니다’는 기본 RPG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종족별 확연한 개성 부여를 통해, 하나의 게임에서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혼합시켰다는 것이 가장 큰 특색이다. 다양한 장르 게임들의 연결고리를 잇는 ‘퓨전’개념이 강한 것. 많은 유저들과의 만남에 있어 누구보다 설레이는 정 사장. “새로운 게임으로 온라인 게임계에 또 하나의 신화창조를 해보겠다”고 그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 정대화 대표는
- 1966년 2월 7일생.
- 서양화전공.
- 한국테크니칼 일러스트레이션 협회 회원.
- 다년간 충무로에서 일러스트레이터 로 활동(잡지,출판,광고,영화,등 참여).
- 94년 동서게임채널 경력사원으로 입사.
- 국내 최초의 실시간 절략시뮬레이션게임 ‘광개토대왕”’개발참여 및 출시(동서게임채널).
- 국내최초의 TV를 통한 아동용 아케이드게임 ‘SBS 달려라 코바’ 개발 참여 및 운영. 달려라 코바 케릭터 직접 디자인 및 게임 개발.
-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 천명’ 선임연구원으로 개발 및 출시.
-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손권에 야망’ 선임연구원으로 개발 및 출시.
-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3D 게임 ‘삼국지 천명2’ 개발 중 퇴사.
- 한국게임 개발사 모임 회원
- Full 3D 온라인게임 ‘니다 온라인’ 개발 및 테스트서비스중.
- 현재 니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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