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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온 조성용 대표 “M&A의 고통을 넘어 세계화의 초석 이뤄낼 터”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3.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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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산업의 태동과 함께해온 조이온은 제 2의 도약을 목적으로 지난 해 6월 KJ온라인과 M&A를 추진했으나, KJ온라인측이 잔금 지급 불이행에 이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법원에 제출함에 따라, 조이온의 대주주들은 이에 대한 본사로 주식반환청구소송을 제기, KJ온라인에 경영권을 인계할 뜻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는 ‘계약 해제’라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기에 이른다.

이번 계약 문제로 조이온이 입은 피해는 실로 적지 않다. 이미지 손실과 업무 실적에의 차질 등 수많은 당면 과제 속에서 조이온을 맨손으로 일궈 냈던 조성용 대표의 또한번의 신화창조는 이어질지, 사탕이 온 세상을 물들였던 지난 3월 14일 최초로 입을 연 조이온의 조성용 대표를 만나봤다.

고난은 내 인생의 원동력
게임업체 조이온의 대표이사 조성용. 그를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기회포착에 유능하다 싶으면 어느 순간 무모하리만큼 저돌적이다. 성공이라는 장밋빛 색채에 안주하기보다는 보다 큰 그릇에의 갈증으로 또다시 일을 벌인다. 때로는 부도를 맞고 또 때로는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는 신규사업의 첨병 역할도 대행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란 말이 그를 정의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그는 지난 1992년 게임업계도, 게임산업도, 게임시장도 없던 불모지에 가깝던 그때, 맨손으로 게임업계에 뛰어들었다. 아니 투신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당시 하드웨어의 수입, 판매를 목적으로 한 샘전자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1배속 CD롬을 출시했지만, 가뭄에 콩 나듯 판매량은 역수직선을 그으며 자본금만 잠식해갔다.

왜일까. 선진문물의 시기상조식 유통이 빚어낸 결과일까. 조대표는 끊임없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이유는 하나. 바로 소프트웨어의 빈곤이 초래한 결과였다. “소프트웨어도 없는데 누가 하드웨어를 구입하겠습니까(웃음). 실상 이를 계기로 제가 게임업계에 입문했으니, 저와 게임도 참으로 인연이 깊다하겠죠.”

소프트웨어를 OEM방식으로 하드웨어에 동봉하자 상황은 역전됐다. 하지만 그 역전이란 것이 폭발적이라기보다는 미지근함에 가까웠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또다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결국 시장을 분석하고, 대대적인 소비자들의 설문이 이어졌다. 키워드는 또다시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OEM으로 증정하는 소프트웨어는 분명 그 한계가 자명한 탓이다.

“제가 직접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 결심을 했습니다. 없으면 만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죠. 무모하기도 했지만, 성공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고객들에게 있어 CD롬을 구입하게 만들 가장 큰 메리트는 역시나 정품 패키지 게임이었다. 하지만 막 태동한 게임시장에서 동서게임채널과 SKC는 막강한 시장 잠식력을 바탕으로 텃세 이상의 견제로 일관했다.

“저희 물건을 받으면 두 회사에서 게임 공급을 중단하는 식이었죠. 난감했지만 괜한 오기가 끓어오르더군요.” 당시 조대표는 수입은 쌍용에서, 판매 및 유통은 샘전자에서 담당하는 이원화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실제 게임매장을 운영하던 점주를 수뇌부에 영입하는 과감한 인사정책으로 매장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마케팅 기법을 전개했다.

결과는 급진전. 그러나 대기업인 쌍용과의 협조인 만큼, 관례상 반품은 모두 샘전자가 떠안게 됐다. 예상치 못한 착오였다. 앞에서는 수익이 늘고 뒤로는 손실을 입는 이상적인 형태. 결국 회사는 부도라는 최악의 사태에 이른다. 그럼에도 조대표는 지난 해 중순부터 올해 초까지 겪었던 KJ온라인과의 길고 긴 사투에 비하면 이는 작은 버짐 정도로 치부할 사안이라 역설한다. 당시의 힘들었던 심경을 돌려 말한 것이다.

“빠져도 보고, 넘어져도 봐야 정상에 올랐을 때 더 큰 쾌감을 얻을 수 있죠. 저는 고난이야말로 저와 저희 회사가 더욱 큰 회사로 발전할 토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만큼 아팠으니 이제 저만큼 커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칠 만도 하련만 조대표는 되레 좋은 기회였노라 말한다. 긍정적인 그의 성격이, 지칠 줄 모르는 추진력이, 그만의 배포가, 그의 마인드가 그대로 투영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M&A에서의 주의점을 인지했고, 회사의 경영권에 대한 절실함도 분명 깨달았다.

한동안 비즈니스 활동을 못했던 것이 너무 큰 아쉬움이라며 이제는 조이온의 성장에만 매진하겠노라 호언하는 조대표. 그의 확고한 기업정신이, 신뢰할 수 있는 경영마인드가 지금의 조이온을 만들었음은 구태여 밝힐 필요조차 없을 터. 지난 KJ온라인과의 힘겨루기에서도, 그 동안 당면한 회사의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의 모든 주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조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끝없는 신뢰가 경영의 최우선
“제 경영철학이자 인생철학은 단 하나입니다. 의심이 간다면 쓰질 말고 쓰게 된다면 절대 의심하지 않는 것이죠.” 이제는 의심해볼만도 하련만, 그는 코스닥에 대한 성급함으로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자신의 실수였음을, 그리고 이를 번복하지 않을 소중한 경험이었음을 강조할 뿐이다.

결국 사람에 대한, 기업에 대한 신뢰 자체의 문제가 아닌, 객관적인 시각을 잃었던 것이 패인이라는 이야기. 그는 M&A를 꿈꾸는 후발주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자금력 등 회사의 내실을 철저히 조사한 뒤 눈앞에 떨어진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전문 변호사를 통해 계약을 추진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무모하리만큼 사람을 신뢰하는 그의 성격은, 아니 그가 오래도록 사람에 대한 신뢰를 중시하는 까닭은 지난 1995년 샘전자 부도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만 풀소프트(대만 감마니아의 전신)의 부도를 막아주는 등 힘써준 인연이 지금의 조이온을 합작, 설립할 수 있었음을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인지한 까닭이기도 하다.

“상술이 사람에 대한 신뢰를 앞설 수는 없죠.” 조대표의 지론인 동시에 SKC가 게임계에서 손을 떼고, 동서게임채널이 게임계에서 작은 개발사로 퇴보했음에도 조이온은 지금도 국내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업체로 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한 회사 재건이 목적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라 했던가. 조이온의 조성용 대표는 이번 M&A의 어려움을 다시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결과물을 세계화라는 키워드 안에 담아낼 계획이다. “해외 쪽에 대한 사업 진행을 못했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시장을 무대로 세계적인 조이온을 만들 생각입니다. 올해가 그 원년이 되겠죠.”

독자 경영 체제를 다시금 확립한 조이온의 최종 목표는 세계화에 있다. 우선 중국을 목표로 개발 중인 ‘천하’를 6월말 상용화할 계획이며 3/4분기 경 국내 서비스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올해 12월경에는 거상2의 유료화를 본격적인 세계 시장의 신호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뿐이 아니다. 일본 반다이와의 계약체결을 통해 개발 중인 ‘신암행어사’ 역시 내년 1/4분기경 클로즈베타서비스에 돌입하는 즉시, 해외 시장도 타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운 수출모델의 일환으로 연예기획사 포이보스와의 업무제휴를 통한 투자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연예인 초상권은 포이보스사가, 포털 사업은 조이온이 각각 분담화하는 이원체계를 확립, 엔터테인먼트 포털 사업이 주요 골자. 또한 국내에 신기술을 가장 먼저 제공받기 위해 계약했던 랜더웨어 게임엔진의 국내 총판의 인연을 확대, 향후 영국 게임엔진 개발사 크라이테리온과도 합작법인 설립과 PSP개발은 물론, 실리몬스터와 합작으로 ‘크레이지 버디’라는 게임포털을 개발, 올해 4월 북미 서비스에 돌입할 계획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사업의 확대는 세계적으로 역량있는 게임업체로 부상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게임회사가 될 기틀은 이미 마련됐습니다. 조이온을 세계적인 게임회사로 우뚝 세우겠습니다.” 방대한 포부를 드러낸 조성용 대표. 비전 제시와 함께 말보다 행동으로 이를 증명해내겠다는 조대표식 회답은 시원시원하기까지 하다. 올해를 조이온의 비상(飛上)을 가시화 시킬 세계화의 시험대이자 원년으로 삼은 조이온의 조성용 대표. 그가 이룰 신화는 이미 시작됐다.

[Side Story] KJ 사태의 주요 사건일지
지난 2004년 6월 30일. 국내 게임 산업의 태동과 함께해온 조이온은 경조 산업(현 KJ온라인)과 총 185억원 규모의 주식매매 및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KJ온라인은 약 100억원 가량의 인수금을 조이온에 전달하는 대신 지난 10월 28일 채무부존재소송을 수원지법에 제기한다. 양사의 마찰이 소송으로 확대된 배경이다.

이에 다음 날인 10월 29일 조이온의 주요 주주들은 주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조이온과 KJ온라인의 관계악화는 끊임없는 잡음을 낳으며 결국 지난 2004년 12월 24일, KJ온라인이 계약 해제를 통보함으로써 KJ온라인과의 관계는 본격적인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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