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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박지영사장 “군살 빠진 컴투스 ‘근육미’, 하반기를 기대하라”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8.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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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만나다.’ 딱 일년 만이다. 코스닥 등록 좌절이라는 난관을 지나, 이 달 미국 유력 투자 기관으로부터 80억 투자의 쾌거를 맺기까지. 그 일년의 시간, 어느 때보다 ‘와신상담’이라는 말을 가슴깊이 새겼던 컴투스 박지영 사장을 만났다.

회사태동기부터 10여 년 의 시간을 모바일 시장에 몸담아 왔고,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모바일사로 컴투스를 올려놓기까지. 박 사장에게 지난 2004년만큼 ‘버거웠던 한 해’는 없었다. 그렇게 모바일 시장 최악의 침체기일지도 모른다는 우려 와중, 오랫만에 들려오는 컴투스의 ‘좋은 소식’이 그래서 더욱 반갑다. 모처럼 중국 지사에서 잠시 들어온 남편 이영일 이사도 함께 있던 자리, 때 지난 저녁을 피자로 대신하는 이들 부부의 모습에 사뭇 생기가 넘친다.

800만 달러 유치, 국내외 시장선점에 대한 ‘미션’ 받은 것
“침체기에 있는 현 시장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길을 모색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자신감’ 그리고 ‘자존심’만큼 그간 컴투스를 지켜온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선보일 모바일 게임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심을 지키면서 개발사다운 자리매김을 좀 더 든든히 하고 싶습니다.” 800만 달러 해외투자 유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말 그대로 ‘최대 규모’의 외자 유치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IT전문 벤처 캐피털인 월든 인터내셔날과 스톰 벤처스로부터 총 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컴투스. 액수적 측면보다는, 공신력 있는 미국 투자기관으로부터 국내 모바일 업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측면을 박 사장은 더 자부하고 있다.

투자에 참여한 월든은 리디스테크놀로지, 시나닷컴, SMIC 등에 투자해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등 아시아권 IT 벤처 투자에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스톰은 AireSpace, Amber, Bivio등 유,무선 통신 및 소프트웨어 벤처들에 주로 투자해 왔다. 두 회사 모두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 캐피탈로 알려져 있다.

“지난 1년 간 컴투스라는 회사를 최대한 객관화 된 우량기업으로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고, 이번 성공이 그 과정중의 한 가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하는 박 사장. 그녀는 이어 “국내 시장이 현재 돌파구를 찾고 있는 단계고, 해외시장의 경쟁 역시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외 어떤 시장이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미션(임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투자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터널 속’ 같았던 지난 1년
명실공히 업계 1위로서 많은 기대감을 모아온 컴투스. 2002년에서 2003년까지 컴투스는 무려 3배의 성장을 거쳤고, 이 같은 자신감으로 코스닥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지난해 컴투스의 코스닥 상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간의 관심’ 이상으로, 동종업계에서 컴투스의 상장은 ‘당연한’ 분위기였고, 당시로서는 충분히 기대할만한 행보였다. 발표가 나기 이 삼일 전까지만 해도, 전혀 의심 없던 이 일이 막판에 꿈처럼 뒤집어졌던 것은 그래서 더욱 충격에 가까운 일이었다.

박 사장은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모바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였다는 점이 가장 컸던 게 아닌 가 싶다”며 “하지만 제일 힘들었던 건 상장 좌절보다, 이후에 업계에 떠도는 각종 ‘괴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실패를 하면 또 한번 도전하면 될 일이었지만, 한 번의 실패로 인한 세간의 ‘할퀴기 성’ 루머들이 떠돌았던 것이 가장 힘들었단 것이다.

상장 좌절 이후 회사의 조직체계와 객관적 투명화 작업을 위해 박 사장이 본격적 ‘수술’에 돌입했다. 회사 분위기 쇄신 차원의 팀장급에 대한 ‘채찍’이 외부에서는 ‘직원 전체에게 월급이 나가지 않을 만큼 회사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식으로 전해졌고, 그런 중에도 ‘꾸준히 잘 팔리는’ 컴투스 게임들은 속칭 ‘자뻑의 효과일 것’이라는 식의 자존심 자체를 건드리는 소문이 돌았다. 한 술 더 떠서는 컴투스가 미국의 어떤 회사에게 넘어갈 지도 모른다는, 그야말로 ‘황당한’ 루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업계 1위로서 지켜야할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라며 “하나같이 근거 없는 일이라는 건 하늘에 걸고 맹세를 한다”며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짓는 박 사장. 그런 일련의 소문들을 그간 박 사장은 ‘조용하게’ 바라봤다. 팀장급에 대한 조치는 경영철학 차원 상의 필요한 ‘채찍’이었고, ‘자뻑’을 하려고 들었으면 대놓고 했을 것이며, 인수설은 컴투스가 받은 이번(투자) 가치평가가 어느 정도 되는 지를 모르는 사람들의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다.

특히 이번 투자심사 건에서 컴투스가 받은 기업평가는 그간 ‘뼈를 깎는’ 컴투스의 노력이 헛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떠돌던 소문들은 올 여름을 기점으로 ‘말끔히’ 수그러들었다. 단순히 투자 건 때문만은 아니다. 외부에서 컴투스에 대해 내리는 평가들, 그간 준비했던 게임 라인업들이 보여주는 튼실한 게임성. 와중에도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꾸준한 도전과 조직 세팅까지. 컴투스에 ‘이상이 없다’는 신호는 그대로 ‘보여지는 것들’을 통해 증명돼 왔기 때문이다.

“돈을 조금 들이고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박 사장은 지난 2004년을 요약했다. 단기적으로 코스닥 상장은 일단 실패했지만,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지를 몸소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돌이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코스닥과 나아가 나스닥까지는 ‘진행되는 일련의 희망적’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근육질로 거듭난 컴투스, 해외시장과 온라인사업 넘본다
130명의 컴투스 작은 조직이 중국과 유럽·미국·인도 등 각 국에 진출해 있다는 것이 박 사장에겐 솔직히 ‘버거운’일이었다. “올 하반기가 어느 국가에 보다 본격적으로 집중할지, 혹은 다른 전략이 필요한 지 가려질 시기”라며 “내년 중반 께에는 ‘수익성 있는 유의미한’ 해외지사들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박 사장은 자신한다. 박 사장은 이어 “국내시장만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버거운 짐’을 놓지 않았던 건, 그 ‘짐’ 속에 절체절명의 식량이 들어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시장에 대한 박 사장의 자신감이 남다른 이유다.

더불어 그와 동시에 국내 시장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역시 박 사장의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은 온라인의 ‘약식버전’이라는 인식을 철저히 깰 겁니다.” 단순한 온라인·모바일 연동게임 이상의 ‘온라인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박 사장. 이미 국내 굴지의 온라인 모 회사와 사업진행에 대한 계약 체결이 마무리 된 상태다. 모 온라인 회사 향후의 차기작 라인업과 동시에 컴투스의 공동프로젝트도 동시에 선보일 방침이다.

그간 컴투스가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부분이 모바일 게임이었다면, 보다 크게 멀티 컨텐츠로서의 비상을 꿈꾸고 있는 중이다. 특히 불거진 네오위즈와의 표절시비에 대해서도 향후 강력대응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바로잡을 것은 잡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박 사장의 의지다. 국내 굴지 온라인 회사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컴투스의 장기인 ‘온라인에서 하지 못하는 경험’을 모바일 속에 그려내겠다는 것이다. 근육질로 거듭난 컴투스, 이들의 힘찬 도움닫기가 큰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Side Story] 고속버스터미널에서의 ‘부부싸움’
남편이자 컴투스 창업동료인 이영일 이사. 박 사장과의 소문난 금슬은 이들이 나누는 대화모습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닭살스러운’ 멘트가 난무하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이심전심’이라는 말 외에는 딱히 설명하기 힘든 이들 부부의 ‘파트너쉽’이 은연중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회사를 키우는 과정, 산전수전을 함께 겪은 부부에게 주어진 특권일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잊지 못 할 ‘부부싸움’의 아픈 추억이 있다. 지난 해 어느 명절,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들른 고속버스터미널에서였다. 모 업체가 터미널 근방에서 로션을 빌미로 벌인 ‘자뻑성 이벤트’ 가 한창인 현장. 이 이사는 “한 명을 설득하기도 힘든 월정액 유저를, 1분에 대여섯 명씩은 모으는 걸 둘이 앉아서 보면서 기가 차지도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이사는 “저런 식으로라도 기업이 돈을 벌고, 그래서 회사 직원들이라도 배불릴 수 있으면 최소한 사장으로서의 의무는 다 하는 것 아니냐”는 조소 섞인 아쉬움을 나타냈고, 여기서부터 두 부부의 언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물론 둘 다 그런 ‘자뻑성 이벤트’가 ‘사기’라는 데는 동의했지만, 상당수 업체들이 자행하는 ‘자뻑의 조류’에 몸을 실어야 하는 지 말아야 하는 지를 놓고 혹은 그 수위를 놓고 이들의 말싸움이 불붙은 것이다. 어쨌건 그들이 벌이는 자뻑성 이벤트가 결국은 모바일 게임 전체에 대한 유저들의 ‘배신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데서 두 부부의 싸움은 마무리 됐다.

“미약한 여과장치 때문에 생기는 업체들의 난립이 결국 지금 국내 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고 박 사장은 말한다. 규모화 되고 조직화 된 절차를 밟은 업체만이 냉정하게 유저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키워 놓은 시장까지 ‘자뻑’으로 망쳐놓는 업체들에 대한 둘의 분노. 어쩌면 저런 분노가 ‘부부싸움’으로 번진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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