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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닷컴 김신천 사장 “온라인게임 시장의 과도기, 기회로 잡아내겠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4.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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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준비한 ‘닻’을 차례대로 펼쳐 보이겠습니다.” 삼우통신공업 인터넷사업부문 스투닷컴(이하 스투닷컵) 김신천 사장(38)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인다. 지난해 게임시장이라는 험한 바다에 ‘라스트카오스(이하 라카)’로 첫 닻을 올린 김 사장. ‘라스트카오스’의 본격적 오픈 이후 70여일 가량이 흘렀다.

솔직히 70일간의 ‘처녀 항해’가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국내외 대작들이 폭풍처럼 몰려왔고, 개발과 마케팅 시기조율이라는 ‘파도의 감’을 읽는 것도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제 슬슬 물과 바람의 흐름이 몸에 익는 기분입니다. 본격적으로 바람과 물의 흐름을 타고 자신감 있게 나설 때라고 봅니다. 가장 큰 닻이 ‘라카’였고 이제 그간 준비한 많은 닻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펼쳐 보여야겠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스투닷컴이 게임을 중심으로 전반적 전열을 가다듬는 게 올 한 해의 목표입니다.” 스투닷컴의 수장으로 지난 하반기 본격적 외부활동의 기지개를 편 김 사장. ‘라카’가 일단 첫 테이프를 끊으며 본격적 움직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단 나코와의 장기적 서비스 파트너쉽을 기반으로 그가 그리는 스투닷컴의 모습은 방대하다.

“현재 ‘라카’가 보여준 모습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제가 바라보는 ‘라카’ 그리고 나코의 향후 가능성은 무엇보다 ‘기초와 저력’이 튼실하다는 점이죠. 어느 방향으로 튀든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겁니다.”

김 사장은 일단 ‘라카’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업에 대한 말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아직은 일부만을 보여줬다는 점, 나코와 삼우 그리고 삼우가 연계하는 여러 사업들간의 그림이 아직 조합되지 않았다는 점을 따진다면, 아직은 말 그대로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김 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향후 ‘이판사판’이 갖고 가게될 포털의 컨셉과 여기에 삼우와 KT, 스투닷컴과 연계되는 MLB닷컴과 러브툰 등을 비롯한 여러 신규 제휴사들의 재편 시너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장기적 안목으로는 자체적으로 개발에 대한 의지가 있는 만큼, 게임사업이 스투닷컴의 핵심 주력분야가 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김 사장은 다채로운 기획들을 녹여낼 수 있는 방안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이 중에서도 올 한해 ‘라카’를 이들 재편구도의 핵심 축에 둔다는 것. “본격적 기지개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한번 시작한 사업이라면 최소한 업계 5위 정도는 해야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사장의 자신감이 예사롭지 않다. 물론 ‘라카’외에도 올 다수의 게임을 배급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에도 변함은 없다.

이와 함께 해외의 음악 및 게임 업체들과 제휴, 자사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기 및 콘텐츠 부문을 강화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대되는 점은 삼우정보통신라인의 강점인 일본과 홍콩, 중국 서비스의 단단한 기반은 향후 스투닷컴이 갖고 갈 저력이 될 것이란 점이다. 올 한해 스투닷컴이 재편할 이 모든 대대적 변화의 축 속에 ‘라카’의 기초체력과 순발력은 그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

올 한해 스투닷컴과 ‘라카’의 대대적 재편구도 기대
물론 오픈 이후 당초 기대치보다 ‘라카'의 따라오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현재 해결해야 될 문제점이긴 하다. 유료화 시점과 획기적 모델에 대한 고민도 막바지 단계를 지나는 만큼 이것저것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숙제는 따로 있다. 작년 중반까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국내외의 대작들이 ‘빅뱅’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넘어야 할 하나의 위기이자 기회라는 것. “수많은 기대작들이 빅뱅시대를 형성하면서 공격적 스케쥴과 스케일들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위축이 된다기보다는 오히려 ‘파워풀한 도전’으로서의 경쟁의식이 살아난다”고 김 사장은 여유로운 웃음을 짓는다.

과도기이기 때문에 더욱 시장재편의 패권을 쥘 수 있는 틈새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숙제들은 앞서 말했던 ‘나코의 기초체력’을 믿기 때문에 곧 해결될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파트너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 이상씩은 홍(문철) 사장과 꼭 보자는 약속을 했는데, 그 친구나 나나 워낙에 미팅들이 많아서(웃음)….”

언뜻 들으면 ‘바쁜 연인들’의 아쉬움이 묻어나기까지 하는 분위기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오히려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감정관계는 ‘악화’되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닐까. 하지만 스투닷컴과 나코의 사이에는 어떤 ‘균열의 기운’도 감지되지 않는 다는 것도 다소 신기한 일이다. 스투닷컴이 올 한해 잡고 있는 ‘퍼블리셔’로서의 이미지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사장은 기존 온라인 게임시장의 단순한 ‘퍼블리셔’로서의 역할을 거부한다. “기존 기득 포털들의 고압적 자세는 어떤 점에서는, 개발사들과의 분위기와는 전혀 걸맞지 않는 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 파트너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같이 살 수 있는 공생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겠냐”고 김 사장은 반문했다.

국내외 대작들의 ‘파워풀 한 도전들’
스투닷컴의 수장으로 지난 하반기 본격적 외부활동의 기지개를 편 김 사장. 특히 지난해 하반기께 나코와의 서비스 계약체결로 게임업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특히 ‘라카’에 15억이라는 거액투자와 일련의 마케팅 과정이 더욱 그랬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돈 잔치’라는 색안경을 끼기도 했지만 김 사장의 논리는 명백하다.

“단순히 ‘돈 잔치’를 하자고 그런 돈을 막무가내로 쏟아 부었다거나 한 건 절대 아닙니다. 상호간의 ‘가능성’과 ‘신뢰’, 장기적 파트너쉽이라는 걸 철저하게 계산한 정당한 수치였다”고 김 사장은 힘주어 말했다. 로또의 ‘100억’이 옆집 강아지 이름만큼이나 흔한 요즘, 순전히 액수를 기준으로 ‘돈 잔치’라는 말을 갖다 붙인다면 ‘15억’이라는 것 역시 ‘껌 값’에 불과할 뿐이다.

금융과 벤처투자 쪽에 오랜 경험을 가진 그이기에 그 역시 누구보다도 ‘돈 잔치’라는 것에는 신물이 나는 사람이기도 하다. 1995년부터 99년까지 동부그룹에서 동부창업투자 투자심사역을 거친 그는 I&D 창업투자 투자 총괄 수석심사역(99∼2002년초), 교원공제회의 자회사인 교원나라벤처투자에서 투자총괄본부장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그가 발굴하고 키워낸 업체들을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다.

김 사장은 벤처캐피털 업계와 더불어 게임업계에서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물로 통한다. 99년 엔씨소프트를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의 거목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 사람이 바로 김 사장이었다. 이후로도 웹젠·엠게임 등 게임업체에 투자를 해서 수십 배의 수익을 올렸다. “명쾌한 전망과 가능성, 정확한 느낌이 들 때에 돈이란 것이 움직이는 것이지, 단순히 ‘돈으로 밀어붙이는 돈 잔치’를 하는 사람들이 어떤 시장이든 병을 들게 한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김 사장의 냉철한 눈에 비친 ‘라카’역시 그의 냉정한 ‘감(感)’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고.

‘돈’은 명쾌한 분석 신뢰를 힘으로 움직인다
“정말 어렵다는 걸 ‘살갗’으로 느끼는데,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은 기분입니다.” 유망 기업을 발굴해 전략적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해왔던 그가 본격적 ‘전선’에 선 것은 지난 2003년 5월께 스투닷컴의 사장으로 자리하면서부터다. 지난 1979년에 설립된 전자·통신기기 제조업체 삼우통신공업의 대주주가 바뀌고 스투닷컴의 영업권을 인수한데 이어, 작년 하반기에 대작 온라인 게임 ‘라카’를 서비스하는 계약을 맺은 것. 기존 전자·통신기기 사업과 함께 인터넷 사업 부문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핵심이 되는 게임사업의 선봉에 김 사장이 자리하게 된 것이다. “삼우통신공업이란 전자·통신 회사가 게임분야와는 왠지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는 다는 분들이 많다”며 “그래서 더욱 올 한해 게임사업분야와의 이미지 조화, 새로운 느낌으로서의 브랜드 강화작업”도 시급하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삼우통신공업과 스투닷컴의 재편 등 다양한 온라인 사업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엮어내는 것이 그의 현재 가장 큰 고민이다. 하지만 그의 냉철한 눈빛에는 ‘고민’이라는 말보다는 ‘자신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려 보이는 이유는 왜일까.

[Side Story] “차갑고도 따뜻한 사람”
김 사장의 첫인상은 ‘명쾌하고 날카로운 분석’, 벤처투자로서의 ‘타고난 감(感)’으로 중무장 된 듯하다. 사업을 하는 ‘사장님들’ 특유의 ‘주당’분위기도 어딘지 모르게 언뜻 느껴진다. 그의 투자성공 이력과, 사업을 이끄는 일련의 과정들을 듣다보면 이런 ‘넘겨 짚기식 상상’은 고스란히 고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몇 마디를 나누다 보면 그런 선입관은 일순간에 힘없이 날아간다.

그가 언급하는 ‘인간미’와 ‘감’ 그리고 ‘신뢰’에 대한 모습이 그렇고, 10살 7살 난 두 아들·9년 간 연애를 거쳐 현재 옆자리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아내의 이야기를 소탈하게 꺼내는 그의 모습이 그렇다. 하물며 ‘소주는 반병이 치사량’이라고까지 하니, ‘주당’일 것이라는 맹랑한 상상마저 무참히 깨지는 순간이다. 화창한 봄, 오전 11시. 고작 5분을 늦었을 뿐이지만, 5시간을 늦은 사람처럼 헐레벌떡 달려오는 그의 인간다운 모습에 사뭇 기자가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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